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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프리다이빙 도전기!-SSI Freediving Lv1 & Depth Challenge 2014

김기자의 프리다이빙 도전기!
SSI Freediving Lv1 & Depth Challenge 2014

프리다이빙 붐이 계속되고 있다. 동호회 활동이 늘고 있고 프리다이빙 강사들도 많아졌다. 가끔 올림픽 공원 수영장을 찾으면 스쿠버다이버만큼이나 많은 프리다이버들이 보인다. 필자의 주변에도 프리다이빙을 배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그 중 많은 사람들이 필리핀 보홀 섬의 프리다이브 팡라오를 찾는다. 김동하, 김고은 강사가 운영하는 프리다이브 팡라오는 "안 되는 사람도 되게 하는 마법 같은 곳"으로 소문이 나있다. 김기자가 직접 프리다이브 팡라오를 찾아 그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았다. 스쿠버다이빙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바다를 만나는 프리다이빙, 그 매력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목차
1. SSI Freediving Lv1 과정
프리다이빙의 장비
2. 트레이닝, 그리고 이퀄라이징
3. 대회 하루 전
대회 규정 요모조모에 대한 Q&A
4. 대회 첫째 날
5. 대회 둘째 날
6. 시상식, 축제의 시간
대회 결과
7. 프리다이브 팡라오

                                                                                                                                                                             1.SSI Freediving Lv1 과정
SSI Freediving Lv1 과정은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데 하루는 이론교육과 수영장 교육을 하고 그 다음 하루는 해양 실습으로 진행된다. 필자가 프리다이브 팡라오를 찾았을 때는 추석 연휴와 Depth Challenge 2014로 많은 프리다이버들이 프리다이브 팡라오를 찾은 바쁜 시기였다. 필자를 포함해 Lv1 교육을 받는 사람은 모두 6명이었는데 이명국 강사와 이건희 강사가 각각 3명씩을 맡아 교육을 진행했다.                                                                                                                                                                                                                                      첫째 날 이론 시간에는 프리다이빙의 생리와 기술에 대해 중점적으로 배웠다. 잠수를 할 때 나타나는 신체에서 일어나는 변화인 포유류 잠수 반응(Mammalian Diving Reflex, MDR)과 LMC(Loss of Motion Control), Blackout 등과 같은 위험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 대처법 등을 배웠고, 호흡 방법, 입수와 유영 등 앞으로 몸으로 익히게 될 기술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오전의 이론 교육이 끝난 후 함께 간단히 점심을 먹고 장비를 챙겨 수영장으로 이동했다. 수영장에서는 먼저 각자에 맞는 웨이트를 측정하고 착용하여 수중에서 중성부력 상태를 만들고 핀킥 방법, 손으로 추진력을 만드는 키 스트로크 key stroke 등을 연습하고 물속에서 블랙아웃 상태인 다이버를 만났을 때의 상황을 가정하고 레스큐 훈련을 했다. 또 편안히 물에 엎드린 상태에서 물속에 얼굴을 담고 호흡을 하지 않는 스태틱 기록을 측정했다. 마지막 과정으로 200m 수영까지 마치고 났을 때는 어느덧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다.                             
