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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있는 수중사진 1- 강동완


스토리가 있는 수중사진 1-
강동완


사슴뿔긴갯민숭이
강동완

올 여름장마는 작년에 비해 비가 유난히 적은 장마인 것 같다. 흐리고 습한 날씨가 더욱바다로 가고픈 맘에 불을 지핀다. 올해 들어 왼쪽 종아리가 유난히 이상해서 상반기일을 거의 끝내고 5월에 검진을 받아봤다. 그런데 뜻밖에 혈관종이라는 진단과 수술을 해야 한단 말을 들었다. 좀 있으면 다이빙 시즌인데수술이라니……. 수술보다는 다이빙을 할 수 있는지가 아주 큰 걱정이었다. 7~8월 일을 도와주기로 한 동생네 숍도 있어서 맘이 아주 편치가 않아 담당의사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7월부터는 다이빙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마침 의사 선생님도 다이버인지라 수술날짜, 재활 등에 대해 잘 설명해주었다
.
하지만 병원에 있는 동안 6월 양양촬영대회가 있어 제주수중사진연구회 회원들도 많이 참석하기로 했는데같이 가지 못해 답답하고 미안하기도 했다.재활을 하는 동안에도 내내 바다 주위만 맴돌았다. 다이빙 장비만 봐도 자꾸 한숨만 나고, 집에 있는 하우징을 볼 때는 미안하기도 했다.

이러다가 사진에 대한 느낌을 잃거나, 아니면 다이빙에 대한 어떤 트라우마에 잡히는 건 아닌가하는 엉뚱한 생각도 나서 빨리 시간이 갔으면 하는 맘에 재활에 몰두했다.

다행히 시간이 흘러 다리도 괜찮아 지는 것 같아 서귀포 동부방파제에서 체크다이빙을 해봤다.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날 문섬 새끼 섬에 가서 사진감도 찾을 겸 접사 세팅으로 들어가 봤다. 왠지 카메라 하우징이나 조작도 낯설어서 참 맘이 조마조마했다.

입수 후 천천히 다니면서 피사체를 찾고 있는데 웬일인지 맘에 드는 피사체가 보이지 않아 돌아가려는데 사슴뿔긴갯민숭이가 보였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친구라 더 반가웠다. 몇 번의 촬영 끝에 이 사진을 찍었는데 맘에도 들고 내가 걱정했던 것들에게서 해방된 것 같아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그간의 맘 고생 과 갈증이 날아가버리는 느낌이랄까.

많은 수중사진이 있지만 이 사진만큼은 나의 수중사진 2막의 시작을 알리는 사진으로 아마 두고두고 기억할 것 같다. 

글/ 강동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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