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리버보드 투어는 다이버들이 꼭 한번은 경험해야 할 곳으로 알려져 있다. 스쿠버넷에서는 지난 해 7월 Constellation Fleet에 소속된 리버보드 MV LEO를 차터하여 6개월간의 준비 끝에 올 1월에 몰디브 투어를 다녀오게 되었다. 승객 정원 20명의 MV LEO는 공지를 올리자마자 바로 인원이 마감되어, 추가로 3월에 출발하는 같은 회사 소속의 MV VIRGO 투어까지 만들게 되었다. 그러나 6개월은 상당히 긴 시간이었는지 중간중간 예기치 못한 개인적인 사정들이 생기면서 몇몇 다이버들이 포기하는 경우도 생겼다. 하지만 출발직전에 새로운 다이버들이 충원되면서 전체 20명이 몰디브로 떠나게 되었다.
최고의 볼거리를 선사한 몰디브 베스트 트립Constellation Fleet는 시즌에 관계없이 항상 동일한 일정과 여정으로 트립을 진행하고 있는데 MV Orion, MV VIRGO는 매주 일요일 저녁에 탑승하여, 다음 주 일요일에 오전에 하선하는 일정이며, MV LEO는 매주 토요일 저녁에 탑승하여 그 다음 주 토요일 오전에 하선하는 일정이다. 여정은 동일하여 North Male, South Male, North Ari, South Ari 등의 아톨로 다니는데 최근은 Vaavu atoll까지도 여정에 포함하고 있다.
이런 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고래상어와 만타레이를 볼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리버보드의 가이드들은 다이버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고래상어와 만타레이를 볼 수 있는 확률을 최대로 높이는 방향으로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기도 한다.
이번 트립에서 우리를 안내했던 다리아(Daria)는 첫날 체크다이빙을 마친 후 바로 노스 아리 아톨로 이동했는데 페스두 라군(Fesdu Lagoon)의 야간 다이빙에서 만타의 군무를 보여주고, 다음 날 무푸쉬(Moofushi)와 칼라한디 후라(Kalhahandi Hurra)에서 수많은 만타를 볼 수 있게 되자, 다음 날 다시 고래상어를 보기 위해 사우스 아리 아톨의 남단에 있는 보두피놀후(Bodufinolhu)로 갔다. 이날 다리아는 고래상어를 볼 때까지 계속 그곳에 머물 것이라고 했는데 다행히 점심 식사 전에 고래상어를 만나 스노클링을 할 수 있었고, 뒤 이은 다이빙에서 수심 30m를 지나가는 고래상어를 만나 수중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렇게 만타와 고래상어를 모두 봄으로써 부담감을 털고 기분이 좋아진 다리아는 바로 동쪽의 바아부(Vaavu) 아톨로 이동했다. 직전 항해에서 고래상어를 보지도 못했고, 시야도 좋지 않아 자신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래 만타와 고래상어가 있는 곳은 시야가 잘 나오지 않지만 동쪽으로 가면 시야가 잘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동쪽으로 항로를 잡은 것이었다.
이후 알리마타(Alimatha)에서는 좋은 시야에서 리이프 상어, 블랙팁 상어, 화이트팁 상어는 물론이고 작은 만타를 닮은 모불라레이(Mobula ray), 이글레이(Eagle ray) 등의 군무를 볼 수 있었던 채널 다이빙과 너스상어 무리를 구경할 수 있었던 야간다이빙 등으로 몰디브의 거의 모든 해양생물들을 즐길 수 있었다. 정말 몰디브의 베스트 해양환경을 경험했던 트립이었는데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기억에 남는 다이빙 포인트들1. 페스두 난파선(Fesdu Wreck)30m 모래 바닥에 있는 목재어선으로 블랙코랄들이 무수히 붙어 있고, 카디널 피쉬들이 구름처럼 몰려있는 곳이다. 입수하자 조류가 있어서 약간 밀리긴 했지만 가이드의 안내로 바로 난파선을 찾을 수 있었다. 후미 조타실 근처에 몰려있는 엄청난 무리의 카디널 피쉬와 다이버를 모델로 촬영을 하다가 조타실 안을 들여다 보니 그 속에도 부채산호들이 무성하였다. 강한 조류를 거슬러 선수로 이동하였더니 그곳에도 블랙코랄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으며, 그 사이로 작은 물고기들이 조류를 피해 모여있었다. 난파선 옆으로는 봉우리 수심이 12m 정도인 틸라가 있었고, 틸라의 얕은 곳으로는 말미잘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수많은 말미잘들을 집으로 삼고 있는 핑크아네모네피쉬들이 있어 다이버들과 함께 촬영하기에 좋았다.
