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서울병원 고압산소치료센터와 감압병 체험기 경남 사천에 위치한 삼천포 서울병원은 (주)인터오션과 협력하여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복실 12인용 의료용 고압산소치료 챔버를 도입하고 지난 10월 1일부터 시험 가동을 시작하여 11월 14일에는 공식적인 개소식을 가졌다. 서남해안 거점병원을 목표로 하는 삼천포서울병원은 한창섭 원장이 직접 센터장을 맡을 정도로 고압산소치료센터의 운영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 개소식에는 사천시장을 비롯한 많은 협력단체 인사들이 참석하여 축하하였다고 한다.
국내최대 규모로 12명의 환자를 동시에 치료 가능하며, 복실 구조로 되어 있어 두개의 챔버를 독립적으로 운용하거나, 응급시 의료진을 직접 챔버 내부로 투입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주)인터오션과 정현우, 함상헌, 지봉규 등 베테랑 다이버들의 경험과 기술력이 결합되어 순수 국산으로 제작되었으며, 고압산소치료센터에만 국비 7억원 등 총 10억원이 투입되었다.
고압산소치료센터는 감압병 뿐만 아니라 화상, 버거씨병, 당뇨합병증, 만성 두통에 대한 치료에도 활용되는데 2~4기압의 고압 환경에서 100% 산소를 호흡하는 고압산소처치는 혈액순환장애로 발생하는 각종 난치성 질환에 매우 효과적인데 특히 피부조직과 모세혈관의 재생에 도움을 준다.
삼천포병원의 챔버는 최대 12인이 사용할 수 있는 복실이다 친절한 챔버 운영진들
챔버의 시험 가동이 진행되었던 지난 10월 한달 동안에는 전국 각지에서 1,000여명의 감압병 환자들 및 각종 난치성질환자들이 고압산소치료를 체험하고 그 효과를 확인하였다고 한다.
특히 응급을 요하는 감압병 다이버들을 위해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챔버를 운영하고 있는데 증세에 따라 6기압까지 가압하는 챔버 치료를 과감하게 진행하여 웬만한 증세는 치료 후 바로 없어지는 일들이 많았다고 한다. 국내에서 레저 다이버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동해안과의 거리가 멀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다이버들에게는 최후의 보루인 고압챔버가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은 크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고압산소치료센터 운용진삼천포서울병원의 고압산소치료센터 운영진은 센터장 한창섭 병원장을 비롯하여 전명수 과장, 강경미 수간호사, 황보상욱 기사 등이 근무하고 있다. 한창섭 원장은 피부비뇨기 전문 의학박사이며, 일본 Yagi Hospital 고기압산소 치료실과 영국 DDRC Hyperbaric Medical Center 등에서 연수하여 고압산소치료를 책임지고 있다. 전명수 과장은 해난구조대 심해잠수사 출신으로 진해 해군해양의료원에서 챔버담당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강경미 수간호사는 응급실 담당이면서 고압산소치료센터를 찾는 환자들까지 싹싹하게 챙겨주는 붙임성 좋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감압병으로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응급실로 연락하면 환자의 도착시간에 맞춰서 응급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가 도착 즉시 바로 챔버치료에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를 해준다. 이미 감압병 응급 환자에 대한 경험이 쌓여있기 때문에 환자의 증세에 따라 챔버운용진에서 매뉴얼대로 처치를 해준다
보조 격실의 출입구 다음치료를 위해 소독을 하고 있는 챔버 기사들
삼천포서울병원 고압산소치료센터
대표전화: 055-835-9900, 응급실: 055-835-9119
전병수과장: 010-5337-2299
