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욱의 메디컬 다이빙 스토리
세균(bacteria)성 외이도염
2년 동안 매달 꼬박꼬박 연재하던 스토리는 지난 여름 이후 오랫동안 휴지기를 가졌다.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 낯설기도 하지만 동시에 고향에 돌아온 기분도 함께했다. 아무튼 개인적인 이야기는 그만하고 오랜만에 글을 쓰는 이유나 잠시 설명해 보겠다. 그 동안 필자는 다이빙을 다니며 직접 경험했던 문제나 주변인이 경험했던 의학적인 문제들을 소재로 스토리를 써왔다. 그곳에서 만났던 다이버들로부터 자주 받았던 질문들 또한 소재로 다루기에 적당했다.
필자는 얼마 전 동굴다이빙 교육을 받고자 멕시코 칸군에 열흘간 머물렀다. 그곳에서 스무 번이 넘는 동굴다이빙을 하던 중 함께한 버디들 귀에 통증이 발생하여 짧게는 하루 길게는 사흘씩이나 다이빙을 쉬는 걸 지켜봤다. 필자 또한 다이빙 5일째 가벼운 귀 통증이 있었고 영국인 다이버로부터 에탄올이 포함된 귀 점이액을 빌려 수 차례 외이도를 씻어내고는 증상이 호전되어 쉬지 않고 다이빙을 할 수 있었다. 이곳 멕시코로 동굴 다이빙을 자주 온다는 외국인 친구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소독용 에탄올이 함유된 여러 가지 점이액을 지니고 다니며 다이빙 시작 전과 후에 외이도를 씻어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한국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준비물이었다. 수중동굴이라는 특별한 환경을 이해함에서 나오는 준비였다.
여러분 중에도 동굴 다이빙이나 수영장 활동 후 압통, 귀충만감, 청력감소, 소양증 등을 경험한 분들이 상당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그렇다 오늘은 다이빙과 관련된 “세균성 급성 외이도염(Bacterial acute otitis externa)”에 대하여 간략히 알아보자.
우리 귀는 내이/중이/외이 이렇게 3곳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외이도란 고막(tympanic membrane) 바깥쪽에서 외이공(귓구멍입구)까지를 말한다. 우리가 수영을 하든가 다이빙을 하게 되면 외부로부터 물이 외이도를 통해서 고막 바깥부분까지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특히나 해수 다이빙이 아닌 담수(수중동굴, 저수지, 호수)환경이나 수영장의 경우에는 세균(bacteria)의 서식환경이 바닷물보다 좋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외이도에 세균이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 세균(bacteria)은 산성/염기성 환경에서는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다.
바닷물은 약한 염기성을 띠는데 반해 수중동굴은 대부분 중성에 가까운 담수이며 햇볕과도 차단되어 있어 세균(bacteria)이 서식하기에 해수에 비해 환경이 좋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다이빙과 관련된 급성 외이도염의 경우에는 대부분 원인이 세균(bacteria)에 의한 세균성감염 질환이다. 진단은 앞에서 이야기 했던 통증, 귀 충만감, 청력감소 때로는 발열과 음식 먹을 때 턱관절 부분의 불편감 등의 증상이 있고, 이경(otoscope)이 있다면 외이도를 들여다봤을 때 내부 피부의 발적, 짓무름, 부종이 관찰되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외이도를 자주 관찰하고 청결히 유지하며, 통증이 심하다면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에탄올이 함유된 점이액으로 세척 등으로 간단하게 치료가능하나 증상의 정도가 심하다면 외이도의 산도 유지(acidification)와 원인 인자를 제거하며 항생제와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점이액을 하루 3, 4회 일주일간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사용한다. 주변에 아무런 약제도 구할 수 없다면 아세트산이 함유된 식초나 희석된 빙초산으로 세척을 하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으니 사용해 보면 좋을 듯하다.
박건욱
GUE Tech 2 Diver
GUE Cave1 Diver
GUE DPV 1 Diver
SSI instructor
가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