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아니 벌써 겨울이 온 듯한 추위가 느껴지는 날씨다. 추위와 함께 이제 국내 다이빙은 비시즌으로 접어드는 것처럼 보인다. 국내 다이빙을 여러 해 해보진 않았지만 추위와 함께 드라이슈트가 물 밖에서도 덥지 않게 느껴지는 지금이 오히려 본격적으로 국내 다이빙이 시작되는 시점인 듯 느껴지는 건 왜일까?
산으로 들로 단풍놀이를 떠나는 사람들로 인해 주말 고속도로 정체가 이어지는 10월의 셋째 주 주말, 가을을 맞은 금강산을 찾아 문암을 향했다.
가을 햇살이 떨어지는 비치 다이빙 3~5m의 얕은 수심, 너울이 있는 바다… 분명 힘든 다이빙이었고 체크 포인트로 볼 것이 풍부하지도 않았다. 이 다이빙의 주인공은 바로 가을 햇살. 강하지도 쨍하게 비취지도 않지만 풍부하고 따뜻하게 내려 앉는 햇빛과 함께 하는 다이빙. 얕은 바다로 떨어지는 가을 오후의 햇살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물고기 비가 쏟아지는 금강산 꾸물꾸물 찌푸린 하늘이 비를 흩뿌리던 날씨, 금강산에 들어간 시각은 정오에 가까웠지만 물 속은 밤인듯 어두웠다. 그곳에서 마주한 건 하늘을 뒤덮은 물고기 떼. 불볼락이었다. 느린 듯 재빠르고, 사라지는 듯 싶다가도 다시 나타나는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하늘 위로 올라가 사라진 듯 하다가 어느 순간 나를 향해 쏟아지듯 돌진할 때,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고기 비인 듯 우산을 찾고 싶었다.
단풍놀이를 하러, 알록달록 물든 산을 찾게 되는 계절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바다에 대한 관심을 놓지 말자. 아름다운 우리 바다는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