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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느낌의 아닐라오 투어, Eagle Point Resort


다른 느낌의 아닐라오 투어,

 Eagle Point Resort


필리핀의 아닐라오는 한국의 다이버는 즐겨 찾는 다이빙 사이트 중 하나이다. 마닐라 공항에서의 접근성도 좋을 뿐 아니라 다이빙의 질도 우수하다. 교육 및 펀다이빙에도 적당하지만 수중사진가에게는 마크로 사진의 메카처럼 알려져 있다. 또한 많은 한국 리조트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필리핀 로컬 리조트와 유럽 자본의 리조트들도 많이 있다. 한국 다이버들은 대부분 한국 리조트를 찾고 있는데, 그 이유는 언어의 소통과 입에 맞는 음식 때문이지만 가격적인 측면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필리핀 현지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 리조트들은 강사 또는 동호회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단체를 대상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일률적으로 가격에 맞춰 하향 평준화된 한국 리조트 보다는 비용을 더 부담하더라도 더 고급스럽고 편안한 리조트를 찾는 경향이 젊은 세대와 일부 기성세대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언어에 불편이 없는 젊은 여성 다이버들에게 이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으며, 여성 다이버의 비중이 높은 그룹은 다양한 외국 리조트를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더 편안한 숙소와 여유롭고 분위기가 있는 환경과 현지의 음식문화를 접해 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갖추어진 리조트를 위해서는 비용을 좀 더 지불하는 것에 그리 인색하지 않다. 아마도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언어와 식단에 자유로운 젊은 세대들에게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된다. 인터넷을 통하여 다양한 리조트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 리조트 담당자와 이메일을 통하여 쉽게 예약을 할 수 있는 시스템 하에서 여정이 복잡하지 않은 아닐라오나 푸에르토 갈레라 지역은 이런 추세가 더욱 빨라질 것이다. 다이버들의 이런 니즈에 맞춰 접근성이 좋은 지역의 시설이 좋고 편리한 외국 리조트들에 대한 정보와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 한국 리조트들도 이런 추세와 맞추어 시설과 식사를 고급화하고 다양한 서비스와 가격정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글포인트 리조트-사진/라미정숙

지난 10월에 지인들과 함께 아닐라오에 다녀왔다. 부부 등 여성 다이버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으며, 외국인도 포함되어 있어 아닐라오에서 좋다는 리조트 중 역사가 오래된 이글포인트 리조트로 예약하였다. 체류기간이 9박 10일로 제법 길었지만, 모두 수중사진을 하는 다이버들이기에 아닐라오의 다양한 포인트를 두루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아닐라오에서 다이빙을 해본 다이버라면 방카보트를 타고 이글포인트 리조트 앞을 지나가 본 경험이 다 있을 것이다. Cathedral Rock과 Koala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Eagle point 앞에 위치하고 있으며, 바다에서 바라보는 리조트의 전경도 꽤나 넓지만 실제 리조트의 규모는 제법 크다. 도로에서 리조트 단지로 진입하여 리조트 시설까지 도착하는데 5분 이상이 걸린다. 아닐라오 해변에 이렇게 큰 단지가 있을 줄은 몰랐다. 해변을 따라 만들어진 리조트의 시설은 모두 바다를 바라보는 멋진 전경을 자랑하고 있다.


중심이 되는 레스토랑은 거의 전 좌석에서 시원하게 바다를 조망할 수 있으며, 모든 객실이 바다를 바라보며 만들어져 있다. 테라스 호텔이 주된 객실이며 바다를 따라 방갈로 형식의 다양한 객실을 구비하고 있다. 자연친화적이고 오붓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방갈로도 좋지만, 넓고 시설이 좋은 테라스 호텔에 머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가족을 위한 넓은 수영장은 작지만 슬라이더까지 갖추고 있으며, 수영장 주변에서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실제 이글포인트 리조트는 다이빙 전문 리조트가 아니기 때문에 머무는 사람 중에 다이버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다이빙 숍에서는 펀 다이빙 뿐 아니라 체험다이빙이나 교육다이빙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호텔에 비해 다이빙 숍의 시설은 부족하였지만 다이빙을 진행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풀보드 패키지
홈페이지에 나온 리조트의 가격과 실제 가격과는 차이가 제법 있다. 인원과 기간에 따라 가격은 달라질 수 있으며, 다이빙과 숙박, 식사를 다 포함한 풀보드 패키지가 가능하다. 숙박, 식사, 다이빙을 별도로 계산하면 금액이 많이 올라갈 수 있으므로 패키지를 권한다. 다이빙 비용도 인원수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공항 픽업과 음료와 주류는 별도 요금이다.

