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수중산맥, 낙산내기 다이빙
Naksan Naegi
대한민국 국민들 중에는 우리나라의 1차산맥인 태백산맥을 모르시는 분들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태백산맥은 완만한 지형의 영서 지방과 반대로 급경사를 이루며 좁고 긴 해안지대를 이루고 있는 영동지방을 나누는 경계산맥이기도 합니다.
고래바위
제가 산맥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육지의 산맥과 바닷속 산맥의 연관성을 말씀 드리고 싶어서입니다.강원도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을 많이 떠올리시고 속초, 고성, 양양하면 “설악산”을 생각합니다.미시령 터널을 지나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울산바위를 비롯하여 설악산은 웅대한 산의 생김새를 자랑합니다. 또한 아름다운 계곡도 잘 발달되어있죠.기암괴석과 울산바위! 유난히도 바위가 많은 산입니다.
Submarine Ridge
그러면 바다 속에는 산과 산맥이 없을까요?설악산과 같은 기암괴석과 거대한 암석들이 많은 바다가 영북지역(고성, 속초, 양양) 앞바다입니다.비치다이빙을 하여도, 보트다이빙을 하여도, 바다 속 수중암반이 멋진 포인트들이 많습니다.
강원도지역의 리조트를 이용하여 다이빙을 하게 되면 자연수중암반 포인트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강원도 양양지역을 기점으로 남쪽지역의 바닷속을 들어가보면 자연암반포인트 보다는 인공어초 포인트가 많습니다.
육지산맥지도와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제공하는 3D수중지형도를 보시면 육지산맥과 바닷속 산맥이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확연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엄청난 규모의 해저산맥이 보이는데, 다이버들이 확인하고 경험해본 바다산맥이 어느 정도나 될까요?조족지혈이라는 말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부채뿔산호, 섬유세닐 말미잘 해면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고래바위
영북지역에서 다이빙 경험이 있는 다이버들은 “낙산내기”또는 “낙산대기”라고 불리는 포인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90년대 현지어민들 사이에서는 낙산내기라고 불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낙산내기라고 표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낙산내기란 특정 포인트를 칭하는 것이 아니라 영북지역의 앞 바다에 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져있는 수중암반줄기(수중산맥)을 가리킨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낙산내기”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곳에서 맑은 날 양양 쪽을 바라보게 되면 해수관음보살상이 있는 낙산이 보여서 어민들 사이에서는 낙산내기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길게 이어져 있는 낙산내기 수중 줄기에 있는 멋진 포인트들에 리조트마다 포인트 개발을 하여 여러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낙산내기” 수중줄기에 있는 포인트들을 들어가 보면 대부분의 다이버들이 와~하고 탄성을 지르고 멋있다고 입을 모읍니다.울긋불긋 단풍이 물든 설악산을 물속에서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저는 97년도와 98년도에 고성에 위치한 봉포다이빙 리조트에서 스태프로 근무를 한적이 있습니다.그때 당시 리조트에서는 손님이 많지 않은 평일에는 멋진 포인트를 찾으러 다니는 것이 일과였습니다. 고무보트에 작은 어군탐지기를 가지고 다니며 수중암반이 나타나면 입수하여 포인트를 개발하곤 했었죠.그러던 중 어민의 제보로 낙산내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어민들이 그물을 걷게 되면 항상 많은 양의 부채뿔산호가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낙산내기”라고 부르는 곳이었고, 큰 수중암반들이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계속 이어져있었습니다. “낙산내기” 줄기를 탐험하며 멋진 곳이나 큰 수중암반들에 각각 포인트 이름을 지어준 것으로 기억합니다.
섭바위
20m∼30m 수심대의 암반을 경험하다가 테크니컬 다이빙을 하면서 조금 더 먼바다의 40m 이상 수심을 탐험하면 웅장함을 느끼게 하는 거대한 암반들의 무리로 이루어진 포인트들을 만나게 됩니다.같은 수중이지만,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수중계곡도 멋지게 발달되어있고, 바위 틈틈이 산호와 말미잘, 볼락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수온이 높아지고 시야도 좋아지는 동해바다 다이빙을 즐기기 즐거운 계절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동해바다 수중산맥을 탐험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영북지역 리조트들의 대표적인 포인트들을 탐험해 보시는 것만으로도 영북지역 바닷속 수중산맥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테크니컬 다이빙을 배우시는 다이버 분들이라면 친분이 있는 리조트와 협력하여아직 다이버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미개척 포인트를 개발해보는 것은 어떨까요?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포인트를 발견, 탐험할 때의 쾌감과 성취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박용민
SSI강사
1995년 다이빙시작
1997 최연소 국가잠수 기능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