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우 다이빙 투어기-PALAU
팔라우는 태평양 서부 끝에 있는 섬 나라로 필리핀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로 인해 에스파냐의지배권에 속해 있다가 독일이 아시아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 점령, 이후 일본이 구입 지배,2차 대전 중 미군에게 점령되어 신탁통치, 그 후 완전 독립, 독립 후 50년간 미국의 군사적 보호를 받기로 한다. 이러한 지식이 다이빙 투어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역사적 배경은 육상관광 뿐만아니라 바다 속에도 수많은 스토리를 연출하고 있다.
불과 십 수 년 전만 해도 여행 좀 다니셨던 분들은 이러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대형서점을 찾아 관광정보가 담겨있는 책을 구입해서 뒤적거리며 화폐단위, 언어, 기후, 사용전원, 콘센트의 형태 등 이것저것 준비를 해야 했을 것이다. 지금은 그런 수고를 인터넷이란 매체를 통해 너무도 쉽게 해결하여 언제 어떤 장소에서든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그러나 편리한 인스턴트 정보가 넘쳐나다 보니 이러한 정보 조차 찾아보지 않고 여행을 떠나는 일도 다반사이다. 이는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만의 정보가 아닌 내 손 안에 들고 있는 정보로 존재시키는 시대적 흐름이 아닌가 싶다.여행의 즐거움을 반감시키는 중요한 요인 중에 하나가 사전 정보의 부족이 아닐까 한다.
인터넷 검색창을 통해 수많은 팔라우 관련 다이빙 포인트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겠지만 필자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포인트들에 대한 느낀 점을 적어 이 글을 읽고 다이빙 여행을 떠나는 분들이 즐거움이 배가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팬을 들어본다.
우롱채널(Ulong channel)첫날 체크 다이빙 포인트로 찾은 우롱채널은 숙소인 코로르 섬에서 배로 4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우롱섬 서쪽에 위치한 포인트이다.우롱채널에 도착하여 첫 느낌은 놀라움이었다. 그 놀라움은 물빛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수면에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조류 때문이었다. 마치 서해바다의 자그마한 암초를 감아 도는 듯 한 조류였다. 이번 다이빙 투어에는 총 7명 중 초보 다이버가 3명이나 있어서 더했을 것이다.
각자 장비를 챙기고 입수!야간비행과 짧은 수면시간, 첫날 체크 다이빙에 대한 긴장감 때문일까 자그마한 실수들을 범한다. 강사인 내가 챙기지 못함에 반성을 하고 동행자를 안정시켰다.
우롱채널의 다이빙 진행은 채널을 바라보고 왼쪽 엥커에서 시작되었다.우롱월에서 조류걸이를 이용해 엥커링을 하니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화이트팁 상어와 그레이 리프상어가 장관을 이룬다.
엥커링 후 약 15분간 감상을 하고 있을 때 가이드가 이동 싸인을 보냈다.우롱채널로 진입한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좁은 협곡에서 래프팅을 하는 느낌이었다.채널 양쪽으로 펼쳐있는 양배추산호 군락과 중간 중간 데코레이션을 하듯 피어있는 연산호들 그리고 수많은 스내퍼들과 그루퍼가 장관을 이룬다.이런 풍광을 감상 하다가 동료들의 공기압을 체크한 뒤 가이드에게 싸인을 하고 안전정지를 하고 다이빙을 마친다.
다이빙이 끝난 후 수면휴식 중 일본인 가이드에게 이곳이 왜 우롱채널인지 질문을 하자, 우롱섬이 있어서 우롱채널이란 답이 온다. 한참을 웃었다.
월 드리프트 다이빙과는 또 다른 맛이 있는 채널 드리프트 다이빙을 원한다면 한번쯤은 추천하고 싶은 포인트이다.
시에스 터널(Siaes Tunnel)우롱채널 서쪽에 위치한 수직 절벽에 위치한 대형 수중동굴 포인트이다.우롱채널에의 다이빙이 다이내믹한 드리프트 다이빙이었다면, 시에스 터널은 고요함을 주제로 한 다이빙이라 할 수 있다.
터널 벽면의 해송과 대형 부채산호가 이 고요함과 적막함을 달래주며 자리하고 있고, 터널 출구의 모습은 수직 동굴에서 볼 수 없는 절제된 빛의 유입으로 아름다운 실루엣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러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연유로 인하여 한때 필자 컴퓨터의 배경화면으로 자리 잡고 있던 포인트이기도 하다.
시에스 코너(Siaes Corner)앞의 두 포인트가 팔라우의 대표적인 다이빙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면 시에스 코너는 규모가 작지만 다양한 물고기들의 스쿨링을 볼 수 있었던 포인트이다.사진을 찍지 않는 다이버들이 동굴 다이빙에서 밋밋함을 느꼈다면 그 구색을 맞추기 위해 바로 옆에 존재하는 양념(?)같은 포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다양한 어종의 스쿨링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 다이빙에서 아쉬웠던 것은 카메라 메커니즘에 대한 신속한 대응 그리고 순간적 구도 잡기의 실패로 좋은 피사체들이 많았음에도 별로 건질만한 사진이 없다는 것이다이런 결과를 초래한 가장 큰 이유는 포인트에 대한 사전지식 부족이었다.