고압산초치료센터의 체험지난 11월 5일 오후에 삼천포서울병원에 도착했다. 응급이 아니어서 병원 입구에서 감압병(잠수병)으로 접수를 하니 고압산소치료 센터장인 한창섭 병원장의 진료를 받게 해주었다. 응급인 경우 바로 응급실로 접수를 하면 응급실과 붙어 있는 고압산소치료센터로 바로 입실하여 간단한 문진을 마친 다음에 바로 고압산초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아무튼 한창섭 원장과 상담 후에 혈액, 소변 검사와 흉부 X선 촬영 등 기본적인 검사를 받고 고압산소치료센터로 갔다. 센터에서 다시 챔버 운영기사와 간단한 상담을 마친 다음에 옷을 갈아입고 챔버로 들어갔다. 마침 오후 치료를 기다리던 환자들이 있어서 함께 치료를 받았지만 다들 나 때문에 많이 기다린 눈치라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8인실 메인 챔버에 5명이 들어갔는데 후유증 치료라서 압력은 2.7기압까지 내려갔고, 바로 고압산소호흡이 진행되었다. 흡기와 배기가 호스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호흡마스크를 착용하고 머리끈을 조절하여 단단히 조은 다음에 호흡을 했다. 산소는 디맨드 방식에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었고, 호흡을 내쉬면 배기가스가 관을 통해 외부로 배출되었다. 25분 산소호흡에 5분의 에어브레이크(air break; 산소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산소마스크를 벗고 공기 호흡을 하는 시간)가 진행되는 방식이었지만 체감되는 산소호흡시간은 30분이 넘는 것처럼 길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에어브레이크를 하면 챔버에 함께 있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2분의 여성은 후카작업으로 해산물을 채집하는 여성잠수부들이었고, 남자 한 분은 산업잠수사, 또 한 분은 레저 다이버였다. 여성잠수부들은 목과 허리의 불편한 부분이 챔버에 들어오면 괜찮아지는 것을 느낀다면서도 다음 날 일이 있어서 다시 현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잠수병이 평생 달고 살아야 할 직업병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삼천포서울병원에 챔버가 들어서면서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으며 저렴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5년 전에 레저 다이빙을 하다가 척추 벤즈에 걸려 하반신 마비까지 갔었다는 한 분은 지금은 혼자서 걷기는 하지만 아직도 후유증이 남아 불편한 점이 많다고 하면서 시간이 될 때마다 챔버에 들어가며 계속 재활훈련을 받는 중이라고 했다.
챔버치료는 테이블에 따라 1시간에서 4시간까지 걸리는데 다이버들이 아닌 특수질환 환자들의 치료는 보통 1시간 내외로 진행되고, 다이버들의 경우는 보통 2시간~3시간 정도 소요되고, 응급으로 들어온 다이버들의 경우 6기압 치료를 하면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했다.
고압산소치료 중에 여성 한 분이 뇨의를 참지 못해 내보내 달라고 하자 복실 챔버의 장점을 살려서 보조챔버를 통해 한분이 먼저 챔버를 나갔다. 또 다음 날 오전에 진행된 치료에서는 보조챔버에서 해녀 할머니의 치료가 진행되었는데 그분은 1시간 정도면 충분한데 다이버들은 3시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따로 치료를 한 것이다.
고압산소치료의 초점은 주변압을 고압으로 만든 상태에서 100% 산소를 호흡하여 몸 속의 질소를 빨리 배출하는 것이며, 혈액순환이 막힌 곳까지 산소를 보내주어 세포의 재생을 도와주는 것이다. 따라서 호흡마스크를 정확하게 착용하고 효율적으로 산소를 흡입하고,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소를 흡입할 때는 깊고 길게 들이마시는 것이 좋은데 복식호흡을 권유하고 있었다. 고압산소 치료 중에 잠을 자는 것은 호흡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의식적으로 호흡에 집중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삼천포서울병원의 고압산소치료센터는 다이버들뿐만 아니라 특수질환 환자들을 위한 치료도 진행하고 있어서 챔버는 하루에도 몇 번씩 운영되고 있었다. 