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가득한 젊은 다이버들의 모임
텍 코리아
꿈의 궁전에서 만난 망상어떼들
텍 코리아텍 코리아는 테크니컬 다이빙을 사랑하는 젊고 열정적인 다이버들의 친목단체이다. 퐁당클럽의 이승 강사가 회장을 맡고 있으며 10여 명의 젊은 강사들이 모여있다. 다이빙 숍을 운영하거나 장비 업체에서 근무하는 등 대부분의 멤버들이 다이빙 업계에 종사한다. 친목단체이지만 친목을 위한 활동만이 아니라 함께 세미나를 하고 정보 공유를 발전적인 모임이다. 이번에는 영진 아쿠아존으로 첫 다이빙 투어를 다녀왔다.
영진항
영진 아쿠아존으로텍 코리아의 멤버들이 지난 7월 25일 밤 강릉 영진 아쿠아존에 모였다. 텍 코리아의 첫 다이빙 투어였다. 평일보다 주말이 더 바쁜 전업 강사들이 많은 탓에 힘들게 맞춘 날짜였다. 일기예보로는 바람이 많이 불어 다이빙이 힘들 것 같았지만 어렵게 맞춘 날짜를 바꿀 수는 없었다. 편안하게 테크니컬 다이빙을 즐길 수 있으면서도 다이빙을 못 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먹을거리, 놀거리가 많은 영진 아쿠아존(대표: 김창문)을 향했다. 영진 아쿠아존은 기체 블렌딩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김창문 사장이 오래 전부터 테크니컬 다이버로 활동을 해와서 테크니컬 다이버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또한, 주문진 항에서 가까워 주변에 맛집이 많고, 분위기 좋은 카페와 호프 등이 지척이라 궂은 날씨를 대비한 텍 코리아의 첫 투어지로 적격이었다.
스쿠버텍의 이수민 강사와 다이브 아카데미의 김 경수 강사
텍 코리아와 함께한 다이빙다음 날인 26일 토요일. 예보와는 달리 바다는 비교적 잔잔했고 다이빙을 진행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물 밖은 덥지만 동해의 낮은 수온을 아는지라 모두가 드라이슈트를 준비해왔는데 마치 작년에 있던 "싼티 모여라" 행사가 재현된 듯한 기분이었다. 함께한 스쿠버텍 이수민 강사의 표정이 유난히 밝아 보였다. 여유롭고 편안하게 다이빙 준비를 마치고 항으로 이동해 고무보트로 다이빙을 나갔다. 영진 아쿠아존에서 새로 만든 "오션김" 호를 타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고무보트를 타는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바람이 불 때는 높이가 낮고 안정적이며 기동성이 좋은 고무보트를 이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설명이었다. 다음 날인 일요일에는 "오션김"호를 탈 수 있었다. 좌우가 널찍한 배는 16명의 다이버가 타고도 넉넉했고 배 위로 올린 파란 차양 덕에 햇볕을 피할 수 있었다. "오션김"호는 모두를 편안하고 안전하게 포인트까지 이동시켜주었다.
빅핸드의 김 동현강사와 퐁당 클럽의 이승 강사
대부분의 멤버들이 더블탱크로 다이빙을 진행했다. 늘 다이빙을 하고, 일로 다이빙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위한 다이빙의 기회는 오히려 적을 수도 있다. 교육 다이빙이 아닌, 학생들이나 회원들과 함께한 다이빙도 아닌, 자신을 위한 다이빙이었고 스킬이 비슷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즐기는 다이빙이었다. 편안하고 즐거울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사진을 찍는 입장에서는 어딜 봐도 훌륭한 모델들이 가득한 색다른 다이빙이었다. 수중 사진가들처럼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밝은 라이트를 손에 들고 훌륭히 자세를 잡고 있는 테크니컬 다이버들. 수중사진 모델로서는 이들만큼 훌륭한 다이버가 없을 것 같다. 어느 순간에 누구를 보더라도 훌륭한 자세이니 말이다.
