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넷 1월 세미나에 가다.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내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다이빙을 좀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을까?’ 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하면 수중에서 해양 생물을 잘 찾고 이해하며 수중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로 관심사가 바뀌었다.
세미나를 들으러 오신 많은 다이버들
스쿠버넷 들어가자마자 나를 반겨준 스쿠버넷 로고
작년 12월 골드피쉬 스킨스쿠버의 보홀 투어를 다녀왔다. 콤팩트 디카에 스트로브가 한 개 달린 카메라를 들고 4일 동안 다이빙을 했었는데 이 때가 태어나서 처음 수중에서 사진을 찍어본 것이었다.
4일 동안 찍은 사진을 쭉 훑어보며 느낀 점은 “나란 사람, 해양 생물 진짜 못 찾는구나!!”였고, 의문점은 “물색을 맞춘다는 말의 의미가 대체 뭐지?”였다.
사진을 찍으려면 일단 피사체를 찾아야 하는데, 정말이지 내 눈엔 보이는 건 그저 돌이었고, 평범한 물고기였다. 또 내가 찍은 사진을 보면 전체적으로 뿌옇고 하얀 느낌들이 많았는데, 그 이유를 여쭤보니 물색 맞추는 연습부터 하라는 대답이었다.
물색을 맞추고 피사체는 스트로보로 조절하라..?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으면서도 잘 모르겠던 찰나, 페이스북 스쿠버넷 페이지에 세미나 이벤트 공지가 떴다.
오신분 자기 소개시간
수중 사진 작가와의 만남 <주원>
권천중 박사의 아는 만큼 보이는 해양 생물지금은 나에겐 딱 맞는 맞춤형 세미나였던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1월 25일 오후 2시, 스쿠버넷 사무실로 향했다. 조촐한 간식이 준비되어 있었고, 꽤 많은 다이버들이 모였다. 2시 10분쯤 사무실 불이 다 꺼지면서 주원님의 사진 감상이 시작되었다. 광각사진부터 접사사진까지 다양한 사진들을 감상하는 내내 사진을 찍을 때의 팁을 알기 쉽게 설명 해 주셨는데, 기억에 남는 팁은 물색 맞추는 이유에 대한 것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바라 봤는데 파란 하늘과 창문에 놓여있는 장미꽃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어보면 하늘이 잘나오게 찍으면 장미가 까맣게 나오고 장미가 잘나오게 찍으면 하늘이 하얗게 나오는 원리와 똑같다는 설명을 듣고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명답을 얻은 기분이었다.
스쿠버넷 최성순 대표님의 인사말
그리고 또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냥 평범해 보이는 산호들과 평범해 보이는 물고기들 사진을 절대 평범하지 않게 연출하여 찍은 사진들이었다. 꼭 특별한 피사체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멋진 사진과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다.
주원님의 주옥 같은 설명과 함께 사진감상을 마치고 10분간의 휴식 후 바로 이어서 권천중 박사님의 <해양 생물의 이해와 보전>이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시작되었다. 평소 해양 생물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는 편인데도 물속에 들어가면 해양생물을 정말 못 찾는 편이라 필기도구를 꺼내 들고 열심히 들었다. 식물부터 동물까지 전체적인 큰 틀에서의 해양 생물에 대한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던 세미나였다.
특히, 몇 가지 재미있었던 점은 물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들이 알고 보면 꽃도 피고 저마다 이름도 있고 심지어 멸종위기에까지 놓여 있다는 사실이었다. 또 산호도 알고 보면 동물이라는 것과 갯민숭달팽이에 독이 있어서 물고기들이 먹으면 바로 뱉어 내기도 하며 장님새우는 진짜로 눈이 퇴화되어 안 보이기 때문에 고비들 하고 함께 살고 있다는 설명들이 너무 재미있었다.
주원 세미나-주원님의 사진들 감상 중. 찍을 당시의 상황과 장소 설명을 같이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재미있었다
재미있는 해양 생물에 관한 설명 뒤로 이어진 해양 보존에 관한 내용에서는 멸종 위기에 놓인 여러 생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제일 안타까웠던 점은 바다거북들이었다. 거북들이 생각보다 똑똑하지 못해서 사람들이 버린 비닐이나 그물을 해파리나 해초인 줄 알고 삼켜 그것이 목에 걸려 질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다. 바다를 헤치는 가장 큰 원인은 사람이라는 마지막 이야기에 크게 공감했다.
해양 생물에 대해서, 그리고 그 해양 생물들을 멋지게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다이버로써 이번 세미나에서 배운 점은 너무나 많았고, 뜻 깊었던 시간이었다. 좀 더 성장된 자세로 자연을 더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더 하게 됐다.
권 천중세미나-파워 포인트를 이용하여 어렵고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그림과 사진을 이용하여 좀 더 쉽게 설명해 주신 권천중 박사님
골드피쉬 스킨스쿠버
SDI 강사 이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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