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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동쪽 인도양의 진주 -모리셔스 여행기-Mauritius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의 진주
모리셔스 여행기
Mauritius

2월 19일 뉴욕 공항을 출발하여 만 하루 만에 도착한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의 진주, ‘모리셔스’. 톰 소여의 작가 마크 트웨인이 “신은 모리셔스를 창조했다. 그리고 천국을 창조했다.”라는 말를 남겼다 하여, 섬 전체가 하얀 백사장과 에메랄드 물빛, 온갖 신기한 풀과 열매, 꽃들로 덮여있으리란 환상을 안고 비행기에서 내렸다. 일단, 섬 남동쪽에 위치한 공항에서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와 택시를 찾아봤다. 부르는 게 값이라고 2000루피(약 70불)에 호텔까지 데려다 준다 하여 흥정을 하려 했건만, 신랑이 얼른 “오케이”라고 하는 바람에 입안에서 말만 뱅뱅 돌다 끝나 버렸다(나중에 알고 보니 1500 루피에도 가능하다 함 ㅠㅠ). 이럴 때 마다 한번씩 얻는 교육- 남자가 알아서 하리라고 믿으면 절대 안 된다는 것!

50여분간의 드라이브는 먼저 드넓은 사탕수수 밭으로 시작된다. 19세기 중반에 프랑스를 이긴 영국인들이 인도와 아프리카인들을 데려와 사탕수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설탕의 주 원료인 사탕수수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모리셔스의 주요 농작물이다. 설탕과 럼주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수확 후에 말린 잎사귀는 가축들의 먹이로 또 우리의 볏짚처럼 전통 가옥이나 리조트의 운치 있는 지붕으로 사용된다.

또한 나머지는 전력을 공급하는 화력 발전소에서 불 태워 진다고 하니 정말 요긴한 농작물이다. 섬 중서부에 있는 수도, 포트 루이에 들어오니 에그조틱한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빌딩, 쇼핑센터, 은행, 회사건물 등 현대식 도시기 우릴 반기고 있었다. 이 섬이 경제적으로 상당히 부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항구라는 이름처럼 한쪽에는 빽빽하게 고기잡는 어선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들은 대부분 타이완, 인도네시아, 필리핀 어선들이고 모리셔스는 돈을 받고 조업권을 내준다고 한다. 빌딩 숲을 빠져 나와 또 다시 사탕수수 밭을 지나니 어느새 북서쪽에 위치한 우리의 숙박지, 르 메리디앙 호텔에 도착했다. 9박 10일간 체크인하고 들어간 방은 바다가 시원하게 보이는 꽤 괜찮은 사이즈의 2층 방. 호텔에는 식당이 4개(일반 뷔페, 인도 뷔페, 서양식당 2개), 풀 옆과 로비에 바가 있어 음료와 간식을 사 먹을 수 있었다.
식사는 세가지 옵션 중에 미리 구입을 하는 것이 매끼니 사 먹는 것 보다 유리하다.
조식: 15유로(약 20불)
하프보드(조식+석식): 50유로(약 67불)
풀보드(조, 중, 석식): 75유로(약 100불)

1인당 가격으로 음료가 포함 안돼 엄청 바가지 쓰는 느낌이었지만 밥 사먹을 식당이 근처에 없는 지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하프보드를 선택했다. 어차피 낮에는 스쿠버 다이빙을 할 거라서 점심을 호텔에서 먹지는 않을 테니까. 그 후, 종종 오후에 들어와 맥주와 감자튀김, 피자를 사먹었는데, 생맥주는 작은 컵 1잔에 8불, 큰 컵은 16불, 생수 한 병에 4불, 감자 튀김 작은 사이즈에 3불…… 눈이 튀어나오게 비싸서 맥주를 한잔 마신 뒤 더 마시고 싶어도 그냥 손만 빨며 참아야 했다. 호텔에서의 아침은 주로 매운 고추와 치즈를 듬뿍 넣은 주문 오믈렛을 먹었고, 저녁은 중국식, 프랑스식, 모리셔스식 등 그날의 음식 테마에 따라 메뉴가 바뀌는 뷔페식당과 엄청 매운 소스의 난(화에서 직접 굽는 호떡처럼 생긴 빵)이 항상 있는 인도 뷔페를 선호했다. 음식은 가격 대비, 질에 있어서 많이 부족했지만 인상에 남았던 것은 금요일 밤의 해물뷔페로 싱싱한 성게와 토종 굴을 맘껏 즐길 수 있었던 것이 그나마 위로가 됐다 할까?