                                                                                                                                                                                                                      다음날은 바다에서 교육이 진행됐다. 수면에 오래 머무는 프리다이빙은 더욱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 따라 훈련장소가 바뀐다. 하바갓 habagat 시즌에는 돌조비치에서 해양 교육을 하고 아미한 amihan 시즌에는 프리다이브 팡라오가 있는 다나오 비치를 이용한다(habagat과 amihan에 대해서는 이번 호의 "필리핀 보홀, 발리카삭 그 이상의 다이빙" 기사를 참고하자!). 스피드 보트를 타고 Depth SSI Freediving Lv1 과정를 위해 설치된 플랫폼에 연결된 부이에 내렸다. 부이에는 10m 길이의 밧줄에 웨이트가 달려 있다. 이제 2시간 정도 물에 떠있으며 훈련을 해야했다.                                                                                                                                                                                                                                                                                                                                                                                 프리다이빙 트레이닝은 먼저 웜업으로 시작된다. 물속에서 자신이 편한 정도까지 내려가 머물며 MDR을 유도하는 것이다. 두 번, 세 번 웜업을 한 후에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된다. 먼저 줄을 잡고 내려가 보고 그것이 익숙해지면 덕 다이브로 입수를 하여 핀킥을 해서 내려간다. 하루에 오전과 오후 두 번의 트레이닝 세션을 하는데 최종적으로 10m 수심에서 팔만 이용한 키 스트로크 상승과 마스크를 벗고 핀킥 상승, 레스큐를 할 수 있어야 레벨1 과정을 통과하게 된다.                                                                                                                                  

2.트레이닝, 그리고 이퀄라이징
레벨1 교육을 모두 마친 후 하루 동안 트레이닝을 받았다. 자격증을 받은 후 수심을 늘리거나 대회 참가를 위한 연습으로 트레이닝을 받게 되는데 보통 하루에 두 세션의 트레이닝을 한다. 필자는 이번에 열리는 Depth Challenge 2014에 참가하기로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심을 늘리고 대회 규정을 익힐 필요가 있었다. 같이 레벨1 교육을 받은 친구들도 함께 트레이닝을 받다.                                                         3 대회 심판인 스테판 강사가 규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레벨1 교육을 받으면서 10m 수심을 내려가는 것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는데 그 이상의 수심을 내려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퀄라이징이 잘 되지 않는 것이었다! 필자는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한 초기부터 계속 토인비 방식(침을 삼켜서 하는 이퀄라이징 방식)으로 이퀄라이징을 해왔는데 수심변화가 빠른 프리다이빙에서 토인비 방식은 적합하지 않았다. 프렌젤 방식으로 이퀄라이징을 하는 것이 가장 좋고 그렇지 않으면 발살바 방식으로 해야 하는데 10m 이상을 내려가니 폐에서부터 공기를 끌어오는 발살바로 이퀄라이징이 잘 안 됐다. 또 입 안의 공기를 이용하는 프렌젤은 똑바로 서있을 때는 잘 되었지만 헤드 퍼스트(head first)로 머리부터 내려가는 상황에서는 되지 않는 것이었다. 프리다이빙을 배우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난관인 이퀄라이징의 문제에 필자도 봉착한 것이다. 와중에 함께 교육을 받은 두 명의 다이버는 프렌젤을 아무 문제 없이 해내며 수심을 쭉쭉 늘려 20m까지 갔다오는데 혼자 이퀄라이징이 되지 않아 10m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하니 답답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안 되는 사람도 되게 하는 마법 같은 곳"인 프리다이브 팡라오에서는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었다. CWT(Constant Weight) 종목에 참가하여 핀킥으로 목표 수심에 가는 것이 아니라 FIM(Free Immersion) 종목으로 참가해 헤드 퍼스트가 아니라 핏 퍼스트(feet first) 방식으로 내려가라는 것이었다. 프렌젤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목 근육의 힘이 약해 바로 선 상태로만 프렌젤이 됐기 때문이다. FIM 방식을 하면서 조금씩 수심을 늘려갈 수 있었다. 11m, 15.4m, 17.8m, 20.6m!! 이 정도면 그래도 대회에 참가해도 되겠다 싶었다. 프렌젤이 완벽하진 않지만 안 되면 안 되는 나름의 방식으로 대회를 참가하고 또 즐길 수 있으면 되는 것이었다.     시합에 앞서 참가 종목과 목표 수심을 적어 제출한다  2.건강진술서를 작성하고 의사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프리다이빙의 장비
프리다이빙을 할 때는 슈트, 롱핀, 웨이트, 마스크, 스노클이 필요하다. 스쿠버다이버들은 핀, 마스크, 스노클의 스킨세트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프리다이빙에 사용하는 장비는 스쿠버다이빙 장비와 조금 다르기 때문에 본인의 스킨세트보다 렌탈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낫다. 교육과 트레이닝 세션에 장비 렌탈이 포함되어 있다. 핀은 플러터 킥을 할 때 최대의 효율을 보이는 롱핀을 사용하고 마스크는 마스크 압착을 쉽게 풀 수 있도록 용적이 작은 것을 사용한다. 웨이트 벨트는 최대한 호흡에 방해가 되지 않고 빠른 상승 하강에도 움직이지 않도록 고무재질로 된 것을 최대한 아래로 내려서 착용한다.

