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는 수중사진4- 김현덕진영&한슬 Underwater Wedding
니콘 D90, 파티마하우징, 10.5mm 렌즈, SB-105 x 2, f14, 1/80s, ISO 320
윤정, 진영.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문 친구들. 단지 학교를 같이 다녔다고 말하기엔 부족한 7년간의 기숙사 생활로 친구로 때론 룸메이트로 함께 해온 시간은 어느덧 16년째이다.
그런 친구가 결혼을 한다!
진영 @New York
5살 연하 꼬꼬마 신랑과 결혼을 하는 능력자 친구. 뉴욕에서 포닥(Post Doctorate) 생활 1년차로 결혼 후 같은 학교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남편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간다.
윤정 @Jeju
제주대 해양시스템공학과 석사 과정 중. 내가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된 친구. 그래 놓고 본인은 정작 다이빙 자주 안 한다. 심지어 제주도에 살고 있으면서!
현덕 @Seoul
스쿠버넷 매거진 기자. 윤정이의 꼬임으로 태국에서 스쿠버다이빙을 접한 후, 심하게 중독되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스쿠버넷에서 일한 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
수 년의 시간 동안 같은 길을 걸어온,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친구의 결혼이었다. 그리고 그 친구는 결혼 이후 바로 외국으로 갈 예정이었다. 한국에 머무는 짧은 시간 동안 무언가를 해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있는 시간은 친구의 제주도 신혼여행 중에 밖에 나질 않았다. 마침 다른 친구 한 명은 제주도에 살고 있었다.
소중한 친구의 가장 행복한 시간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바닷속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
원래는 체험다이빙 동안 수중 사진을 찍어주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조금 더 기억에 남을 일을 고민하고 이런 저런 조언을 얻다 보니 일이 점점 커졌다. 드레스와 머리장식, 와이셔츠와 보타이를 준비하고 플래카드를 만들었다. 하루 먼저 윤정이와 함께 아라다이브로 내려가 허영도 트레이너님과 이훈선 강사님께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부탁 드렸다.
그리고 드디어 체험다이빙을 하는 날. 새신랑 한슬이와 새신부 진영이는 한껏 들뜬 모습으로 아라다이브에 나타났다. 먼저 동방파제에서 체험다이빙을 하면서 다이빙이 어떤 것인지 적응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 그리고 마스크와 슈트 위에 준비한 의상을 입고 강사님들의 손에 들.려. 물 속으로 이동! 주인공 둘은 동방파제에 설치되어 있는 밧줄을 잡게 했고 옆에서는 강사님들이 롱호스를 준비한 채 주인공 둘을 잡고 계셨다. 걱정과 달리 둘 다 무척 즐거워하며 물 속에 적응을 잘 했고 자연스레 포즈를 취해줬다.
찰칵. 찰칵. 찰칵.
셔터를 누르는 동안 소중하게 남겨질 추억의 순간이 마음 속에 아로새겨졌다. 친구들과 모든 시간을 함께 했던 학창시절과 가까이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20대에서 이제는 서로 멀리 떨어져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 30대. 그 시간의 교차점에서 남긴 사진들이 나에게도 진영이와 윤정이에게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사진/김 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