나중엔 다이빙숍의 권유로 점심은 가끔 길거리 포장마차 비슷한 곳에서 파는 모리셔스식 볶음라면을 사먹었는데 볶음라면은 1불, 닭고기나 소고기가 들어간 볶음라면은 2불로 호텔과 로컬 음식의 심한 가격 차이를 비교할 수 있었다.

지구의 반 바퀴를 돌아 남반구까지 왔는데 우리가 받은 모리셔스의 첫 인상은 캐리비안의 어느 휴양지와 너무 흡사했다. 해변, 야자수, 리조트, 비싼 물가!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주민들이 인도인 68%, 전형적인 흑인처럼 완전 까맣지 않은 혼혈 흑인 27%, 중국인 3%, 프랑스인 2% 수준으로 아프리카에 위치한 섬이지만 마치 인도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한다. 우리를 헛갈리게 한 것은 인도인들이 영어보다는 프랑스어로 말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모리셔스의 공식언어는 영어, 일반 통용어는 불어, 대다수의 주민들이 집에서 쓰는 언어는 크레올(프랑스어에서 파생되어 나온 옛날 노예들이 쓰던 말). 종교는 주민처럼 힌두, 기독교, 이슬람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호텔 욕실에서 발견한 재미있는 것은 변기 옆에 달린 작은 샤워기- 힌두, 이슬람인들은 변기에서 큰 일을 본 뒤 화장지를 사용하지 않고, 변기 옆에 있는 작은 샤워기와 왼손만을 사용하여 뒤를 닦는다. 밥을 먹을 때는 더러운 왼손은 절대 사용하지 않고 오른 손 만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데 포크나 수저의 사용 없이 오직 오른손 만으로 밥이나 난에 소스를 찍어 먹는다. 왼손은 뒤간 닦는 용이라서 왼손으로 밥을 먹으면 큰 실례를 하는 것!


로비를 서성거리고 있는데 웬 남자가 스쿠버 다이빙숍의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얼른 쫓아가서 다이빙 정보와 가격 등을 물어봤는데 그가 애용하는 다이빙숍은 프랑스인이 경영하는 Pro Dive란다. 이 다이버의 말에 의하면 우리 호텔의 다이빙숍은 비싸고 열악한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Pro Dive는 모리셔스에서 제일 좋은 배와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그러나 통화해 본 결과 불행히도 다음 날인 토, 일요일은 숍의 문을 닫는다고 하여 할 수 없이 모리셔스 오기 전에 인터넷 서칭에서 알아둔 Orca Diveclub에 전화를 했다. 주인은 독일인으로 우리 호텔에서 더 북쪽인 Grand Baie에 위치한 숍이다.


하루 20불의 호텔 택시 픽업비를 지불하기로 약속하고 일단 토, 일 이틀간 하루 2탱크의 다이빙을 예약했다. 모리셔스에 오는 다이버들은 그냥 휴양지에 와서 약간의 다이빙을 즐기는 정도라서 하루 3 탱크 다이버들은 거의 없다고 한다.


값은 탱크당 31유로(41불). 두 사람이 이틀간 보험료 등을 합쳐 360불을 내야 했다. 배는 8m도 안 되는 작은 통통배에 12명의 다이버와 2명의 가이드가 비좁게 끼어 앉아 10여분 가니 다이빙 사이트가 나왔다. 남반구의 물 속에는 어떤 다른 생물체가 살고 있을까? 라는 호기심을 안은 채 뛰어든 바닷속은 따뜻한 섭씨 28도였다.


Stella Maru(Wreck)
24m 모래 바닥에 1987년에 가라앉힌 어선. 우선 배의 밑바닥으로 돌며 서서히 상승하며 배 안을 들여다 보니 붉은 솔져피쉬 떼와 노란색 트럼펫피쉬가 있었다. 배 위에서는 큰 가시복이 나의 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해주었다.


Grand Baie Aquarium. Holt Rock, Lion Reef
흰 모래와 경산호가 어우러진 곳들로 분홍색의 연산호도 꽤 눈에 띠었으나 지난 1월에 사이클론이 쓸고 지나가사 작은 사이즈들만 새로이 자라고 있었다. 산호 밑엔 주로 붉은 솔져피쉬가 바글바글하고, 아네모네 피쉬, 타이탄 트리거 피쉬, 옐로우 스내퍼 떼, 화이어 고비, 쌍쌍의 트럼펫피쉬를 만날 수 있었으나 사진을 찍지 않는 다른 다이버들을 쫓아가느라 물속 달리기는 했어도 사진은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다.