3.대회 하루 전
대회를 앞둔 9월 10일 오후 4시, 모든 참가자, 심판, 스태프들이 프리다이브 팡라오에 모였다. 참가자들은 먼저 면책동의서와 건강진술서를 작성하고 어나운스 페이퍼(announce paper, 기록 수심 신청지)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자신이 다음 날 대회에 어떤 종목으로 몇 미터 수심을 갈 것인지 미리 적어서 제출하는 것이다. 어나운스 페이퍼는 비밀로 작성하여 수거한다. 이어 프리다이브 팡라오의 강사이자 대회 심판인 스테판이 대회 규정과 진행 방식, 주의 사항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참가자들은 진지하게 설명을 듣고 대회 진행에 대해 궁금한 사항을 묻기도 하며 규정을 숙지했다. 설명이 모두 끝났을 때쯤, 오피셜 리스트가 공개되었다. 오피셜 리스트에는 각 참가자의 종목, 웜업 시간, 입수 시간(Official Time, OT), 목표 수심(Announce Performance, AP) 등이 적혀 있다. 입수 시간은 대회 첫째 날은 깊은 수심부터 낮은 수심 순으로 10분 간격으로 정해졌고 둘째 날은 반대로 낮은 수심부터 시작했다. 각 참가자는 자신의 입수 시간 45분 전부터 물에 들어가 웜업을 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리스트를 꼼꼼히 확인하고 다음 날을 위해 서둘러 숙소로 돌아갔다                         
대회 규정 요모조모에 대한 Q&A
Q. 몇 미터 수심에 갔다 왔는지는 어떻게 확인해?
A. 심판들이 각 참가자의 목표 수심에 맞게 바텀 플레이트를 내린다. 바텀 플레이트에는 하얀 택이 달려 있고 참가자가 택을 떼오면 목표 수심을 갔다온 것으로 인정된다. 또 참가자는 대회 공식 컴퓨터를 착용하게 되는데 택을 떼오지 못한 경우 공식 컴퓨터에 기록된 수심이 참가자가 달성한 수심이 된다.
Q. 무조건 깊이만 갔다오면 되는 거 아니야?
A. NO!! 대회의 순위는 각 참가자가 획득한 점수로 결정된다. 목표 수심에 가서 택을 떼오면 목표 수심이 자신의 점수가 되고, 만약 목표 수심에 다다르지 못하면(early turn을 한다고 표현한다) 목표 수심과 실제 기록한 수심의 차이만큼이 마이너스 점수가 된다. 예를 들어 40m를 목표로 하고 택을 떼오면 40점을 획득하는 것이고 40m를 목표로 했지만 35m에서 early turn을 했다면 목표와 실제의 차이인 5m가 마이너스 점수가 된다. 여기에 택을 가져오지 못한 것이 추가로 마이너스 1점이 되서 실제 획득하는 점수는 29점이 된다. 40m를 목표로 하고 35m를 간 사람보다(29점 획득) 30m를 목표로 하고 30m를 간 사람이(30점 획득) 더 높은 점수를 획득하게 되는 것이니 무조건 깊은 수심을 간 사람이 더 높은 점수를 기록하는 것은 아니다.
Q. 어떻게든 목표 수심에 갔다오기만 하면 되는 거야?
A. 그렇지 않다! 목표 수심에 갔다오되 대회 규정을 잘 지켜야 실격되지 않는다. 입수할 때, 수중에서, 출수 후에 각각 지켜야 하는 규정이 있다. 규정을 모두 만족시키면 화이트 카드를 받고 앞선 질문에서 설명한 방식대로 점수를 획득한다. 하지만 규정을 어긴 경우 옐로 카드나 레드 카드를 받게 되는데, 레드 카드의 경우 실격이고 옐로 카드는 벌점이 부과된다.
Q. 뭘 잘못 하면 실격되는 거야?
A. 자신의 정해진 입수 시간을 30초 이상 초과하여 입수하면 실격이다. 블랙아웃이 되도 실격이고 출수 후 15초 이내에 심판에게 "I'm OK"라고 말하며 OK 수신호를 하지 않아도 실격이다. 또 심판이 결과 카드(화이트나 옐로, 레드 카드) 주기 전에 선수의 코치나 세이프티 다이버가 선수의 몸을 건드리면 실격이다.