이날 다이빙의 헤드 마스터인 필리핀 출신의 가이드는 사전 포인트 브리핑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손님들의 다이빙 성향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카메라를 들고 있는 다이버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주 피사체가 어떤 것이 있으며 마크로 촬영 포인트 인지 광각촬영 포인트인지 정도는 미리 숙지시켜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물론 대부분의 다이빙 리조트는 그러한 시스템으로 다이빙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번에 이용한 숍 또한 그렇게 하고 있었다.단 좋은 시스템에서도 진행자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게 해주었는데 누가 진행하느냐에 따라 다이빙의 즐거움이 배가 될 수도 반감될 수도 있는 것이다. 서두에서도 언급하였지만 관광지에서의 사전지식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포인트였다.
블루코너(Blue corner)코로르섬에서 남서쪽에 위치하며 배로 약 50분간 이동하는 포인트이다. 조류의 방향에 따라 북쪽에서 다이빙을 시작하거나 남쪽에서 시작을 한다.블루코너로 입수 전 동행자들의 조류걸이를 각각 챙겨본다. 여행 전 사전에 공지하여 다들 준비해온 터라 하나씩 꺼내어 부력조절기 D링에 장착을 한다.
입수하여 월을 따라 이동 중 나폴레옹 피쉬가 다이버들을 반긴다.얼마간 진행 후 월 위쪽으로 올라간다. 블루코너 첫 번째 엥커링 포인트이다.조용히 숨죽이고 블루코너의 생태의 관찰을 한다.
약 10분의 시간이 흐르고 있을 즘 한 무리의 다이버들이 월 아래쪽으로 지나간다. 우리 팀도 다시 이동 사인을 받고 두 번째 엥커링 포인트로 이동을 하여 그곳에서 본격적인 블루코너 관광이 시작되었다.
상승 및 감압을 위하여 이동 중에도 블루코너의 볼꺼리들은 다이빙의 마침에 대한 아쉬움을 더해주었다.그리 크지 않은 바라쿠다 무리들과 사람을 잘 따르는 나폴레옹 피쉬(블루코너 사진 속 나폴레옹 피쉬는 다 이 녀석 사진이 아닐까 싶다)
블루코너 다이빙은 나름 다이내믹하긴 했으나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크다는 생각이 드는 다이빙이었다.
출수 후 수면휴식 시간에 보트 맨이 낚시를 하고 있다. 몇 개월 전 시파단 투어 때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시파단은 수중 환경을 잘 보존하기 위하여 일일 다이빙 인원까지 통제하는 반면 세계적 명소인 블루코너 포인트에서 낚시라니?아주 작은 부분이겠지만 수중생태에는 크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조금 더 수중생태 보호에 신경을 써주면 더 큰 무리의 바라쿠다 스쿨링을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렇지만 세계적 명소로서 손색이 없는 멋진 다이빙 포인트임에는 틀림이 없다.
블루홀(blue holes)블루코너에 인접한 북쪽방향에 위치한다. 스쿠버 다이빙을 할 때 어떤 느낌으로 하는가? 필자는 입수할 때는 스카이다이버가 되어 하강을 하고 목표수심에 도달할 즈음에는 한 마리 새가 된다는 느낌으로 다이빙을 시작한다. 물속에서의 비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블루홀은 바닥의 수심이 40m, 입구 수심 3m 내외 이런 홀 다이빙의 특성상 시작은 얕은 수심인 입구에서 시작하여 바닥 쪽으로 진행한다. 물론 그 반대 방향으로 진행을 해도 가능은 하겠지만 상승, 하강, 감압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얕은 수심의 수직 동굴 입구에서 시작하여 바닥 쪽에 위치한 측면을 통해 외해로 나가는 식으로 다이빙을 진행을 하게 된다.우리가 통상 이야기하는 출구라는 명칭은 다이빙 패턴에 의해 불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블루홀로의 하강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닐 것이다. 그 이유는 바닥 쪽에서 보았을 때의 이름이지 수면에서 바라보았을 때는 블랙홀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음산한 기분의 수직 동굴이니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블루홀 내부에는 수중생물이 거의 살고 있지 않다.
요즘 세계 각지에서 자주 발생하는 싱크홀(지표면이 함몰하면서 생기는 현상)이 연상된다. 블랙홀로의 초대가 끝나면 그야말로 장관이 연출된다. 진정한 블루홀이 눈앞에 펼쳐진다.다이버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그런 세상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각 홀로 들어오는 빛의 산란과 그 빛이 연출하는 실루엣, 그 공간을 유영하는 다이버들 그리고 그 고요함 속에서 들려오는 나만의 호흡기소리…….
한편으론 이런 고요함 속에 많은 수중생물이 유형하고 있다면 이 또한 이 공간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고요함과 웅장함 그리고 절제된 빛이 연출하는 실루엣만이 있기에 블루홀을 찾는 것이 아닐까?필자는 팔라우 다이빙에 단 한 번의 기회만 주어진다면 이곳 포인트 들어갈 것이다.한번쯤은 솔로 다이빙을…….그 고요함을 느끼기 위하여…….
우주원스쿠버다이빙 강사
https://www.facebook.com/jwonWoo 캡션:
블루코너 다이빙을 마치고 이동 중 다시 우리 일행을 따르는 나폴레옹 피쉬 사람을 참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