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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 -백상어와 잔지바르 다이빙까지-AFRICA

아프리카 여행
백상어와 잔지바르 다이빙까지

AFRICA


프롤로그
몇 해 전부터 동남 아프리카 배낭여행 계획했는데 막상 결심을 하고 떠나려 하니 에볼라 바이러스 창궐에 직항노선 운휴로 시작부터 난항을 겪게 되었다. 아프리카가 대륙이 작은 면적도 아니고 해당 국가에만 가지 않으면 위험하지 않지만 감염에 대한 공포 때문에 같이 가겠다 하는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 혼자서는 여행할 자신이 없어 결국 배낭여행을 포기하고 여행사 패키지 상품에 합류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부분의 상품들이 취소되어 경로 선택의 폭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갈망했던 스쿠버 다이빙과 기타 엑티비티 들은 모두 포기해야만 했다. 하지만 여행 막바지에 최성순 대표님이 페이스북에 남기신 “멋진 후기 부탁해요. ^^” 라는 댓글을 보고 아프리카에서 반드시 다이빙을 해봐야겠다는 의지가 다시 불타올랐다. 혼자서도 돌아다닐 만큼 아프리카 여행이 익숙해 지기도 했고 젊을 때 지르라는 동행하던 어르신들의 응원도 결심에 큰 힘이 되었다. 회사 잘릴 각오로 일주일 휴가를 연장하였고, 귀국 티켓은 변경이나 환불이 되지 않아 새로 구매 했다. 어려운 결심 끝에 결국 꿈에 그리던 잔지바르 섬까지 갔다 오게 되었다.

빅토리아 폭포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세계 3대 폭포의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였다. 3대 폭포 중 낙차가 가장 높은, 108 m에 달하는 폭포로 그 장엄한 경관은 2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온 피로를 시원하게 날려주었다.


이 지역은 보츠와나, 짐바브웨, 잠비아 삼국의 접경으로 폭포뿐만 아니라 국경을 넘나들며 잠베지강과 쵸베 국립공원의 다양한 야생 동물도 볼 수 있었고, 저녁에는 악어, 임팔라, Warthog(라이온 킹에 나오는 품바), 타조 등 야생동물 고기로 만든 아프리카식 만찬 “보마”식도 맛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는 특이한 맛이 나지 않아 약간 실망(?) 했지만 대체로 맛있었다.


아프리카 내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이고 부유한 편에 속하는 나라들이지만 아직 낙후된 면이 많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항상 밝고 아프리카 특유의 흥이 있어 보기 좋았다..

빅토리아의 보마식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
두 번째로 방문하게 된 나라는 탄자니아였다.

세랑게티의 커피콩

우리에게는 “세렝게티”로 더 잘 알려진 곳으로 사파리는 아프리카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2박 3일 동안 국립공원의 비포장 도로를 달려 야생동물들을 찾아 다니는 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지만 눈앞에서 다큐멘터리가 펼쳐지는 순간 요동치는 차 안에서의 고생 따윈 잊혀져 버렸다. 사자, 치타, 버팔로, 코끼리, 하마 등 야생동물들을 감상하는 기분은 흡사 다이빙 중 대물들을 만나는 희열과 비슷했다.8월은 겨울철이라 채식동물들이 북부 마사이마라(케냐) 쪽으로 이동 하는 시기임에도 초원에는 아직 많은 동물들이 남아있어서 왜 세렝게티가 야생동물의 천국이라 불리는지 이해가 갔다.


사파리 중 마사이족 마을에도 들릴 수 있었는데 관광객들이 많아 약간 민속촌 같은 느낌이 들긴 했지만 전통을 지키며 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마사이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마사이족의 춤

탄자니아는 질 좋은 커피 산지로도 유명하다. 사파리를 마치고 이동하는 중에는 커피농장에 들려 커피의 수확부터 건조, 로스팅, 그라인딩, 시음까지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었다. 실물로는 처음으로 빨갛게 익은 커피열매와 흰 커피 꽃도 볼 수 있었다. 또 커피 과육을 먹어보았는데 과일만큼 달고 맛있어서 신기했다. 커피열매를 말리면서 당분이 원두로 스며들기 때문에 품질 좋은 커피에서는 약간의 단맛이 자연적으로 난다고 한다. 마지막 일정으로 갓 볶은 커피한잔을 음미하고서 생명력이 넘치는 땅 탄자니아를 뒤로 하고 다음 행선지인 남아공으로 떠났다.

