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홀 수중사진 세미나 투어2제니의 후기Jenny's Episode수중촬영세미나~~~
“광각이 뭐에요?” 이것이 제가 교수님께 처음 던진 질문이었습니다.
머.. 교수님의 표정은 다들 상상이 되죠?
이만큼 카메라에 관심이 없었던 제가 여러 가지 이유로 이번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만!
덕분에 스쿠버다이빙을 더 즐겁게 하게 되었습니다.
물속세상은 우주와 같고 동화 같기도 합니다.
그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세상을 내가 담아서 다시 보고 다시 보고, 볼 때마다 그날의 사람들, 날씨, 기분, 수온... 이런 것들이 다시 생각이 나고 그래서 저는 또 행복해지고^^
아, 이젠 접사, 화이트밸런스, 노출, 줌 등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수중촬영 키포인트는! 태양과 바다가 들어가면 사진이 더 풍성해진다. 그리고 인내심도 필요하다 하였습니다~
저에게 자꾸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신 정상근 교수님, 서민욱 강사님, 시크 마야님, 뻣뻣 승엽님, 모범 용득님! 감사합니다.
그럼 행복한 동화 같은 이야기를 살짝 엿보여 드리겠습니다. ^^
에피소드1: 타이탄트리거피시와 술래잡기이날은 속이 불편해서, 다들 먼저 입수하고 저의 버디 용득님만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가 아픈 속을 해결하고 바로 입수를 했는데, 어떤 놈이 정면으로 돌진해서 오는 겁니다.
저는 살짝 피했고 이 사실을 버디에게 알리려고 가는데, 누군가가 뒤에서 발을 잡더군요. 그래서 뒤돌아보니, 이놈이 저의 핀을 물고 있는 겁니다.
너무 재미있어서 막~~~ 버디에게 달려가서 알렸습니다.
용득님은 그 놈을 보고는 저에게 아주 잘했다는 표현으로 엄지손가락을 힘차게 보여주셨습니다.
그 후 40분을 놈을 사이에 두고 용득님과 사진 찍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좀 좇아 다니다가 멀리 가버리면 저희는 포기하고 다른 수중촬영 감을 찾아서 놀고 있으면 이놈이 또 와서는 저희에게 돌진을 하거나 핀을 무는 겁니다.
타이탄트리거피시와 술래잡기 사진/ 이 용득
저는 다른 핀으로 이 녀석의 뺨을 때려 보려고 했지만 어려웠습니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잠복근무도 하고 그 놈이 다시 나타나기를 기다리기도 하고 기분은 마치,,,, 제가 화성을 침범하고 이 화성인은 나를 쫓아 내려고 전쟁을 하는? 전투적으로 너무 즐거웠습니다.
시간이 지나 다른 일행들이 왔는데, 저희를 보고는 정교수님과 서강사님 까무러치셨죠!!
이 녀석의 정체는 타이탄트리거피시이며 산란기이며 알을 낳기 위해 파놓은 곳에 우리가 얼쩡대서 자구 싸움을 걸었던 모양입니다. 저는 제가 바다를 살짝 오염시켜서 화가 난 줄 알았거든요. ㅋㅋ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타이탄트리거피시는 이빨도 강해서 살점을 뜯어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조심하세요^^
에피소드2: 거북이와 대릿쬬안전정지를 다 끝내고 이제는 나가볼까? 하고 있는데 갑자기 등장한 몸체 1미터 정도 되는 거북이!
저는 물론 다들 달려갔어요.
그런데 이 거북이가 멀리 가지도 빨리 가지도, 깊이 가지도 않고 계속 같이 놀아주는 겁니다.
계속 돌다가 한번은 거북이님이 배를 내주더군요.
그래서 또 잽싸게 배 밑으로 들어가서 서로 마주보며 수영을 잠시 했어요.
전 이때 “혹시 수컷인가? 수중세계에서 나 먹히는 거야?” 하며 확인을 해봤는데 그녀는 암컷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옆으로 나란히 수영을 하며 교감을 나누었습니다. 저는 계속 공기잔압을 체크하며 대릿쬬(직진) 하다가 공기가 30바 정도 남았을 때에 그녀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거북이와 다이버 사진/ 정 상근
그런데 주위를 보니 아무도 없더라구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정교수님과 또 한 분이 더 있었는데 말이죠.
자세히 보니 저기~~~에서 가부좌를 틀고 눈에서는 레이저를 쏘고 계시는 분이 있었으니.. 안전정지를 다 마친 후라서 다들 나가고 공기 아주 조금 드시는 정교수님만이 저를 따뜻하게? 기다려 주었습니다. 너무 신나고 재미있어도 정신줄을 놓으면 안되겠더군요.
거북이와 대릿쬬… 그 10~15분간 너무 행복했습니다만 앞으로는 조심 또 조심하겠습니다!
생명의 은인 정교수님! ㅎ
에피소드3: 특수 후드 특허신청.저는 후드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후드를 쓰면, 머리카락이 정리가 돼서 마스크 착용 후 물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해주고, 마스크가 고정도 되고요. 따뜻하고, 또 특이한 후드를 쓰면 사진 속에 제가 어디에 있는지 확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후드에도 단점이 있었으니, 소리가 잘 안 들립니다. 저는 바다에 들어가면 조금 정신줄을 놓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엇인가에 집중을 하면 다른 소리가 더 안 들리잖아요! 그래서 여럿 죽였습니다. 정교수님, 서강사님, 저의 버디들…… 흠…. 저를 부르다가 손이 부르틀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 ‘대릿쬬(필리핀 비사야 말로 ‘앞으로’의 뜻으로, 제가 무조건 직진 중이라서..ㅡㅡ;;)’
거북이와 대릿쬬 할 때도 저를 엄청 불렀다고 하더군요. 죄송합니다. 꾸벅.
이제 제게 필요한 것은 고급 펀칭기! 협찬 받습니다~~~~ㅋ
후드 제작하시는 분들은 귀 부분에 구멍을 몇 개 뚫어주면 이퀄라이징도 더 잘되고 소리도 잘 들릴 것이라, 아주 잘 팔릴 것으로 봅니다.
이거 특허신청을 해둬야 하나요?
제니의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