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택트 디지털카메라 촬영 기술자연광 촬영
수중사진을 촬영하다보면 간단하지만 아주 중요한 사실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입수한 후에 멋진 피사체를 찾아 깊은 수심으로 쭉 내려갑니다. 다이빙을 마치고 상승할 때는 블루워터에서 안전정지를 하고 수면으로 올라옵니다. 촬영을 할 때도 처음 스트로브를 켠 상태에서 끝까지 촬영을 하곤 합니다. 수면에서 10미터 이내의 수심은 하강하고 상승하는 통로처럼 지나칩니다. 이곳이 멋진 수중사진을 촬영하기에 좋은 여건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채...
수중사진의 라이팅은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광원의 종류에 따라 자연광 촬영, 인공광 촬영, 밸런스광 촬영이 그 것입니다. 광각사진은 자연광과 인공광을 같이 활용하는 밸런스광 촬영이 대부분이고, 접사사진은 인공광 촬영과 밸런스광 촬영이 같이 활용이 됩니다. 그러다보니 수중사진을 촬영할 때는 스트로브를 발광시키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여겨지게 되고, 항상 스트로브를 발광하여 촬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광각사진에 있어 주가 되는 광원은 스트로브와 같은 인공광이 아니라 수면을 통하여 바다 속으로 들어오는 태양에 의한 자연광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광각사진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이 바로 자연광인 햇빛이고 스트로브는 주제를 살려주기 위한 보조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자연광을 잘 이용할 수 있어야 좋은 수중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연광을 이용하여 수중사진을 촬영하기 좋은 곳은 어떤 곳일까요? 아무래도 햇빛이 강하게 잘 들어오는 곳, 즉 얕은 수심입니다. 입수하여 포인트로 이동하기 위하여 지나쳐 가는 곳, 안전정지를 마치고 수면으로 올라가기 위하여 지나쳐가는 곳, 바로 10미터 이내의 수심에서 수면까지의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햇살만으로도 멋진 수중사진이 연출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중의 협곡이나 얕은 동굴, 블루홀과 같이 지형이 멋진 곳에서도 자연광 촬영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어두운 지형과 맑은 물과 햇살은 멋지게 어우러집니다.
난파선이나 커다란 지형, 인공어초 등을 전체적으로 밝히기에는 인공광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경우에도 자연광 촬영은 효과적입니다. 하양앵글로 전체적인 수중지형을 담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자연광 촬영의 장점 중 하나는 인공광에서 생기는 백스캐터의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인공적인 광원이 없으니 당연히 백스캐터도 생기지 않습니다.
얕은 수심에서의 자연광 촬영5미터 내외의 수심에는 햇살이 잘 들어옵니다. 따라서 산호도 잘 발달해 있으며 그 산호에 사는 작은 물고기들도 활발하게 움직입니다. 따라서 스트로브를 사용하지 않아도 산호와 물고기들의 색상은 푸르둥둥하게 보이지 않고 제색을 보여줍니다. 이 상태를 그대로 카메라 앵글에 잡아보기 바랍니다. 싱싱하고 다채로운 산호의 모습과 그 사이에서 노니는 작은 물고기들... 하향앵글로 잡으면 산호초의 풍부함과 멋진 지형이 잘 표현되고, 수평이나 상향앵글로 잡으면 수면에 반사된 산호의 일그러진 모습이 더해져 사진이 더욱 풍부해집니다. 여기에 햇살의 빛샤워가 더해지면 금상첨화가 되겠지요.
산호초가 없는 블루워터에서 하강을 할 때도 남들보다 조금 늦게 하강하면서 사진을 촬영해 봅니다. 넘실대는 수면과 깊은 바다의 짙푸른 청색을 배경으로 멋진 지형이 화면에 들어옵니다. 하강하는 다이버의 모습과 이들이 내쉬는 버블의 춤사위는 햇살에 부서지며 사진을 멋지게 만들어 줍니다. 시야가 좋다면 저 아래에서 유영하는 다이버의 모습을 다이나미한 지형과 함께 담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상승할 때도 조금 천천히 상승하면서 먼저 올라가고 있는 다이버의 실루엣을 태양을 배경으로 촬영해 봅니다. 햇살이 강하다면 다이버로 태양을 가리고 촬영하면 실루엣 주위로 멋진 빛샤워를 촬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거북이나 만타레이를 만난다면 더욱 행운이겠지요.
