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E GIRL
나의 프리다이빙 체험기
얼마 전 페이스북 여성 다이버 그룹인 ‘DIVE GIRL’을 통해 강현주 강사님 주최로 프리다이빙 세미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평소 스킨다이빙을 정말 좋아하는 나이지만 프리다이빙은, 정적인 스쿠버 다이빙과는 달리 위험도가 있고 많은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
하지만 이번 세미나는 여성다이버들 대상이라는 친근한 현주강사님의 멘트에 냅다 신청하게 되었다.처음엔 다른 분들이 프리다이빙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수원 수영장(사진: 정경용)_시야가 좋기로 유명한 수원 수영장에서도 만족할만한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부력 조절을 좀 더 잘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싶다
사실 나의 경우는 귀차니즘 때문이다. 물과 바다를 정말 좋아하는데, 스쿠버 다이빙을 하기 위해 이런저런 장비를 주렁주렁 차는 것이 어찌나 귀찮던지. 겨울보다 여름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도 ‘옷을 껴 입기가 귀찮아서’일 정도이니. 장비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내 자신이 물고기가 된 것 마냥 바다를 누비는 그 자유로움이 좋기 때문이다.
잠실 수영장(사진: 정경용)_일명 수중 그라비아 화보사진. 좋은 사진을 내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물 속에서 얼마나 편안하게 머무느냐에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수영장을 갈 때에도, 다이빙 투어를 갈 때에도 스킨 장비만은 잘 갖추고 가서, 늘 스킨다이빙을 했다. 비키니 수영복만 입고 따뜻한 바다를 피부로 느끼며 바다생물들과 교감하는 것에서 행복을 느낀다. 말레이시아 시파단에서 원피스만 입고 거북이와 함께 헤엄쳤던 때, 필리핀 레이테에서 고래상어와 함께 10m 잠영을 하며 교감했던 그 때의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사진 욕심까지도 덤으로!이번 세미나에서 만난 분들 또한 경쟁으로써의 프리다이빙 보다는 스킨다이빙을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말레이시아 시파단(사진: 양욱)_아무런 장비도 없이 원피스만 입고 거북이와 함께 유영하는 사진을 남기고 싶었다. 코와 눈으로 바닷물이 다 들어와서 맵더라. 평소만큼 오랫동안 물 속에 있는 것도 쉽지 않더라. 마스크를 벗는 촬영은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결과물은 만족. 모 여행사진전에서도 입상했던 사진이다.
그렇게 스킨다이빙을 시작한 것은 한참 됐지만 사실 정식으로 배운 것도 없었고, 혼자서 연습하기엔 한계가 있었기에 프리다이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다만 아무리 물을 좋아하는 나라도 깊은 수심으로 경쟁하는 프리다이빙에 대해서는 약간의 공포가 있었는데, 김효민 강사님께서 이번에 많은 궁금증을 해소해주셨다. 게다가 난 몰랐었다. 다이빙 중간 수면 휴식시간에 스킨다이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투어를 갈 때마다 매번 습관적으로 했던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이제서야 알았다! 스쿠버다이빙 강사들조차도 이것에 대한 지식이 없다는 것이 놀라웠다.
필리핀 보홀_산호가 아름다운 발리카삭 섬에서 수면휴식시간에 스킨다이빙을 했다. 장비 없이 다이빙을 하니 수중생물들이 겁을 내지 않아, 좀 더 가까이서 교감하는 것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이번 세미나의 가장 큰 소득은 자세교정과 호흡법. 수영장 실습 때 강사님께서 가르쳐 주신 방법으로 준비호흡을 해보니, 확실히 물 속에서 더욱 편하게 오래 머무는 것이 가능했다. 또 평소 습관대로의 잠영 자세는 물 속에 오래 머물기 위해선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가장 중요한 것 중 회복호흡. 잠영 직후 수면에서 분명하게 회복호흡을 해주어야 블랙아웃이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도 배웠다. 평소 스킨다이빙 후 머리가 띵~하더라도 괜찮아지겠지 라며 안이하게 방치했던 과거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필리핀 레이테(모델: 김재영)_레이테에서는 오직 스킨다이빙으로만 고래상어를 만날 수 있다. 말 그대로 눈을 바라보며 옆에서 헤엄치는 것이 가능하다. 수심 10미터로 잠수하는 고래상어를 따라다니며 사진에 담겠다는 불굴의 의지로 숨이 넘어갈 뻔 했다기회가 된다면 좀 더 제대로 배워서, 물 속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조금씩 연장되는 스릴도 느껴보고 싶다. 수중생물들과 제대로 교감할 수 있는 맨몸 다이빙에의 로망을 실현하고 의도했던 멋진 사진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 나의 꿈이다.많지는 않지만, 평소 스킨다이빙을 하면서 촬영했던 사진들을 함께 첨부해 본다
박화목
그래픽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