드디어 월요일이 밝아와 Pro Dive로 숍을 옮겼다. 호텔에서 차로 북쪽 10분 거리 Trou aux Biches 구역에 위치한 Casulina 호텔에 소속된 숍으로 3개월 전에 젊은 프랑스 부부가 인수하여 새로 리노베이션을 한 곳이다. 깔끔한 다이빙숍, 15m 17인승의 안락한 배, 3명의 가이드가 환한 미소로 우리를 반겼다. 보통 4~8명의 다이버에 2~3명의 가이드가 동승한다. 체험 다이버나 신참 다이버가 있어서 그렇기도 했지만 주인장의 배려로 사진을 찍는 우릴 위해 1명의 전용 가이드를 붙여주는 경우도 많았다. 여기서 시작된 6일간 14탱크 다이빙은 모리셔스에서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어줬다.
특별히 인상에 남는 몇 곳만 소개하겠다.

Water Lilly Wreck
1980년에 가라앉힌 배로 옐로우 스내퍼 무리들이 군집하고 있었으며, 배 후미로 가니 두 마리의 곰치가 숨어 있었다. 다이브 숍 주인인 브리스가 미리 얼려 놓은 생선 조각을 꺼내자 두 마리의 곰치는 마치 잘 길들여진 애완동물인양 우리 주위에서 춤을 추고 다녔다. 살짝 손을 내밀어 만져보니 미끌거리는 게 소름이 쫙 끼쳐왔다.



스텔라 마루 난파선
이번엔 배 안 탐험에 들어갔다. 길이 44.5m, 너비 7.2m 어선의 좁고 꼬불꼬불한 길을 헤집고 하강하니, 솔져피쉬들이 물반 고기반, 이럴 때 쓰는 표현이었다. 배안 바닥 밑으로 들어가면 랍스터 7마리, 라이언피쉬, 곰치가 있다.



Hot Rock
화산에서 나온 큰 바위 덩어리들이 군집한 곳으로 조류가 있고, 노란색 씨팬을 많이 볼 수 있다. 바위 밑에서 엄청난 크기의 자이언트 곰치가 살고 있는데 두께 지름이 적어도 15츠는 될 정도이고 너무 늙어서 눈은 거의 장님이라 한다. 우리가 잠수한 직후에 돌고래 떼가 우리 머리 위로 지나갔는데 불행히도 우린 못 알아 차렸다.



Three Anchores
산호초 사이에서 어른 주먹 크기의 까만 벨벳 같은 것으로 싸인 물체를 발견했다. 가이드가 손으로 건드리니 벨벳이 벗겨지며 하얀 고동껍질이 나왔다. 평소에는 까만 살로 덮어서 위장하다가 천적이 나타나면 하얀 껍질 안으로 들어가 숨는다고 한다. Spotted snake eel도 우리를 반겨주었다. 내 인생에 뱀을 그리 많이 보긴 처음.
이 곳에서 다이빙하다 바닥이 유리로 된 관광용 잠수정과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배 안에서 우리를 내다보고, 우린 밖에서 창문 안을 들여다 보는 우스꽝스러운 상황. 모리셔스 해안 다이빙에서의 문제점은 산호초가 있는 다이빙 구역에 제트스키, 페러세일링, 잠수정 등이 같이 공존을 하며 그들이 내는 소음으로 인해 물고기를 쫓아낸다는 것. 거북, 상어, 이글레이를 멀리서 보긴했으나 쉽게 찾아지진 않았다.


Stella Reef
아기자기하게 예쁜 곳으로 아네모네피쉬와 즐거운 교감을 이루었던 곳이며, 테이블 산호 밑에 꽉꽉 쌓여있는 솔져피쉬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Japanese Garden
만티스 쉬림프, 리이프피쉬가 나를 반기고 있었고, White Mouth Maray eel의 입을 청소하는 물고기를 카메라에 담는 행운을 잡은 곳이다.