복실 챔버이기 때문에 응급 감압병 환자의 경우는 언제라도 처치가 가능하지만 후유증 치료가 목적인 감압병 환자들을 위해서는 오전에 1회, 오후에 1회씩 챔버가 운용되었다. 따라서 다이빙 후 감압병이 의심되어 챔버치료를 받고 싶은 다이버들이라면 오후 2시 이전에 삼천포서울병원에 도착하여 한창섭 병원장과 상담한 후에 오후 챔버치료에 합류했다가 필요하다면 입원하여 하루를 지내고 다음 날 오전 챔버치료를 받고 퇴원하는 것이 좋다. 필자의 경우 한창섭 병원장의 권유로 그렇게 했는데 기초검사 외에도 고관절 골괴사가 진행된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한 추가 X-선 촬영과 2회의 수액주사를 맞았는데도 불구하고 병원비는 의료보험의 혜택으로 50,000원 정도였다. 이런 챔버가 사천이 아니라 서울이나 강릉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압병에 걸리는 것이 부끄러운 일인가?대학시절에 스쿠버 다이빙에 입문하여 햇수로 24년간 다이빙을 했지만 챔버에 직접 들어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물론 예전에 민간이 이용할 수 있는 챔버가 없었던 시절에 감압병이 의심되는 증세를 느낀 적도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해소되었기에 나름 안전한 다이빙을 하는데 신경을 많이 쏟았고, 자부심도 많이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11월 2일 문암에서 3번째 다이빙을 마친 뒤에 보트 위에서 왼쪽 어깨에 무거운 통증이 느껴지길래 감압병의 증세로구나 하고 생각했다. 마침 수원여대 레저스포츠과에서 휴대한 DAN 산소키트가 있어서 30분 정도 산소호흡을 하고 나니 통증이 사라졌다. 다행이라는 생각에 저녁을 먹고, 조심스럽게 장비를 정리했다. 그런데 또 다시 어깨에 통증이 느껴지면서 이대로 대관령을 넘어 서울로 돌아가기엔 무리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더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학과의 교수진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다른 약속이 있어서 급히 가봐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맛있는 회에 가볍게 약주 한잔을 하자는 권유도 뿌리치고 리조트를 떠났다.
고성의 문암에서 의료용챔버가 있는 통영이나 사천까지는 차량으로 거의 10시간 거리, 앞이 막막했다. 무슨 해결책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울산의 백성기 강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백강사는 울진의 현장에 나와있지만 울산으로 가면 챔버를 돌려줄 사람은 있다고 했다. 저녁 7시에 고성을 출발하여 중간에 울진에 잠깐 들렀다가 울산에 도착하니 새벽 2시였다. 급하게 챔버에 들어갔고 압력은 6기압까지 올라갔다. 어깨의 통증은 어느덧 사라졌고, 안도감에서 눈이 저절로 감겼다. 어느 순간 압력이 낮아지기 시작하면서 2.7기압에서부터 산소호흡을 시작했다. 처음 사용해보는 산소호흡기는 불편했고, 피곤함에 눈이 감기면서 챔버 오퍼레이터가 제대로 호흡하라는 방송을 할 때에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렇게 비몽사몽 간에 4시간 동안 1차 챔버처치를 받았고, 아침을 먹은 다음에 인근 모텔에 자리를 잡고 일단 잠부터 자기로 했다. 그런데 어깨는 멀쩡했지만 이제는 피부가 울긋불긋해지는 피부벤즈 증세가 나타나며 심신이 허약해지는 느낌이었다. 잠깐 졸았다고 생각했는데 3시간 정도가 지났고 다시 챔버로 들어가서 2차 처치를 받았다. 다시 4시간이 지나서 챔버를 나올 때는 별 다른 증세를 느끼지는 못했고, 모텔에서 휴식을 취하니 한결 좋아진 것을 느끼고 서울로 돌아왔다.
서울로 돌아온 후에 몸이 좀 부은 느낌이 있었는데 복부와 허벅지, 팔뚝 등 지방층이 있는 곳이 딱딱하게 굳은 듯이 부풀어 있었고, 손으로 만지면 아픈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다음 날 바로 다시 삼천포서울병원으로 내려갔던 것이다.
