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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의 로그북(1): 박화목 편



다이버의 로그북(1): 박화목


스쿠버넷에서는 매호 다이버 독자들의 로그북을 소개하는 칼럼을 만들었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다이버들이 로그북을 잘 정리하고 있기에 굳이 로그북을 적자는 캠페인을 하기 보다는 잘 정리된 로그북을 소개하는 것이 훨씬 나을 듯 합니다. 본인의 로그북을 자랑하고 싶은 다이버들은 언제든지 스쿠버넷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웹하드:
www.webhard.co.kr, 아이디: scubanet 비번: 1111 올리기전용 폴더에 올리면 됩니다.
이메일:
ask@scubanet.


스쿠버다이빙 로그북은 매 다이빙마다 그 때의 다이빙이 어땠는지 기록하는 개인적인 기록노트입니다. 그 기록에 큰 의미를 두고 오픈워터 교육 과정 때부터 로그를 기록하게끔 배우지만, 로그수가 많아질수록 점점 귀찮아져 기록하지 않게 되기가 일쑤입니다.
자신의 로그북을 소개하는 첫 번째 기사를 게재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보다 훨씬 열심히 로그북을 쓰시는 걸 봤는데, 많이 부족한 로그북을 보여드리게 되어 부끄럽기도 하구요.
저는, 아직은 로그북을 열심히 쓰려고 노력하는 로그수 172회의 여성다이버입니다. 저 또한 다이빙 후 로그북을 쓰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신의 다이빙 내용을 기록하는 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날 저녁마다 내용을 꼭 기록하려고 합니다. 로그북을 적지 못하는 유일한 경우는 너무 피곤해서 잠들어 버리는 상황일 때죠. 로그수가 300, 500, 1000이 되더라도 앞으로 계속 써 나갈 것 같습니다. 종이가 엄청 두꺼워지겠죠? 5년 전, 10년 전의 다이빙 기록을 보며 그때의 그 기억을 되살릴 수도 있을테구요..
긴 시간을 투자하고 비싼 돈을 들여서 겨우 45분 다이빙을 했는데, 남는 건 사진과 기록 뿐. 그 소중한 시간을 기록이라도 하지 않으면 너무 아쉽다는 생각입니다. 매번 다이빙마다 정말 다른 상황들과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 느낌, 감정은 사진에도 담을 수가 없으니까요.

제 로그북의 경우는 제 입맛에 맞춰 직접 만들어서 가지고 다니는 핸드메이드 로그북입니다. 오래 오래 쓰고 싶었기에 손을 탈수록 멋스러워지는 소가죽을 표지로, 언제든 내지를 바꿔 끼우거나 추가할 수 있는 바인더 형식으로 만들었어요. 내지 또한 직접 디자인한 걸 인쇄했구요. 정말 개인적으로 다른 로그북들을 쓰며 아쉬웠던 부분들을 더 채워 넣었습니다. 날짜, 장소, 리조트, 포인트명, 참여클럽, 참여자 등을 각각 적을 수 있게끔 했고 장비 종류를 세세한 것까지 적을 수 있게 만들었어요. 전 다이빙 때 지참한 장비들이나 웨이트 무게, 수온이나 지역에 따른 슈트 종류를 선택하는 데에도 참고할 수 있어서 편하더라구요. 버디, 강사 사인란도 만들어서 모든 걸 체크할 수 있게끔 했구요. 로그북 뒷장에는 라이센스 카드나 명함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카드첩을 추가했고, 추억을 보관할 사진첩, 그리고 잡동사니를 보관할 지퍼백도 넣었습니다. 자주 가는 필리핀 지도도 인쇄해서 넣고 다니구요. 그야말로 나만의 로그북이 탄생된 거죠!



로그북_기록1

로그북_기록2
로그북_내용2

로그북 내용 전체를 공개하기엔 워낙 악필에 그림도 잘 그리지 못해 일부만 공개합니다.
위 사진들은 말레이시아 시파단 리버보드 때 적은 기록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기에 모든 기록을 남기고 싶어 열심히 적었고, 매 다이빙이 끝날 때마다 로그북을 쓸 수 있는 상황이 가능했기에 가장 열심히 적었던 때입니다. 또 다이빙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도 했구요.

정말 개인적인 느낌들 위주로 적혀 있는데, 우측 페이지에 보면 이 날이 처음으로 카메라를 가지고 다이빙을 했던 때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011년 7월 10일, 카메라를 처음 가지고 들어가서 버벅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바위 속에 머리를 넣고 자던 거북이의 모습도 생생하게 기억나구요. 감격스러웠던 순간들을 다시금 기억해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때의 다이빙 때 부족했던 점을 떠올리며 반성도 하고 자신을 되돌아 보는 계기도 됩니다. 그때그때 봤던 물고기들을 그려보고 도감을 찾아보면서 어류에 대한 지식이 더 많아지게 된 것 같기도 하구요. 워낙 어류도감을 들여다보는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최근 오픈워터 다이버들이 묻는 물고기 종류에 관한 질문에 술술 대답할 수 있는 저 자신에 놀라곤 합니다.

로그북_내용3로그북_내용4.jpg

역시나 말레이시아 시파단에서의 기록. 버팔로피쉬를 처음 본 순간을 기록하고, 다시금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로그북_내용

세부다이빙 때 있었던 트리거피쉬 공격 사건. 자칫하면 위험했을 아슬아슬한 사건이었기에, 당시의 로그기록을 읽고 다시금 되새기며 경각심을 가지게 됩니다.

로그북_스티커활용

스티커를 활용해 기분이나 당시의 상태를 표현하는 것도 로그북을 꾸미는 하나의 재미입니다.

로그북_사인1 로그북_사인

버디, 강사 사인. 나 자신과 그 순간을 보증해주는 소중한 기록입니다.

스탬프

모든 다이빙 리조트에는 스탬프가 있습니다. 다이빙을 갈 때마다 로그북에 찍으며 모으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그림이나 글을 적기 힘들 때는 인화하거나, 프린트한 사진을 붙여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로그북01_표지로그북02_지도로그북03_사진보관로그북04_카드보관로그북05_잡동보관 로그북06_스티커보관

필자의 로그북. 방수파우치에 펜과 함께 넣어 다닙니다. 한 곳에 모아놓는 것을 좋아해서 잡동사니 같은 로그북이 되어버렸지만, 내지를 계속 추가해서 쓸 수 있어서 만족스러워요.

로그북은 어쩌면 자동차의 블랙박스 같은 기능도 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나깨나 안전이 가장 중요시 되는 레포츠이기에, 더욱 모든 걸 꼼꼼히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당시에는 그냥 지나갔던 일도, 후에 어떤 사건이 생겨 기록이 필요해질지 모르는 법이니까요.

*필자의 로그북은 폭발적인 제작판매 요청으로 현재는 주문제작 또한 가능합니다. 자세한 건 블로그를 참고해주세요. http://lump2000.blog.me

글/박화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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