세랑게키 커피콩
세랑게티의 초원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아공은 공항에서부터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과는 사뭇 달랐다. 지금까지 와일드 한 아프리카와는 달리 차분하고 잘 정돈된 유럽 국가에 온 느낌이었다. 아프리카의 유럽이라 불리는 낭만적이 별명과는 달리 남아공은 근 20년 전 까지만 해도 인종차별이 공식적으로 존재하던 백인 통치의 국가였다. 1994년 만델라 대통령 집권 이후에야 인종차별이 철폐되었고, 평등한 인권이 보장되는 나라가 되었다.
남아공의 수도는 요하네스버그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프리토리아(행정수도), 케이프타운(입법수도), 블룸폰테인(사법수도)의 세 도시로 분리되어있다. 요하네스버그는 경제의 중심지로 가장 번화한 도시이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인종차별 박물관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학생들과

휴양도시 “더반”은 아름다운 경관 못지 않게 인권운동에 유서 깊은 곳이었다. 인도의 민족해방 지도자 간디가 약 20년간 살았던 곳이고, 그의 인권운동의 시발지였다. 그래서 그런지 이 곳 사람들은 더 자유롭고 평온해 보였다.
더반의 아름다운 경치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우리나라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16강을 확정 지었던 그 경기장 꼭대기였다. 레일카로 경기장 꼭대기의 전망대에 오르면 도시가 한눈에 들어왔다.


더반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또 하나의 명물은 우샤카 마린월드에 있는 폐선 컨셉의 아쿠아리움이다. 위아래가 뒤집어진 실내 디자인은 흡사 Wreck 다이빙을 하는 느낌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도시는 가장 잘 알려진 케이프 타운이었다. 우뚝 솟은 테이블 마운틴에서부터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 희망봉까지 볼거리가 넘쳐났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고대했던 것은 “백상아리 철창 다이빙” 이었다. 여기부터는 당초 계획에 없던 연장일정이라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수중촬영을 위해 급한대로 GoPro를 하나 구입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조작법이 미숙하여 좋은 사진을 남기진 못했다.

케이프 타운의 물게섬
테이블마운틴
케이프타운의 펭귄마을
케이프타운의 희망봉

아침식사를 하러 수면까지 올라온 백상아리를 보려면 새벽부터 먼 길을 떠나야 했다. 차로 두 시간 남짓을 달려 Shark Alley에 도착했다. 간단한 브리핑을 하고 배에 올라 1시간 여를 먼바다로 나가 철창을 투하하고 생선을 갈아 물에 뿌리며 후각이 민감한 백상아리를 유인했다. 백상아리가 수면에서 몇 차례 보이기 시작하자 선장은 사람들을 서둘러 철창 속으로 투입했다. 7mm 정도 되는 수트를 입었는데도 8월 남반구의 겨울 바닷물은 무척 차가웠다. 또 파도와 조류는 어찌나 센지 철창이 백상아리로부터 다이버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떠내려 가지 않도록 걸러주는 용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악한 환경을 불평하고 있을 때 철창 앞으로 스윽 하고 백상아리가 지나갔다. 오싹함에 머리가 쭈뼜거렸다. 만약 다이빙 하는 중 이런 녀석을 만났다면 물속에서 숨도 제대로 안 쉬어 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원들이 열심히 참치머리를 미끼로 던져대며 유인해 준 덕에 눈앞에서 약 15분 가량 백상아리를 감상 할 수 있었다. 아침 식사를 마쳐서인지, 참치머리가 질린 것인지 백상아리는 유유히 심해로 사라져 버렸다.