바다는 기대 이상의 잔잔함을 보여줬지만, 수온은 기대 이하였다. 25m 수심에서부터 5m까지 균일한 수온을 보여 안전정지 때까지 10°C의 수온이 유지되는 이상한 현상이 있기도 했다.
레드씨 다이브팀 황진훈 씨디와 윤병혁강사
주문진 맛집 투어날씨 때문에 다이빙을 못 할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주문진까지 간 것은 다이빙을 못 해도 맛집 탐방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무얼 하던지 즐겁고,맛있는 음식을 먹는 건 언제고 기쁜 일이니까! 그렇게 우리는 다이빙 포인트에 대한 계획보다 맛집에 대한 계획을 매끼 별로 꼼꼼히 정하였고 그 결과는 모두 대만족이었다.
철뚝 소머리국밥영진 아쿠아존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다. 작고 허름한 외양에서 숨은 맛집의 기운이 물씬 풍겼다. 고정 메뉴는 소머리국밥 한 가지. 계절별미로 여름에는 콩국수, 겨울에는 떡만두국을 팔고 있지만, 아침 식사이니 모두 소머리국밥을 시켰다. 김치, 호박무침, 감자조림 등 기본 반찬도 모두 맛이 좋지만 국밥집의 핵심은 당연히 국밥이다. 뽀얗게 진한 국물은 그야말로 진국이었고 뚝배기 가득 담긴 고기는 고소한 맛과 쫀득쫀득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아침 식사로 다소 무거운 메뉴였음에도 대부분의 멤버들이 국물까지 깨끗이 비웠을 만큼 맛이 좋았다.
실비생선구이7,000원짜리 백반과 10,000원짜리 생선구이정식 메뉴를 반반씩 시켰다. 백반을 시키면 생선구이와 깍두기, 물김치, 김, 양파 장아찌, 가지 무침, 된장찌개, 가리비조개 젓갈과 청어알 젓갈 등 푸짐한 기본 반찬이 나온다. 백반만 시켜도 생선구이가 나오지만 생선구이정식을 시키면 기본 반찬과 함께 나오는 생선의 종류가 더 많아진다. 백반과 생선구이정식을 섞어서 시키면 다양한 생선을 맛보면서 실속을 챙길 수 있다. 생선구이 맛집으로 소문난 곳답게 방금 구운 싱싱한 생선들이 고소하게 맛있었지만 멤버들의 입맛을 더욱 사로잡은 건 청어알 젓갈이었다. 바삭한 김에 뜨끈한 밥과 청어알 젓갈을 듬뿍 싸서 먹으면 진정 일품! 청어알 젓갈은 얼마든지 리필을 해주므로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지난 해 "아빠! 어디가?"를 통해 방송에 노출된 후 더욱 많은 손님이 찾는다고 하는데 아침 시간이었음에도 식당은 많은 손님으로 북적거렸다. 많은 손님이 찾는 유명 맛집이라 세심하게 친절한 서비스는 없었지만 그래도 손님을 대하는 손길이 넉넉하여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마치며텍 코리아의 첫 번째 다이빙 투어. 함께 즐거운 다이빙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 재미있는 시간이었지만 다이빙에 대한 부분은 조금 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름도 "텍" 코리아인데 말이다. 첫 다이빙 투어이기도 했고 다이빙을 할 수 없을 것 같단 예측이 더 컸기에 다이빙에 대한 계획보다 함께 즐기는 것에 더욱 초점을 두었다.
다음 투어는 다이빙에 조금 더 비중을 두고 재미있는 테크니컬 다이빙을 할 수 있기를! 테크니컬 다이빙을 교육만이 아니라 실제로 국내 바다에서 즐기며 테크니컬 다이빙계의 새로운 활력이 되길 기대해 본다.
단체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