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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하는 미대생의 수중 일러스트 2nd : Portraits of Underwater Sculpture

다이빙하는 미대생의 수중 일러스트 2nd
Portraits of Underwater Sculpture
    

cancun underwater museum poster#1(back)
digital printing2014

산호초는 지구생태계에서 맡은 수많은 역할만큼 그 색감과 형태 또한 매우 다채롭다. 최근 환경 파괴로 인해 산호초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는데, 멕시코의 칸쿤 수중박물관(Museo Subacuático de Arte)은 이를 막기 위한 여러 작은 움직임 중 하나이다. 조각가이자 스쿠버다이버인 Jason de Caires Talyor는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들의 스쿠버다이빙으로 황폐해진 칸쿤 바다를 회복시키기 위해 수중 박물관을 이루는 500여 개의 조각상을 중성콘크리트로 제작하고 산호를 하나씩 심었다고 한다. 바다에 잠긴 조각들은 점점 산호로 뒤덮였고 하나의 군락을 이룸과 동시에 수많은 해양생물들의 새로운 은신처가 되었다.

cancun underwater museum poster#1(front)
digital printing2014

이 500여 개의 수중조각들은 Jason이 직접 만난 많은 멕시코 사람들의 모습을 본떴다고 한다. 덕분에 처음에는 조각상의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가 실제 사람들이 물속에서 살아 숨 쉬는 것 같았다. 그러나 현재는 수많은 산호들이 조각상을 덮어 이전의 완연한 형체는 더 이상 찾을 수 없다. 몇 년이 더 지나면 수중박물관은 조각상의 형체를 완전히 잃고 거대한 산호초로 거듭날 것이다. 이처럼 칸쿤 수중박물관은 매 순간마다 완전한 자연으로 거듭나고 있는 현재 진행형 작품이다. 조각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칸쿤 수중 박물관을 만들었지만 완성은 결국 자연의 몫이다.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낸 합작품인 셈이다.

cancun underwater museum poster#2(back)
digital printing2014

사람은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 많은 생물의 자양분이 된다. 죽은 후 자연으로 회귀하는 사람과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산호로 뒤덮이는 조각상은 서로 닮아 관람객으로 하여금 원인 모를 섬뜩함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더욱이 칸쿤의 수중조각상들은 잠든 사람들처럼 눈이 감겨있기 때문에 그런 섬뜩함이 더욱 많이 느껴진다. 나는 이 매력에 한껏 빠져 산호와 한 몸이 되어가는 조각상들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작업 속도는 느리지만 건성재료라서 통제하기에 편한 색연필을 사용하여 산호가 품고 있는 많은 색감을 하나하나 자세히 묘사하려고 했다. 이렇게 색연필을 이용한 세밀 묘사 기법으로 8장의 첫 번째 작품들을 완성하였다.

cancun underwater museum poster#2(front)
digital printing2014

한편, 색연필 작품을 바탕으로 새로운 발상이 또 떠올랐다. 최소한의 기본색만 사용하는 디지털 작업을 통해서도 산호의 색감을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Cyan, Magenta, Yellow, K(Black) 색에 해당하는 여러 판들을 판화처럼 사람이 직접 종이에 순서대로 찍는 교정인쇄라는 기법이 여기에 영감을 주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수중박물관의 묘한 매력인 ‘시간에 따라 만개하는 산호와 조각상’의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다. 이처럼 C, M, Y 3가지 색만 이용한 나의 교정인쇄 작품을 통해 제한된 색상으로 칸쿤 조각상의 원초적인 매력, 즉 산호의 다채로운 색감과 점차 자연이 되가는 기괴한 매력을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던져본다.

cancun underwater sculpture#1
colored pencil on paper 2014

cancun underwater sculpture#2
colored pencil on paper
2014

cancun underwater sculpture#3
colored pencil on paper
2014

cancun underwater sculpture#4
colored pencil on paper
2014

cancun underwater sculpture#5
colored pencil on paper
2014

cancun underwater sculpture#6
colored pencil on paper
2014

cancun underwater sculpture#7
colored pencil on paper
2014

cancun underwater sculpture#8
colored pencil on paper

 아쉽게도 나는 실제로 칸쿤 수중박물관에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림 속의 수중조각상은 사진이나 동영상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들에 큰 의의를 두는 건 칸쿤 수중박물관을 가고픈 나의 염원이 담겨있고 이후의 작품 활동에서도 산호를 탐구하게 된 시발점이기 때문이다. 훗날 기회가 생겨 멕시코 칸쿤 수중박물관을 방문하게 된다면 다시 한 번 이 주제로 작업할 것이다.

임채린
서울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재학
수호갤러리 소속 작가
레스큐 다이버
http://underwaterillust.cyanblu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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