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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홀 속의 블랙홀 이야기-The Black Hole inside Blue Hole, Palau

The Black Hole inside Blue Hole, Palau
블루홀 속의 블랙홀 이야기


신들의 정원으로 너무나도 잘 알려진 남태평양의 팔라우는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수중세계를 가지고 있는 다이빙 여행지이다. 필자가 처음으로 이곳에서 다이빙을 하게 된 것은 1998년도 10월경이였다. 처음 경험한 이곳의 기억은 오랜 시간 동안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는데, 그 이후 몇 차례 더 팔라우 다이빙을 하게 되면서 그 좋았던 느낌이 계기가 되어 괌, 필리핀 등에서 다이브 리조트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팔라우에 정착하기에 이르렀는데 벌써 2년이 지났다. 이제는 가이드의 입장에서 다이빙을 진행하고 있어서 처음 관광객으로서 다이빙을 했던 때와는 너무나도 다른 시각을 가질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라우 다이빙은 여전히 매력적이라 이 모든 것들을 사진에 담아서 기록하고자 한다.

누군가 설치해 놓은 영구라인을 따라 유영하는 테크니컬 다이버


팔라우는 2.300 여 개의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락 아일랜드라고 하는 코롤과 페릴리우 사이의 바다 위에 떠있는 작은 섬들은 너무나 아름다우며 다이빙을 위해 이동하는 중에도 훌륭한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다이빙 마니아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곳에서 다이빙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 이다. 본 섬에서 다이빙 포인트까지는 30~50분 가량을 빠른 속도로 달려가면 코발트 색의 바다를 만날 수가 있다. 그 중에 오늘 이야기 할 곳은 Ngemelis Island 남쪽에 위치한 Blue hole site이다.

블루홀에서 좁은 입구를 통과하면 블랙홀로 들어갈 수 있다

4개의 수직 구멍으로 이루어진 블루홀은 아름다운 수중 사진을 만들 수 있는데 작은 구멍들을 통해 내려오는 아름다운 태양의 빛 내림은 신성한 느낌까지 준다. 또한 이곳에서는 갯민숭달팽이와 전기가리비 등 다양한 종류의 작은 해양생물들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은 그 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black hole” 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블루홀 속에 있는 또 하나의 동굴은 죽음의 동굴 이라고 불려지기도 하지만 그 누구도 이곳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들뿐이라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 할 길이 없었다. 물론 이곳에서 몇 차례의 사고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그 누구도 쉽게 블랙홀에서 다이빙하려 하지 않는데 그 때문에 동굴에 대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장비들이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물론 필자도 두세 번의 시도해보았지만 전문적인 장비와 팀이 만들어지지 못했기에 포기했었다. 그러던 중 팔라우에서 테크니컬 다이빙 시스템을 준비하게 되었고, 장비들이 갖춰지면서부터 조금씩 베일에 쌓여 있는 이 동굴을 탐험 하게 되었다.

블랙홀(The Black Hole)
이름 자체만으로 섬뜩할 정도로 냉기가 흐르는 동굴로 많은 소문들이 전해져 왔다. 수평동굴에서 갑자기 수직동굴로 70m까지 이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이곳에서 홀로 다이빙하다가 공기가 떨어질 때까지 출구를 찾지 못해서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직접 들어가 보기까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떤 동굴일까? 나에게 너무나 강한 호기심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래서 몇 차례 계획을 세우고, 장비를 선택해서 동굴을 직접 탐사하게 되었다.


먼저 블루홀 바닥의 수심 23m 지점에서 보면 전기 조개가 서식을 하는 곳에 작은 구멍이 하나 있다. 입구의 크기는 1m 안쪽의 작은 구멍이며, 이 입구를 통과하면 거짓말처럼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블랙홀 안에는 이미 누군가가 설치한 메인 라인이 있었고, 중간에 에로우들도 붙어 있었다. 바닥수심은 최대 42m까지 이르는데 바닥은 머드 상태의 침전물이 가득했다. 동굴의 폭은 약 15m 정도, 높이는 약 24m 이며, 천정의 수심은 18m 정도된다. 길이는 약 80m~ 100m 정도로 추측되며 메인 라인을 따라 가다 보면 동굴의 끝부분이 나온다.
바닥은 미백색의 머드(진흙) 산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간혹 동굴의 바닥 부분에 작은 구멍들이 보이긴 하지만 다른 곳과 연결이 되어있지는 않았다. 동굴 진행 방향은 남서쪽이며 좌우 동굴 벽에는 부유물들이 마치 눈처럼 쌓여있고, 바닥 중간 지점에는 마치 사막의 모래 산을 연상케 하는 언덕들이 나오며, 이곳을 지나면 마치 계곡의 형태로 이어지는 곳들도 있어 멋진 수중 동굴 사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또한 이곳에는 오래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두 마리의 바다거북 뼈가 있는데 하나는 잘 보존이 되어 있지만 나머지 하나는 형체를 알아 보기 힘들 정도로 몇 조각의 뼈들만 남아 있다.


필자가 탐사 하던 중에서 한번은 출구를 찾지 못한 대형 마블레이 한 마리가 어둠 속에서 헤매는 것을 발견한 적이 있다. 출구를 찾지 못해 어둠 속에서 유영 하다 보니 동굴의 벽에 부딪히기를 몇 번 하다가 끝내는 바닥에 누워버리고 말았다. 이것을 보며 어두움에서 길을 잃고 생을 마감한다는 끔찍한 생각을 하니 등골이 오싹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동굴속 이글레이

그 이후에 다시 동굴 탐사를 하며 마블레이를 찾아보니 다행히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저 멀리 작은 구멍으로 들어오는 희미한 광명의 빛을 향해서 사투를 펼치며 포기 하지 않았기에 새로운 삶을 찾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길을 잃은 마블레이는 헤매다가 운 좋게 출구를 찾을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동굴다이빙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일반인들은 절대로 블랙홀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이곳에 대한 정보도 정확하지 않을뿐더러 충분한 기체와 장비를 휴대하지 않았다가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기체와 적절한 장비를 갖추고 또한 제대로 된 동굴 다이빙 교육을 받은 사람들만이 경험이 있는 가이드와 함께 다이빙을 진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준연
TDI/SDI Instructor Trainer #4191NAUI/CMAS . Instructor. Trimix/Rebreather Instructor Rebreather Trimix diving -130MUnderWater Photographer.EZ-SIDE MOUNT system BCD .Owner and Developer.Palau James dive center.Palau Marine Tour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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