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는 수중사진1 박정권보름달물해파리의 천국
6월 22일 토요일 양양촬영대회에 참가하여 낙산해원리조트에서 다이빙을 하고 있었다. 첫 다이빙을 24m 자연짬에서 마치고 상승하며 SMB를 쏘아 올리고 안전정지를 하던 중에 보름달물해파리 떼를 만났다. 수 천 마리의 보름달물해파리가 수면에서부터 수심 10여m까지 맑은 수중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엄청난 장관에 사진을 찍을 생각도 못하고 탄성만 지르다가 상승해야 했다.
보트에 함께 타고 있던 다이버들도 배 위에서 해파리 떼를 보며 감탄을 연발했다. 다이빙 보트를 운전하던 박상용 대표에게 좌표를 찍어 놓으라고 했다. 해파리 떼는 폭 20m에 길이 80m 정도로 큰 띠를 이루고 있었기에 배 위에서도 뚜렷하게 보였다. 다시 찾아올 생각으로 서둘러 리조트로 복귀하는데도 해파리 군락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함께 다이빙했던 수중세계 김상준 기자에게 바로 한번 더 다이빙하자고 청했다. 탱크를 교체하고 카메라를 점검하고 곧 바로 출발했다. 박상용 대표가 입력한 좌표를 찾아 다시 돌아가니 해파리는 여전히 큰 띠를 이루며 조류를 따라 흘러가고 있었다.
해파리의 밀도가 가장 높은 띠 한가운데로 입수를 했다. 김상준 기자를 모델로 한 컷 한 컷 정성을 다해 촬영을 했다. 팔라우의 해파리 호수가 부럽지 않을 이런 장관을 내 평생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늘이 준 선물이라는 생각에 고맙고 또 감사했다.
보름달물해파리는 수심 3m~수심 14m 사이에 밀집해 있었는데 그 아래로는 수온도 더 차고 시야가 탁한 층이었다. 아마도 해파리들은 자신들의 생장에 적합한 수층을 따라 함께 모여서 흘러가는 듯 했다. 해파리들이 모여 있는 수층의 온도는 14℃ 정도였다.
황홀한 다이빙을 함께 하며, 기꺼이 모델까지 서주었던 김상준 기자에게 감사한다.
보름달물해파리와 다이버니콘 D90, 10.5mm 렌즈, 씨엔씨 YS-10x2, f13, 1/160s, ISO250
박 정권/ 수중사진가
신풍해장국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