2. 페스두 라군 만타 야간 다이빙장시간의 항공여행 뒷날의 체크 다이빙과 조류가 강했던 난파선 다이빙 이후에 가진 첫 야간 다이빙이라 20명의 다이버들 중에서 8명만 입수하였는데 완전히 환상적인 다이빙이었다. 리브어보드 선미에 켜 놓은 서치라이트의 불 빛에 모인 플랑크톤들을 먹기 위해 만타들이 모여들었는데 이 만타들을 보기 위한 야간다이빙이었다. 다이버들이 입수하면 만타가 도망가버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일부 다이버들은 입수를 포기했다. 그러나 인원이 적어서 그랬는지 자리를 잡자 말자 바로 만타가 나타났다. 먹이가 있기 때문인지 만타는 다이버들의 존재에 신경 쓰지 않았고 가까이 접근할 때는 카메라와 부딪치기도 했다. 마음만 먹으면 손으로 만질 수 있을 정도였다. 머리 지느러미를 활짝 펼치고, 입을 크게 벌린채 다가오는 만타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게다가 만타가 많을 때는 한번에 3마리씩 나타나 라이트 아래서 덤블링을 하며 춤을 추었다. 60분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한 다이버는 이 다이빙만해도 몰디브에 올만한 가치가 충분했다고 고백했다.
3. 무푸쉬(Moofushi)클리닝 스테이션으로 만타를 비롯하여 다양한 물고기들이 청소놀래기들의 서비스를 받고 있는 모습들이 수시로 확인되었다. 게다가 엄청난 무리의 카디널피쉬들과 블루스트라이프드스내퍼, 그리고 사브레 스퀴렐피쉬(Sabre Squirrelfish) 등으로 광각사진을 촬영하기에 매우 좋은 곳이었다. 특히 스위트립스, 스내퍼 등 덩치 큰 어류들도 별로 움직이지 않고 클리닝 서비스를 받고 있어서 광각사진으로도 충분히 접근하여 촬영할 수 있었다. 만타를 기다리는 동안 이들을 촬영하고 있었더니 드디어 만타가 나타났다. 그러나 다이빙의 후반부에 나타나 대부분의 다이버들은 상승할 수 밖에 없었고, 공기에 여유가 있었던 일부 다이버들만 클리닝 스테이션을 선회하는 만타를 구경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만타가 아니라도 충분히 좋았던 포인트이다.
4. 칼라한디 후라(Kalhahandi Hurra)리이프 전체가 클리닝 스테이션이며 만타도 나타난다는 다리아의 브리핑이 있었지만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입수하였다. 블루스트라이프 스내퍼 무리도 만났으며, 사브레 스퀴렐피쉬(Sabre Squirrelfish) 무리도 만나 사진도 촬영했다. 다이빙은 천천히 조류를 타고 슬로프를 따라 흘러가는 것이었는데 다이빙의 막바지 경에 리이프의 얕은 곳으로 올라오자 클리닝 스테이션에서 만타들이 선회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 마리가 보이더니 곧이어 2마리, 3마리가 시야에 들어왔고, 또 한 마리가 다이버들의 등 뒤로 접근해왔으니 한꺼번에 4마리의 만타가 확인되었다. 가까이 멀리 지나가는 만타들을 촬영하며 60분의 다이빙 시간을 마치고 상승하는데 아래 쪽에서 누군가 끝까지 남아 있었다. 덕분에 안전정지를 하며 수중의 만타와 다이버의 모습을 촬영하는 행운도 누릴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더 이상 만타를 보지 못한다 해도 미련이 없을 정도였다.
5. 디그하 틸라(Digha Thila)수중의 봉우리 혹은 피너클이라는 몰디브어 틸라(Thila)에서의 첫 다이빙이라 가이드는 입수 전에 조류에 밀려 엉뚱한 곳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으니 음성부력으로 빠르게 하강할 것을 주문했다. 수심 25m 내외의 모래사면에 하강하며 화이트팁, 리이프 상어 등을 구경하며 흘러가다가 직벽의 오버행을 살펴보고, 30m 수심의 부채산호 군락을 구경하는 다이빙이었다. 조류가 그다지 강하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분위기들이 급변하는 다양한 환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오버행 속에는 붉은 색의 솔져피쉬들이 떼를 지어 있었고, 옐로우마스크 엔젤피쉬 한 쌍과 청소놀래기의 서비스를 받는 서전피쉬도 보였다. 수심 30m 플렛폼에 펼쳐진 부채산호 군락은 매우 웅장한 느낌이었지만 사진으로 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다만 바닥에 쉬고 있는 대형 마블레이 한 마리가 다이버들의 모델이 되어주었다.
Part2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