숙소
테라스 호텔의 방은 다소 낡기는 하였지만 관리가 잘 되어 있어 깨끗하고 편안하다. 에어콘, 냉장고, TV, 전화가 있는 방의 크기는 충분히 넓으며, 더블베드 2개가 있어 4명까지도 잘 수 있지만 권하고 싶지는 않다. 아침, 저녁으로 테라스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느낌이 아주 좋으며, 90% 프라이버시가 유지된다. 운이 좋으면 잔잔한 아침바다에서 뛰노는 돌고래를 볼 수 있다. 나는 어느 날 새벽에 운이 좋았다. 아닐라오 전 지역이 그렇지만 수압이 낮아 샤워하기가 불편할 때가 있지만 온수는 잘 나온다.

레스토랑
매일 아침, 시원한 바다가 가득 차있는 레스토랑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아름다운 노을이 지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즐거움은 특급 호텔이 부럽지 않은 특권이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배치된 테이블에서 친절한 종업원의 미소와 함께 코스로 제공되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풀보드의 메뉴는 스프, 샐러드, 메인디시로 구성되며 매일매일 메뉴가 바뀌고, 아침은 뷔페로 제공되며 오믈렛이 맛있다. 주말에는 뷔페가 준비되며 추가 요금을 내고 즐길 수 있다. 전반적인 음식은 만족스러우나 다소 짜다는 것이 함정.

다이빙숍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낡았지만 넓은 테라스에 샤워장, 세척대와 건조대를 갖추고 있다. 넓은 실내공간도 있으나 테라스에서 대부분의 준비와 휴식을 취하게 된다. 바로 앞에 해수가 채워진 리프풀이 있으며, 화이트팁 상어와 그루퍼, 거북이들이 노닐고 있어 스노클링 및 제한수역 교육이 이루어진다.
다이빙은 방카보트로 이루어지며 포인트가 가까워 시간절약이 된다. 바다 건너 Sombrero나 Maricaban Island 쪽의 포인트도 빠르게 접근이 된다. 그 동안 멀어서 가보지 못했던 Devil’s point를 처음 가볼 수 있었다. 별도의 연료비를 지불하였지만...
오전에 2회 다이빙을 마치고 리조트로 돌아와 점심식사를 하는 시스템이 기본이며, 식사 후 오후에 1회 다이빙을 진행한다. 다소 번거롭기는 하지만 리조트로 돌아와 우아하게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즐기는 것이 좋다. 미리 레스토랑에 이야기하면 간단한 런치박스를 준비해주며, 바다 건너 Maricaban Island에 위치한 이글포인트 리조트 전용의 Sepoc beach Center에서 한가롭게 점심을 즐길 수 있다. 식사 후 시원한 해먹에서 오수를 즐기는 여유도 좋다. 한번쯤은 BBQ와 함께 피크닉을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물론 별도의 옵션이다.

나이트라이프
모든 아닐라오 지역이 그러하듯이 밤에 할 수 있는 것은 별도로 없다. 리조트로 처음 들어오면서 이 길을 중간에 나갈 일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저녁식사 시간이 제법 길다는 것이다. 산미구엘 맥주와 레드와인과 함께 코스로 제공되는 저녁식사를 하다 보면 밤이 제법 깊어진다. 룸서비스로 얼음을 주문하여 면세점에서 구입한 위스키를 한잔씩 따르고, 촬영한 사진을 보면서 담소를 나누면 피곤이 엄습해온다. 아닐라오에 있는 9박10일 동안 나는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

리조트에서 중심이 되는 레스토랑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한 투어였다. 그 동안의 투어에서 레스토랑은 단순히 밥을 먹는 공간이었지만, 이번 투어에서는 생활의 중심으로 다가왔다. 아침, 점심, 저녁 시간에 많은 부분을 이곳에서 지냈으며 많은 느낌을 공유한 공간이었다. 바다에서의 만족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의 느낌은, 리조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뿐 아니라 투어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가 따뜻한 바다의 리조트를 찾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여유를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이번 아닐라오 투어는 다이빙과 수중사진 때문에 잊고 있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잊고 있었던 중요한 보물을 되찾은 투어였다.











글, 사진/정상근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BASAC instructor Trai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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