백상어 다이빙
백상어 다이빙의 초조함
케이지 입수

백상어 다이빙 보트

다시 육지로 돌아와서는 오전 내 얼었던 몸을 녹일 겸 따듯한 햇살을 받으며 말을 타고 와이너리를 돌아보는 투어를 하였다. 평소 좋아하던 승마와 와인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투어 상품이 있어 매우 흡족했다. 두 시간 가량 초원, 목장, 포도밭 등을 돌아본 뒤 와이너리에서 테이스팅의 시간을 가졌다. 식사와 함께 맛 좋은 와인을 마시고 나니 몸도 따듯해 지고 다음 여정을 위한 숙면도 취할 수 있었다.

잔지바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인도양의 진주 “잔지바르” 섬이었다. 아름다운 섬이지만 과거 노예무역의 중심지였던 아픈 과거가 있다. 중심도시인 스톤타운에는 이슬람 양식의 오랜 건물들과 더불어 노예를 가두었던 지하실 등의 유적들이 아직도 잘 남아있다. 또 고대부터 향신료 무역이 활발했던 곳이어서 섬 곳곳에 향신료 농장도 많이 분포하고 있다.


잔지바르 섬은 전역에 걸쳐 다이빙 포인트가 분포되어 있었다. 제주도 만한 면적이었기 때문에 한정된 시간에 여러 포인트를 돌 순 없었고 가장 좋은 곳으로 가야 했다. 섬의 동북부 멤바아톨(Mnemba Atoll)이라는 곳이 가장 끌렸다. 스쿠버피쉬(Scubafish)라는 그 지역 다이브센터에 예약을 하고 아침 일찍 방문을 했다. 강사의 성함이 “Yong Mi”여서 한국 분이신가 여쭤보니 네덜란드에 입양되었는데 한국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신다고 했다. 한국에 대한 기억은 없으시지만 한국사람이라 더 친절하게 잘 챙겨 주시는 것 같아 감사했다. 장비를 빌려 체크한 뒤 스피드 보트에 몸을 싣고 바다로 나갔다. 배가 빨라서 20분 가량 나가니 금방 포인트에 도착했다. “Aquarium” 과 “Coral Garden” 이라는 포인트에서 두 차례 다이빙을 했다. 전반적으로 입자가 고운 화이트샌드가 덮여있는 산호 지형으로 경산호와 연산호가 고루 분포 되어있었다. 섬 남부에 많이 서식하고 있는 돌고래들이 가끔 이 지역까지 올라온다고도 하나 아쉽게 행운이 따르지 않아다. 대신 “화이트 팁 리프 샤크”를 7마리 가량 볼 수 있었다. 다른 좋은 포인트들이 많았으나 귀국비행시간 때문에 2회 다이빙으로 마무리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기회만 된다면 언젠가 꼭 한번 다시 와서 나머지 포인트들을 모두 돌아보고 싶다.


아프리카에서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니 남은 시간 쉴 수가 없었다. Kiwengwa 해변에서는 말을 타고 백사장을 달리다가 바닷물에 뛰어들어 수영을 하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Kite Surfing Point로 유명한 Paje Beach에 찾아가 신나게 Kite Surfing도 즐겼다. 에볼라 보다 과로가 더 걱정될 정도로 하얗게 불태우고 무사히 귀국길에 올랐다.

맺음말

출발하기 전부터 참 걱정이 많았던 여행이었다. 미지의 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전염병에 대한 공포, 하지만 그곳도 사람 사는 곳 인지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피부색만 약간 달랐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유사한 풍경이었다. 식민통치의 잔재겠지만 전반적으로 영어도 잘 통해서 여행에 불편함이 없었다. 대자연을 느끼고, 새로운 문화를 보고, 맛있는 음식을 맛보고, 다양한 레져 활동까지, 정말 오감을 만족할 수 있는 꽉 찬 여행을 한 것 같다.

김형찬
레스큐 다이버
레포츠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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