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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백 박사의 물고기 이야기(2)-가오리의 사랑


임주백 박사의 물고기 이야기(2)

가오리의 사랑

두 번째 사랑구경의 대상은 가오리입니다. 가오리는 약 500종이 알려져 있으며, 상어류와 함께 뼈가 연골로 이루어진 연골어류에 속합니다. 상어류가 물속을 고속으로 유영하면서 다른 생물을 포식하는 것과는 달리 가오리류는 가오리연처럼 마름모꼴을 기본으로 둥그스럼 하고, 납작한 디스크 형태로 생겨서, 바닥에 붙어서 저질 속에 사는 조개나 고둥류를 먹으며 살거나, 수면 가까이 유영하면서 플랑크톤을 먹으며 삽니다. 만타가오리는 후자의 대표로 먹이를 먹을 때 입 주위에 가슴지느러미가 변형되어 생긴 부분이 깔때기처럼 펼쳐져 먹이를 입으로 유도합니다. 체구가 작은 가오리 중에는 꼬리 부분에 독침을 가진 것들이 있어 만지거나 잡을 때 조심해야 합니다.

이글레이무리
 
가오리의 사랑
가오리도 겉모습으로 암, 수를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가오리의 꼬리 앞부분에 포유류의 페니스처럼 생긴 돌기(클라스퍼: clasper)가 있으면 수컷이고, 없으면 암컷입니다. 암컷에게는 대신‘클로아카’(cloaca)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수컷의 클라스퍼는 석회화가 되어 딱딱하고, 홍어의 경우 가시가 나 있습니다. 흔히 별로 가치 없고 하찮은 것을 보고 ‘홍어 거시기 같다’고 합니다. 이의 유래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필자의 견해로는 다음의 두 가지가 가장 타당하다고 봅니다. 하나는 홍어의 경우 수컷보다 암컷이 맛있고 커서 비싼 값으로 팔립니다. 그래서 홍어잡이 어부는 수컷 홍어가 잡히면 암컷으로 속이려고 거시기를 잘라 버려서이고, 다른 하나는 홍어는 거의 모든 부분을 요리해서 먹는데 수컷의 거시기는 어떻게 요리해도 맛이 없어서 그런 말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가오리는 대체로 암컷이 수컷보다 몸이 큽니다. 작은 수컷이 암컷의 가슴지느러미 뒷부분을 물어서 몸을 고정하고 교접을 합니다. 그래서 수컷의 이빨은 좁고 날카롭게 생긴 반면에 암컷은 어금니처럼 생긴 이빨을 갖고 있어 턱뼈의 이빨형태로도 암, 수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번식기가 아닐 때는 수컷도 어금니처럼 생긴 이빨을 갖고 있습니다. 교접을 한 암컷의 가슴지느러미 후반부에는 수컷의 이빨자국이 생기는데 이것의 패턴이나, 형태가 가오리류의 번식기나 번식행동을 나타내는 지표가 됩니다. 이때 생기는 상처로 인한 감염 등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암컷의 지느러미 부분 피부가 수컷의 두 배 가까이 두껍습니다.

스팅레이

스팅레이 2

가오리도 상어처럼 수컷의 클라스퍼를 암컷의 클로아카에 넣어 교접을 한 후 정자를 방출하는 내부생식을 합니다. 가오리의 교접은 3가지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암, 수가 서로 반대쪽을 보면서 교접하는 (Abdomen to abdomen), 수컷이 암컷의 등 위에 올라가서 교접하는 (Male mounting female’s dorsum), 수컷이 암컷의 배아래로 들어가 클라스퍼를 위로 세워 교접하는 (Male’s dorsum against the female’s abdomen with the clasper directed upward) 형태입니다.

스팅레이3

수면 가까이 유영하는 가오리류 중에서 가끔 수면 위로 점프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수컷인데, 암컷에게 자신이 뛰어난 자질을 가진 수컷이라고 광고하는 행동입니다. 이런 가오리들은 번식기에 암컷과 수컷이 무리를 지어 상당한 거리를 빠른 속도로 헤엄치면서 수컷이 점프를 합니다. 이 때 수면 아래에 있는 암컷은 수컷이 점프 후 물에 떨어지면서 만드는 파동의 세기 등으로 판단하여 짝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높이 점프한 수컷이 만드는 파동은 더 셀 것이고, 이 수컷은 암컷에게 인기남이 되는 것입니다. 

 만타가오리의 사랑
일본에서 보고된 만타가오리의 사랑을 소개합니다. 번식기가 되면 만타가오리의 수컷이 암컷의 뒤를 따라 약 1 ㎢의 범위를 시속 10 ~ 15 Km/h의 속도로 20 ~ 30분 동안 헤엄칩니다. 이 과정에서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수컷이 암컷의 뒤를 따라가면서 암컷의 가슴지느러미 뒷부분을 물려고 시도합니다. 암컷의 동의로 지느러미를 무는데 성공하면 암컷의 아래에서 몸으로 감싸안고 클라스퍼를 암컷의 클로아카에 넣어 교접을 합니다. 교접시간은 90 ~ 120초 정도인데 그동안 암컷은 지느러미를 거의 움직이지 않고 정지해있으나 수컷은 초당 9회 정도 지느러미를 펄럭이면서 교접을 합니다. 수면에서 교접을 시작하고 교접상태로 바닥으로 천천히 가라앉습니다. 교접이 끝나고 수컷이 클라스퍼를 빼고 난 후에도 잠시 동안 암컷의 지느러미를 물고 있다가 서로 헤어집니다. 가오리의 사랑도 상어처럼 대부분이 수족관에서 이루어진 것을 관찰 보고한 것이고, 실제 바다에서의 관찰보고는 적습니다.


만타가오리 
    
글/임주백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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