4.대회 첫째 날
햇볕이 쨍쨍한 아름다운 날씨 속에 대회가 시작됐다. 대회는 특별한 오프닝 행사 없이 선수들이 각자 자신의 웜업 시간에 맞춰 대회 장소로 나와 준비를 하고 오피셜 타임이 되면 정해진 수심을 향해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입수 지점에는 부이에 연결된 바텀 플레이트가 참가자의 목표 수심에 맞춰 내려져 있는데 참가자는 대회 공식 컴퓨터를 팔에 차고, 팔목이나 발목에 연결한 랜야드를 부이 라인에 걸고, 바텀 플레이트까지 내려가 바텀 플레이트에 붙어 있는 하얀 택을 떼오면 된다. 이 밖에도 입수할 때, 바텀 플레이트에서 턴을 할 때, 수면에 올라와 심판에게 OK 사인을 보낼 때 각각 규칙이 정해져 있고 규칙을 모두 만족시킨 경우 화이트 카드를, 지키지 못했을 때는 옐로 카드나 레드 카드를 받게 된다. 옐로 카드는 점수에서 마이너스가 되고 레드 카드의 경우 실격처리가 된다. 대회 규정에 대해서는 스쿠버넷 매거진 지난 9월호의 "프리다이빙 미니 컴패티션" 기사와 앞서 소개한 "대회 규정 요모조모에 대한 Q&A"를 참조.                                            대회가 진행된 아름다운 돌조 비치
                                                                                                                                                                                                                      웜업 시간이 되기 전에 먼저 플랫폼에 가서 대회 분위기를 살폈다. 자신의 차례가 끝난 선수들은 모든 짐을 내려놓은 듯 홀가분한 모습을 경기를 지켜보며 다음 차례의 선수들을 격려했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선수들은 사뭇 긴장된 표정들이었다. 특히 내셔널 레코드에 도전하는 순서에는 주변 사람들까지도 바짝 긴장한 모습으로 선수를 지켜봤다. 필자의 경우 참가하는 것에 의의를 둔, 이변이 없는 한 정해진 꼴찌였기에 때문에 크게 긴장할 이유는 없었지만 그래도 심장이 두근두근 하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화창한 날씨 속에 첫째 날 대회가 치뤄졌다                                                                                                                                                       대회 첫째 날은 총 21명의 선수 중에 레드 카드 1명, 옐로 카드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화이트 카드를 받았다. 화이트 카드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라고 했는데 수심의 깊고 얕음을 떠나 목표 수심을 달성한 모든 선수들이 매우 흡족한 표정이었다.               

5.대회 둘째 날
첫째 날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은 둘째 날의 종목과 목표 수심을 다시 적어냈다. 대회는 하루만 참가해도 되지만 순위는 이틀의 점수를 합산해서 정해지기 때문에 첫날 대회를 참가한 21명 중 단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둘째 날 경기에도 참가했다. 둘째 날은 대부분 첫째 날의 수심보다 3~5m 정도 깊은 수심에 도전했다. 대부분은 첫째 날과 같은 종목으로 참가했지만 종목을 바꿔 참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내셔널 레코드는 종목 별로 나오지만 대회 점수는 종목과 상관없이 매겨진다. 첫째 날과 둘째 날 다른 종목으로 내셔널 레코드에 도전할 수도 있다.방카 보트를 이용해 만든 플랫폼의 모습                                                                                                                                                           
둘째 날은 오피셜 타임의 순서가 바뀌어서 얕은 목표 수심의 선수부터 시작했다. 따라서 필자가 첫 번째 선수가 됐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빨리 끝내고 나면 편안한 마음으로 다른 선수들의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 좋으면서도 그래도 첫 스타트인데 화이트 카드로 시작해야 할 텐데 하는 부담감(?)도 조금 있었다. 그리고 목표 수심으로 적어낸 24m가 아직 한 번도 도달해보지 못한 수심이라 걱정도 되었다. 웜업을 하면서 과연 24m에 갈 수 있을지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두 차례나 실패하고 20m에서 턴을 했다. 웜업은 편안한 수심에서 말 그대로 웜업만 했어야 했는데 괜한 시도로 걱정만 더욱 커진 것이었다. 이렇게 긴장된 마음 탓인지 첫째 날 20m를 가면서 매우 편했던 것과는 다르게(이 때는 택을 떼고 올라오면서 동영상을 찍는 사람한테 손까지 흔들어줬다!) 10m를 지나면서 벌써 이퀄라이징이 잘 안 되는 것 같고 무언가 불편했다. 멘탈과 이퀄라이징 문제가 함께 오는 것이었다. OMG!                                                                                                           상승 중인 선수를 세이프티 다이버들이 에스코트 하고 있다                                                                                                                            