한창섭 원장은 지방층이 부풀어오르고, 아픈 것은 모세혈관보다 더 가는 림프관이 미세기포에 의해 막혀서 일어나는 현상일 수 있다고 했으며, 다이빙과 챔버처치 등의 영향으로 느린 조직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타입 II 감압병이지만 시간이 지나 후유증 차원에서 대응해야 하는데 당장의 치료효과가 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괜찮아 질 것이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챔버치료에서는 지방층의 통증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아주 천천히 통증부위가 줄어들더니 1주일 정도 지나서는 아무런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
우리 다이빙계에서는 감압병에 걸리는 것은 잘못된 다이빙 때문이라는 생각들이 있어서 감압병에 걸린 사람들을 안 좋게 보는 시각들이 있다. 아마 나 자신도 그런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게 감압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쉽게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실수를 하는 경우는 가끔 있지 않은가? 실수를 하고도 하지 않은 척 숨기는 것 보다는 실수를 했다는 것을 솔직하게 반성하고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창피하지만 필자의 이야기를 밝히게 되었다.
한창섭 원장
감압병의 원인감압병에 걸린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왜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평소 하던 다이빙과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는데 어떻게 감압병에 걸리게 되었을까 의구심을 느꼈던 것이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기 싫었던 것이 아닐까?
다이빙만 살펴보면 첫 다이빙은 10시 경에 시작하여 최대수심 11m에 다이빙시간은 56분, 수온은 16℃였다. 웨이트가 약간 부족해 드라이슈트에 공기를 많이 넣지 못해 다이빙을 마칠 때 쯤에는 추위를 좀 느꼈다. 두 번째 다이빙은 점심 식사 후 2시 30분 경에 시작했고, 최대수심 30m, 안전정지를 포함한 다이빙 시간 34분, 수온은 15℃, 세 번째 다이빙은 오후 5시에 시작하여 최대수심 29m, 수온 14℃, 바텀타임 20분, 상승 및 감압정지를 포함 33분이었다. 드라이슈트에 얇은 내피 2개를 껴입었는데 두 번째 다이빙에서 손목 씰이 접히면서 물이 새서 팔쪽이 젖었고, 세 번째 다이빙에서는 두꺼운 450g 내피로 갈아입고 다이빙하여 춥지는 않았다. 3번의 다이빙이었지만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았고, 평소에도 그 정도는 했었다. 마지막 다이빙에서 다이브 컴퓨터에 3m 3분의 감압이 표시되었지만 다 풀고 상승하였다.
굳이 이야기를 하자면 원고마감 때문에 한 주간 잠이 부족할 정도로 바빴고, 그날은 새벽 5시에 기상하여 3시간 여 운전 끝에 문암리조트에 도착했다. 평소에 하던 다이빙과 별 차이는 없는데 운동부족으로 체력이 많이 떨어졌고, 피곤한 상태에서 오랜만에 드라이슈트 다이빙을 했다는 것, 마지막 다이빙에서 좀더 오래 감압을 하지 않았던 것 등을 굳이 이유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이제 필자도 더 이상 젊지 않다는 것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실감했다. 국내에서도 하루 3회 다이빙은 힘든 줄 모르고 했는데 이제는 좀 자제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평소에 체력을 단련하여 신체 적성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야겠다. 비만이 감압병에 민감하다는 이야기는 남의 말로 들었는데 바로 나 자신의 문제라는 것을 실감했다. 운동과 다이어트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체지방율을 낮춰야겠다.
챔버 추가 유치가 필요하다.지금 민간용 재압챔버는 제주도 서귀포시와 제주시의 의료원, 통영의 세계로 병원과 사천의 삼천포서울병원 등 4곳이 전부이다. 이번 필자의 경우도 강원도 고성에서 사고가 발생했는데 그곳에서 통영이나 사천까지는 8시간~10시간이나 걸려야 갈 수 있는 곳이다. 대부분의 다이버들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등의 수도권이나 동해를 찾는 대부분의 다이버들이 거쳐 가는 강원도 강릉 등에 의료용 재압챔버가 운영된다면 다이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의 경우는 정말 사소한 감압병이지만 심각한 경우라면 챔버에 도착하기도 전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다이버들이 합심하여 수도권과 강릉에 의료용 재압챔버가 설치되어 운영될 수 있도록 청원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최성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