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넷 초급수중사진세미나를 통한 수중사진 입문기
사진이라면 육지에서든 수중에서든 찍힐 줄만 알았지, 찍을 줄은 전혀 모르는 나였다. 예전에 올림푸스 똑딱이로는 정말 똑딱똑딱 사진만 찍다가 침수가 된 이후로는 사진과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정상근 교수님께서 세 번째로 진행하시는 스쿠버넷 수중사진 세미나 초급과정을 들을 기회가 생겼다. 세미나 시작 전 설렘과 기대로 가득함과 동시에 마음 한 켠에는 걱정이 자리잡았다. 아무리 초급과정이라지만 나만큼이나 사진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수업에 따라가지 못해서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그런데 정말 운이 좋게도 이번 세미나에는 나를 포함한 총 다섯 명과 함께 했는데, 정교수님을 제외하고도 두 분이나 세미나 과정에 도움을 주셨다. 덕분에 한 사람, 한 사람 컨택이 이루어져 초집중 맞춤형 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
스쿠버넷 사무실에서 진행된 이론수업먼저, 오전 수업은 이론으로 시작되었다. 이론만으로도 수중사진뿐만 아니라 육상에서의 카메라의 사용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기본상식이지만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빛이다. 일반적으로 촬영할 때에는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조절하는데, 셔터스피드를 천천히 닫느냐, 빠르게 닫느냐. 혹은 조리개를 조금 여느냐, 많이 여느냐에 따라 사진에 담는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여기에 ISO까지 조절하여 내가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수중에서는 스트로브가 육상에서의 태양 역할을 해주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 이렇게 오전에 이론을 공부한 후에는 올림픽 수영장으로 넘어가서 직접 사진을 찍어보았다.
수중사진 세미나 - 수영장 수업
배웠던 이론내용을 정리해서 글로 써 놓으니 간단한 것 같지만 실제로 사진을 찍을 때에는 말 그대로 멘붕이 온다. 핸드폰 카메라나 일반 오토모드의 디지털 카메라에 익숙한 나는 초점만 맞춰 찍어오다가 여러 가지를 신경 쓴 후에 사진을 찍으려니 섣불리 셔터 누르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물 속에서는 여러 가지 조작할 행동이 배가 되어 셔터를 한 번 누르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입수 후 가장 먼저 체크할 것이 물의 색깔을 맞추는 것인데, 물의 색깔에 맞는 기본값으로 사진을 찍으면 원하는 톤이 나오게 된다.
정상근교수님 F4.5 1/30초 ISO800촬영을 하며 가장 익숙치 않은 것 중 하나가 의외로 조리개였다. 사실 조리개 값에 대한 부분은 이론시간에 정교수님께서 여러 번 언급을 하셨다. 숫자 값이 작을수록 조리개는 커지는데, 이 간단한 게 물 속에서는 꽤나 여러 번 머리를 굴리게 만든다. 스스로 터득한 방법으로는 숫자만큼 판때기가 빛을 가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조리개 값이 F2일 경우 두 개의 판으로 빛을 가리고, F11일 경우 11개의 판으로 빛을 가리는 거라고 생각하니 조리개 조절에 대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
같은 조건에서 조리개 값만을 다르게 했을 때 사진의 느낌 또한 달라지고, 셔터스피드와 ISO값을 다르게 하니 사진에 더욱 차이가 생김을 알 수 있었다.
F3.2 1/30초 ISO400 F5 1/30초 ISO400 1/30초 F5.6 ISO400 1/125초 F5.6 ISO100
나는 이제까지 사진에서 배경을 없애는 것이 검은 판을 데고 찍거나 후보정으로 이루어지는 줄 알았는데 조리개나 셔터스피드, ISO 등의 조절로도 가능한 것이라는 신세계를 경험했다.
정상근 교수님 F4.5 1/30초 ISO800 F16 1/60초 ISO100 하루 온종일 수업을 들으며 나름 열심히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날 찍은 사진 중 마음에 드는 사진은 한 장도 없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나는 갈 길이 아직 먼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공부가 될 거 같아 앞으로의 다이빙이 더욱 기대된다.
김홍근 강사님 F8 1/13초 ISO400 변종은 다이버님 F3.5 1/60초 ISO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