안전정지를 하는 3분 동안 좋은 셔터찬스를 잡을 수 있습니다. 한 곳에서 머물고 있는 다이버들은 좋은 피사체가 됩니다. 다양한 앵글로 자연광을 이용하여 멋진 기념사진을 촬영해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세로앵글로 수면과 함께 멋진 자세로 안전정지를 하고 있는 버디의 사진을 선물해보세요.
지형을 이용한 자연광 촬영커다란 협곡 속에서 외해를 바라보면서, 동굴 안에서 신비한 청색의 입구를 바라보면서, 블루홀 안에서 레이저처럼 쏟아지는 햇살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경견해지는 마음을 느낍니다. 그만큼 자연의 신비로운 분위기에 압도당하는 기분입니다. 이런 장면을 카메라에 효과적으로 담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단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형과 파아란 물, 그리고 햇살이면 충분한 것이지요. 다이버의 멋진 모습이 더해진다면 더욱 좋겠지요.
이럴 때에는 과감하게 인공광을 제거하고 순수한 자연광만으로 자연의 신비함을 그대로 화면에 담아보기 바랍니다. 검게 표현되는 지형의 아름다움에 파아란 물색과 태양의 빛샤워가 더해진 멋진 수중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하향앵글을 이용한 자연광 촬영시야 무한대! 내가 볼 수 있는 만큼 보이는 맑은 시야는 다이버에게는 영원한 로망이지요. 무한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청명한 시야에 광활한 수중지형을 자랑하는 곳에서 하강하는 기회가 생긴다면 하향앵글로 셔터를 눌러보기 바랍니다. 수면을 통과해 방사형으로 모이는 햇살과 함께 거대한 수중지형을 담은 멋진 청색의 모노톤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렌즈의 화각을 이용한 과장이 아닌 순수한 자연의 광대함을 느낄 수 있는 사진입니다.
거대한 난파선의 전체 모습을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전체는 아니더라도 선수를 내려다보며 최대한 난파선의 모습을 자연광만으로 담아보는 것도 멋집니다. 시야 좋은 동해에서 인공어초의 전체적인 모습을 하양행글로 촬영하면 새로운 맛이 느껴집니다. 만타레이의 사진은 대부분 아래에서 상향앵글로 촬영하게 됩니다. 포인트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경우도 많지만 우연히 마주친 만타레이라면 위에서 내려보며 촬영하는 것도 좋겠지요. 만타레이의 등에 있는 무늬가 선명한 색다른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실루엣 사진피사체의 외형을 강조하는 실루엣 사진은 강한 임팩트를 줍니다. 단순한 화면구성과 강렬한 대비가 멋지기 때문입니다. 피사체가 가지고 있는 형태의 디테일이나 색채는 무시하고 외형의 실루엣을 살리기 위하여 스트로브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지형의 실루엣을 같이 담을 수도 있고 파란 물을 배경으로 촬영하기도 합니다. 수면을 배경으로 하여 피사체의 실루엣으로 태양을 가리는 방법이 즐겨 사용이 됩니다. 실루엣 사이로 퍼져나가는 빛샤워가 표현이 되면 멋진 사진이 완성됩니다.
이 밖에도 자연광을 이용한 수중촬영 기법은 많이 있습니다. 그중 적색필터를 이용한 촬영방법은 별도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수중사진은 스트로브나 랜턴을 곡 사용하여야 한단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피사체와 주변환경에 적합한 촬영방법을 생각하고 다양하게 촬영을 시도하여 보기 바랍니다. 사진이 훨씬 다양하고 풍부해집니다.
글,사진/ 정상근
서울 시립대 디자인대학원교수
Basac instructor Trai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