(프리다이빙 강사들은 종종 프리다이빙은 멘탈과 이퀄라이징이 전부라는 얘기를 한다. 이 말은 이퀄라이징만 잘 되면 그 다음은 멘탈의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멘탈이 문제가 되기 전에는 먼저 이퀄라이징이 잘 되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일단 10m에서 멈췄다. 멈추고 생각을 했다. 스쿠버다이빙에서도 항상 강조되는 내용. "문제를 만나면 멈춰서 생각하고 행동하라!" '나는 지난 번에 스태틱을 3분 이상했으니까 이렇게 움직여도 1분 30초 정도는 숨을 참을 수 있어. 어제 20m를 갈 때도 그 정도 시간이 걸렸으니까 지금 호흡은 충분해. 긴장할 거 없어. 프렌젤이 잘 안 되지만 10m니까 토인비를 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조금 더 내려가 보자.' 그렇게 첫 번째 고비를 넘겼지만 20m 쯤이 되니 다시 이퀄라이징이 잘 안 되면서 올라가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하지만 다시 멈춰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정말 조금만 더 내려가서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하얀 택이 나풀거리고 있었다. '으아, 바로 저 아래인데! 20m에서 24m면 압력 변화가 그리 크지 않으니 괜찮지 않을까? 쫌만 더 내려가서 손을 뻗어보자. 귀가 아프면 올라가면 되지, 뭐.' 짧은 순간 동안 이런 생각을 하고 한두 차례 더 줄을 당겨 내려가 허겁지겁 택을 땠다. 그 다음부터는 일단 반 이상은 한 것이니 마음 편히, 하지만 팔은 급히 줄을 쭉쭉 당겨 상승! 수면에 도착해 부이에 몸을 기대 마스크를 벗고 눈 앞에 보이는 심판에게 "I'm OK!" 사인을 보내고 하얀 카드를 내미는 것을 확인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리고 결과적으로 전체 선수들 중에 가장 적은 수심인 24m를 갔다 온 것일 뿐이지만 어려움을 느끼고 그것을 극복하고 해냈다는 것에서 가슴 벅찬 성취감이 느껴졌다. 수심 기록을 위한 대회지만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둘째 날은 선수들이 자신의 최고 기록 이상을 목표로 해서 early turn이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둘째 날도 대부분의 선수들이 화이트 카드를 받았고 8건의 내셔널 레코드가 나왔다.
하지만 둘째 날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가장 깊은 수심에 도전한 Markus Helm의 순서였다. Markus Helm은 모노핀을 착용하고 Constant Weight으로 88m에 도전했다. 육상에서 100m를 달려도 숨을 헥헥 거리게 되는데 물속에서 숨을 참은 채로 88m라니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88m는 준비 과정부터 남다른 수심이었다. 플랫폼이 있던 자리에서는 충분한 수심이 나오지 않아 더 깊은 곳에 부이를 다시 준비해야 했고 플랫폼에서 부이까지 이동할 때는 체력 소모가 없도록 세이프티 다이버가 선수를 수면에서 끌어 이동을 시켰다. 선수는 자신의 호흡과 멘탈에만 최대한 집중하고 그것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같았다. 그만큼 완벽히 준비해야 갈 수 있는 수심인 것이다. 드디어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고 심판이 오피셜 타임을 알렸다. 마지막 호흡을 하면서는 입과 혀와 안면의 근육을 모두 이용해 조금이라도 더 공기를 흡입하려는 애쓰는데 마치 온 지구의 공기를 다 빨아먹을 듯한 기세였다. 그리고 입수! 이어지는 모노핀의 힘찬 스트로크!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따라 내려 갔지만 내가 쫓을 수 있는 수심은 고작 10m 남짓이었다. 그 이후로는 눈으로 쫓았지만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선수가 시야에서 사라진 후 다시 보이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정말 두근두근한 순간이었다. 과연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설마 별 일은 없겠지 하는 생각들. 저 멀리서 작은 점이 올라오는 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무사히 출수를 해서 심판에게 OK 사인을 보내고 바텀 플레이트에서 떼온 택을 보여주고 심판이 화이트 카드를 내밀었을 때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열광하며 박수를 쳤다. 모두가 진심으로 그를 축하하고 있었다. 멋진 순간이었다.                                                                                         

6.시상식, 축제의 시간
대회가 모두 끝난 12일 저녁,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과 심판, 스태프, 가족들이 모두 모여 즐거운 파티를 벌였다. 시상식과 겸한 클로징 파티였다.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대회가 끝났고 많은 선수들이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웠으며 내셔널 레코드를 기록한 선수들도 많았기 때문에 파티 자리는 무척이나 흥겨웠다. 뷔페식으로 저녁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끊임 없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어진 시상식에서는 내셔널 레코드를 세운 선수들에게 원 브레스의 웨이트 벨트를 증정한 후, 남녀 1, 2, 3등에 대한 시상이 있었다. 대회 결과는 다음과 같다.