Emily Reef
하얀 모래 위에 Dragon Sea Moth 발견


Poison Reef
좀 황폐한 곳이나 입을 쩍 벌린 곰치를 만났다. 곰치는 입이 2개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이빨이 있는 바깥 입이고, 두 번째는 목구멍 쪽에 있어서 첫 번째 입이 먼저 먹이를 물면 두 번째 입이 나와 먹이를 다시 목구멍 쪽으로 빨아드린다고 한다. 마치 에일리언 영화에서 에일리언이 사람을 잡아 먹을 때처럼


이렇게 8일간 18 탱크의 모리셔스 다이빙은 막을 내렸다. 이곳 다이빙의 특징은 대물들은 없었지만 아기자기한 맛은 있었다. 화려하지 않은 경산호와 작은 연산호의 조화, 20~30년 전 인공적으로 가라앉힌 배들에서의 Wreck 다이빙, 조류가 거의 없는 이지 다이빙, 긴장감은 없지만 머리를 식히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다.

마지막 날은 애용하던 택시를 예약하여 100불+20불 팁이란 아주 저렴한 가격에 섬 투어를 시작하였다. 또 다시 사방에 깔린 사탕수수 밭을 지나 섬 중앙에 있는 산으로 들어갔다. 모리셔스는 아직도 화산활동이 활발한 이웃 섬, 레유니옹과 달리 화산분출은 전혀 없으니 천만년 전 화산의 압력으로 만들어진 뾰족뾰족한 산봉우리들이 아름다운 지형을 뽐내고 있다. 첫 번째로 간 곳은 Trou aux Cerfs라는 물이 고인 사화산 분화구.

다음은 Grand Bassin이란 호수를 중심으로 지어진 인도인의 성지로 흰두신-시바의 조각상이 웅장하게 서 있었다.
2월 27일은 그들의 성지순례 날이었는데 힌두인 수 만 명은 사나흘간 걸어서 이 곳까지와 그들의 소원을 빌었단다. 시바상 뒤 호수를 중심으로 신전들이 있고, 지성으로 기도를 들이는 사람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맨발을 호수 물에 담그고 제전 위에 과일과 향을 피워 작은 제사상을 차린 뒤 코코넛 열매를 깨서 그 물을 성수처럼 뿌리며 열심히 기도하는 힌두인들의 모습이 우리 조상들의 제사 의식과 너무 닮아 있었다. 기도 후 제사 과일은 놓고 가기 때문에 가끔 야생 원숭이들이 먹이로 채가려 나온다고 하여 기대를 했건만 눈에 띄지는 않았다.

이슬람 교도인 택시 운전사의 말로는 모리셔스에는 힌두, 기독교, 이슬람의 세가지 종교가 있고, 세 종교의 축제날을 다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의 종교를 서로 존중하며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잘 지낸다고 한다.


다음 경유지로 이동하며 군데군데 야생하는 Traveler tree들을 목격하였다. 이 나무의 가지를 하나 잘라 물을 받으면 1리터의 물이 나온다고 하니 목마른 정글 여행객의 중요한 수분공급처인 것이다.


다음에 간 곳은 7가지 색깔을 띤 땅 Chamarel. 고대 화산재가 침식현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흙에 섞인 금속의 성분에 따라 각기 다른 빛깔들을 띤다. 6불이란 입장료가 다소 비싸긴 하나 100m 높이의 아름다운 샤마렐 폭포도 볼 수 있는 게 그만한 가치는 충분하였다.
공원 안으로 들어가니 황토 흙에 심어 놓은 팔미에 트리 농장이 눈에 띠였다. 우리가 셀러드로 즐겨 먹는 팔미에 하트를 생산하는 목적으로 경작하는 모리셔스의 두번째 중요 농작물이다. 어린 나무가 5~6년 자라 줄기가 굵어지면 잘라서 그 잎을 하나씩 벗겨낸다. 그 안에 하얀 중심대가 나오는데 그 연하면서도 아삭거리는 식감 때문에 평소에도 필자가 좋아하는 식재료이다. 그후 점심으로 근처 식당에서 달콤한 럼 칵테일과 싱싱한 팔미에 하트 셀러드를 시켜 먹었는데 평소에 유리병에 저장된 통조림만 먹다가 신선한 것을 먹으니 아삭아삭한 식감이 더욱 매력적이었다. 마지막으로 공항 가는 길에 사탕수수밭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한가지 슬쩍 서리하여 그 맛을 봤다. 아직 수확 철이 아닌지라 맛은 덜 들었지만 그래도 달콤한 주스가 입안에 촉촉히 젖어 들며 모리셔스의 향내를 풍겨 주었다.



라미 정숙 피에르
뉴저지 거주
어드밴스드 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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