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Colors
Layouts
Wide Boxed
스쿠버넷 여행쇼핑몰

다이버의 로그북2-이은혜


다이버의 로그북2-이은혜

필리핀 릴로안으로 다이빙을 가고 있는 비행기 안에서 제 로그북을 소개하는 글을 쓰게 되었네요. ^^ 안녕하세요~ 2006년에 자격증을 따고 장롱에 고이고이 모셔두었다가, 2012년에 본격적으로 다이빙을 다시 시작한 로그수 38회의 초보 여성 다이버입니다.



8년 전 푸켓에서 교육을 받던 당시에 다른 강사님들과 다르게 저를 교육해주신 강사님께서 로그북은 무조건 화려해야 한다며, 제 손에 사인펜과 색연필과 어류도감을 쥐어주시며 그림을 그리게 하셨어요. 다이빙을 한번 하고 올라오면 방금 봤던 물고기들을 나열해주시며 그림도 그리게 하고, 물고기 이름도 알려주시며 교육생들의 로그북이 절대 휑~ 하지 않게 스티커도 붙여주시고 귀여운 가시복어 도장도 찍어주셨답니다.

교육 때 작성했던 열정의 기록들.
8년 전, 정신 없었던 교육 다이빙이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포인트 지형부터 그때 보았던 물고기들과 물 속 상황까지 모두 로그북을 보면 기억이 난다.

첫 교육을 해주신 강사님이 제가 로그북을 열심히 쓰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교육생들에게만 로그북을 열심히 작성하라고 한 것이 아니라 교육을 해주신 강사님도 100회 넘도록 매일매일 로그북에 그림도 그리고 스티커도 붙여가며 교육생들과 함께 열심히 작성하고 계시는 모습을 보고, 아~ 나도 다이빙을 계속 하게 되면 강사님처럼 100회고 200회고 꿋꿋하게 그림도 그리고 스티커도 붙이고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꾸며가며 로그북을 작성해야지!! 라고 생각하며 교육을 받으며 강사님 따라서 로그북을 정성껏 기록하였어요.

멕시코 칸쿤에 갔을 때의 두 번의 로그 기록.
다이빙을 제대로 할 줄 모를 때 칸쿤을 갔었던 터라, 가장 낮은 레벨의 포인트에서 다이빙을 즐겼었다.


다이빙을 다시 시작하게 되면서 교육 때 열심히 작성했었던, 방 구석 어딘가에 장롱자격증과 함께 묻혀있던 오래된 로그북이 생각나 다시 꺼내서 보았는데, 오래 전에 한 다이빙인데도 불구하고 그림과 스티커가 그려져 있으니까 포인트 장소와 그때 봤던 감동의 물고기들이 생생히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시작한 제주도 다이빙 때, 그림을 그리라고 색연필과 어류도감을 쓰윽 내밀던 강사님은 안 계시지만 제 스스로 샾에 비치되어 있는 스티커를 다 뒤져가며 열심히 그날 본 물고기들과 나의 문제점 등등을 기록했어요.
로그북을 내 스스로 열정을 다해 기록해 가면서 점차 로그북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어렴풋이 알아가게도 되었어요


멘붕의 제주 다이빙!!
처음 접하게 된 국내바다!!
문섬 들어 가자마자 교육 때 한 번쯤 해봤었던 것 같은 장비조립부터 그 뒤로 쭈우우욱~ 멘붕! 맨붕!! 맨붕!!! 6년만에 다시 시작한 다이빙이다보니, 갓 교육을 받는 오픈워터보다 못하는 수준의 펀다이빙이라, 실수도 많았고 위험했던 순간도 많았지만 다시 바다로 돌아왔다는 생각에 너무나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다.


교육 때에는 방금 본 물고기 그림을 그리는 재미 때문에 로그북을 열심히 적었었는데, 어느 순간 웨이트는 몇 키로 찰 것인지, 오늘은 공기를 얼마나 남기고 올라왔는지, 자세는 어땠고, 무얼 체크 안 해 고생했었는지, 시야가 좋지 않아 잠시 버디를 잃어버렸다가 찾은 일 등등 조금 더 디테일하게 내 다이빙 기록과 문제점들을 적는 생각하는 다이버가 조금씩 되어가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열심히 기록을 하다 보니 교육 받을 때 받았던 로그북은 간단한 기록만 하게끔 제작되어져 있어서 칸도 너무 작고, 그림을 그리기에는 자리도 좁고, 글을 쓸 공간이 없어 적어 놓고 싶은 내용을 충분히 다 적지 못해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직접 제 입 맛에 맞는 로그북을 만들 계획을 짰죠. 다른 사람들은 다이빙을 하면 할수록 로그북에 쓸 말이 없다고 하던데, 전 늘 로그북에 할 말이 가득가득 많은 다이버이기에 빈칸이 아주 많은 로그북이 필요했어요.
로그북을 만드는 방법이 꼭 정해진 것은 아니잖아요?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이기 때문에 작성하는 사람의 기호에만 맞는다면 상관 없다고 생각해서 일단, 빈칸이 최대한 많아야 했어요. 내 마음대로 글을 적고 싶으면 글을 적고, 그림을 그리고 싶으면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붙이고 싶으면 사진도 붙이고, 또 그림을 그리다가 망치면 깨끗하게 찢어 버리고 새로 다시 쓸 수 있어야 했으니까요. 만들기 실력이 썩 좋지 못해서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고민 고민하다 탄생한 로그북이 지금의 로그북이에요. 마치 초등학교 만들기 시간에 장난 삼아 만든 것 같이 로그북을 만들어서 다이빙을 다니다 보니, 제 로그북을 보시는 많은 분들은 다들 한마디씩 하신답니다.

“이게 로그북이야? 너 샾에서 로그북 안 받았냐?”
“메모장 찢어 왔어?”
“은혜야 로그북 새 거 하나 사줄까?”

요런 장난 섞인 농담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아이디어 좋다. 특이하고 너무 예뻐!”
“귀엽다~ 이거 직접 만드셨어요?”
“어머! 신기해!! 저렇게 로그북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있네~”

교육 때 작성했던 열정의 기록들.
8년 전, 정신 없었던 교육 다이빙이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포인트 지형부터 그때 보았던 물고기들과 물 속 상황까지 모두 로그북을 보면 기억이 난다.


요렇게 독특하고 예쁘다며 제 로그북을 좋게 기억해 주시는 분들도 있고요^^..
100회 다이빙이 넘어가면 지금의 이 로그북은 잘 보관해 두고 또 새로운 디자인의 로그북을 만들 계획이에요. 100회가 되어도 200회가 되어도 꾸준히 지금처럼 정성껏 로그북을 작성해 나갈 생각입니다.

<로그북 만드는 법>

준비물: 하드보드지,목공예풀,부직포,,예쁜컬러클립 등등과
찢어서 붙일 준비가 되어있는 옛날 로그북.


로그북 속지를 넣을 나름의 하드케이스 제작중!
기존의 다이빙 기록을 새로 제작된 로그북 케이스 속에 넣기 위해 사이즈 맞추어 자르고 붙여주는 작업
만들어진 케이스 속에 쏘옥~ 넣고 뚜껑을 끼워 닫으면 끝!! ^^

글/이 은혜


  • 이전글 수중바닷속 보물을 찾아서...인천 영흥도에서 누리안호를 만나다
  • 다음글 아귀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