대회 결과
남자 1등 Markus Helm(Austria) CWT 83m/88m (D6i novo / TECKO)
남자 2등 Mohd Azam Abdul Hamid(Malaysia) FIM 60m/62m (Elios Suit / Elios)
남자 3등 Stanley Sradaputta(Indonesia) FIM 52m/CWT 52m (Buoy / AFIA)
여자 1등 Kyungjoo Ko(Korea) FIM 48m/50m (D4i novo / TECKO)
여자 2등 Wang Wanping (China) CWT 46m/50m (Elios Suit / Elios)
여자 3등 Liang Chen (China) FIM 46m/48m (Drybag / Merman)
순위 이름(나라) 종목 및 수심 첫째날/둘째날 (상품/협찬사)
7.프리다이브 팡라오
필리핀 보홀, 팡라오 섬, 다나오 비치의 Bita-ug 리조트 안에 위치한 프리다이브 팡라오는 김동하 강사(SSI Freediving Instructor Trainer, AIDA International Judge), 김고은 강사(SSI Lv3 Freediver, AIDA International Judge)가 독일인인 스태판과 함께 시작한 프리다이빙 전문 숍이다. 현재는 SSI Lv3 Instructor인 이명국 강사와 SSI Lv2 Instructor인이건희 강사가 함께 하고 있다. 체험 프리다이빙에서부터 Lv 1, 2, 3 코스와 강사양성코스까지 가능한 곳이고 정규 교육 과정 외에도 수심을 늘리고 대회준비를 위한 트레이닝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다이브 팡라오에서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Lv1은 3명, Lv2와 3는 2명, 트레이닝은 4명으로 최대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프리다이브 팡라오에서는 프리다이빙에 대한 관심을 끌고 프리다이버들이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번 대회도 그런 노력의 한 부분이었다. 그 동안의 프리다이빙 대회는 유럽, 이집트, 중남미에서만 열려 취미로 프리다이빙을 하는 사람들이 쉽게 참가할 수 있는 행사가 아니었다. 그런 탓에 아시아에서는 공식 기록을 갖고 있는 프리다이버들이 매우 적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하여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선수들이 주로 참여했고 오스트리아와 미국에서도 각각 한 명의 선수가 참가하였다. 누구보다 아시아의 프리다이버들에게 프리다이빙의 세계에 더욱 깊숙이 발을 담그는 기회와 계기가 된 것이다.
프리다이브 팡라오에서는 앞으로 매년 5월 정기적으로 프리다이빙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프리다이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프리다이버들이 한 데 모여 벌이는 축제의 자리에 함께해보자. 단순한 경쟁의 시간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함께 즐기며 스스로의 기록에 도전하는 의미 있고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좋은 것은 함께 즐기면 더욱 재미있는 법이다!
또한 프리다이브 팡라오에서는 수심과 기록에 대한 것만이 아닌 아름다운 수중환경을 즐기고 수중생물과의 교감을 할 수 있는, 펀으로 즐기는 프리다이빙 투어를 개발 중에 있다. 지금도 종종 발리카삭에서 펀 프리다이빙을 즐기지만 프리다이빙으로만 할 수 있는 색다른 투어를 찾고 있는 것이다. Depth Challenge 2014가 끝난 직후, 김동하 강사와 김고은 강사는 일본의 돌고래 섬으로 알려진 미꾸라지마에 다녀왔다. 미꾸라지마는 프리다이빙으로 돌고래와 함께 놀 수 있는 곳이다! 130여 마리의 돌고래가 미꾸라지마 주변 바다에 살고 있다고 한다. 돌고래와 함께하는 다이빙. 상상만 해도 짜릿한 투어가 프리다이브 팡라오를 통해 조만간 프리다이버들을 유혹하게 될 것 같다. 그 때를 기대하고 기다린다!

프리다이브 팡라오
필리핀, 보홀, 다나오 비치, 비타-어그 리조트
070-8659-1189 /
goeun0107@hotmail.com
www.freedivepanglao.co.kr / www.facebook.com/groups/freedivepangl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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