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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전환점, 멕시코 툴룸에 가다-Turning Point of My Life, Cave Diving in Tulum

내 인생의 전환점, 멕시코 툴룸에 가다
Turning Point of My Life, Cave Diving in Tulum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내가 이곳 동굴 다이빙의 메카 멕시코 툴룸에 올 줄이야!

Intro
멕시코행을 결정하기는 의외로 쉬웠다. 오션 펀 다이빙을 하며 다이빙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꿈의 중심에 서있다는 착각의 그늘에 익숙해질 때쯤 케이브 다이빙이 내게 다가왔다. 만 9년여 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스스로에게 도전과 인생의 참된 가치에 대한 선물을 주고 싶었던 때에 골드피쉬 스쿠버 & 트레블에서 멕시코로 케이브 다이빙을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치 시간이 나에게 ‘지금이 바로 그 도전의 순간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고 전 직장의 퇴직금을 가지고 케이브 텍팀에 합류하였다.

환상적인 팀 멤버들과 함께

우리 일행을 소개하자면 먼저 전체 일정을 책임진 골드피쉬 스쿠버&트레블 대표 김도형 트레이너, 전 일정 촬영을 담당한 백승균 트레이너, 필리핀 세부 뉴그랑블루 리조트 대표 정용선 트레이너, 그리고 같은 교육생이자 팀 닥터인 김동연 전문의였다. 이런 환상적인 팀이라니!!! 도전을 준비하며 ‘지금까지처럼 직장에서 누군가의 인정을 받고자 했던 행위가 아닌,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한 도전의 열매를 성취할 수 있을까? 과연 내가 해낼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생길 때마다 함께한 팀원들이 내게 믿음을 주었고, 그 신뢰의 마음을 안고 멕시코로 출발하였다. 이야기에 앞서 케이브 다이빙을 할 수 있도록 격려와 도움을 주었던 나의 버디이자 팀 멤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일정 내내 우리의 발이 되어준 차량

툴룸을 향해
라스베이거스에서 멕시코 시티를 경유하여(비행기 연결선의 시간 차로 맛있는 타코와 함께 하룻밤 숙박) 칸쿤으로 갔다. 칸쿤에서 차로 약 1시간 반을 달려 케이브 다이빙 동영상을 보며 한없이 동경해온 툴룸에 도착하였다. 먼저 현지 다이브숍에서 교육일정을 확인하고 준비사항과 개인장비를 점검하고 부족한 점은 없는지 체크했다. 드디어 교육 시작이다. 도전에 대한 설렘이 내 몸 가득히 흐른다!
사진 01, 02 사용.

교육 1일 차, 지상 교육과 첫 케이브 다이빙
교육 첫날, 긴장 반 설렘 반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다이브숍에 도착하여 케이번, 인트로 케이브, 풀 케이브 교육과 교육 후 케이브 가이드를 해줄 케이브 강사 알렉산드라(Alessandra Figari)를 만났다. 그녀는 케이브 강사라는 자부심과 자신감이 가득해 장교 출신의 군인 같다는 첫인상을 주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귀여운 수다쟁이 아줌마 같은 친근하고 재미있는 성격이었다.

교육을 진행한 풀 케이브 강사 알렉산드라

여하튼, 면책동의서 작성과 알렉산드라의 브리핑으로 교육이 시작되었다. 첫날이라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져서 그런지 긴 지상 교육시간도 매우 짧게 느껴졌다. 교육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장비 세팅과 점검, 케이브 환경 및 생성 과정, 케이브 환경보존을 위한 주의사항, 네비게이션, 수신호, 라이트 신호, 신체접촉 신호, 릴 사용법, 라인 마커 사용법 그리고 비상 상황 시 대처방법과 그에 따른 스킬 연습 등이다.

케이브 다이빙 장비 세팅과 점검
교육은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이든 테크니컬 다이빙이든 가장 중요한 장비세팅과 점검에서부터 시작한다.

1)더블탱크 밸브 오픈
2)롱호스, BCD호스 확인
3)숏 호스와 게이지 확인
4)라이트 확인(메인 랜턴 포함 3개)
5)라인 커터(백업 포함 2개)
6)백업 마스크
7)프라이머리 릴, 숏 릴 또는 점프 릴, 세이프티 릴
8)에로우, 쿠키, 램 등 라인마커
9)컴퓨터(백업 포함 2개).

모든 장비는 스킨 장비와 BCD를 제외하고 백업이 필수이며 다이빙 시작 전 팀 멤버와 함께 직접 작동시켜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다. 장비가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비상 상황에서 서로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렇게 기어 매칭(gear matching)을 하고 입수 후 수면에서 버디끼리 호흡기 작동과 롱호스 상태, 잔압, 버블 체크를 하고 하강한다. 모든 다이빙에 예외 없는 의무인 준비 과정으로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교육 중반에는 숨 쉬는 것만큼 자연스럽게 되었다.
케이브 다이빙은 오션 다이빙과 달리 천장이 막혀 있는 환경이라 비상 시 대처방법 훈련을 철저히 해야 한다. 예를 들면 밸브에서 공기가 샐 때의 대처법인 밸브 드릴, 공기가 고갈되거나 문제가 있을 때 버디와 공기 공유, 버디를 잃어버렸을 때, 케이브 라인을 놓쳤을 때, 라인이 장비나 신체에 엉켰을 때 등의 상황이다.

팀 멤버들과 함께 장비 점검

각각의 상황을 훈련하고 그것을 시야가 없는 조건에서 반복하여 훈련한다. 또 각 상황을 복합적으로 연출해 길을 찾아 나오도록 훈련한다. 교육 기간 내내 알렉산드라는 예고 없이 돌발 상황들을 연출해 우리가 어떤 상황이든 즉각적으로 반응하도록 훈련시켰다. 꿈에서도 나올 정도였다. 특히, 시야가 없는 상황은 마스크 전체를 커버로 가려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케이브 다이빙, 부유물과 중성부력!

케이브 환경의 특성상 바닥에 석회성분을 포함한 침전물이 쌓여 있는데 손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부유물이 일어난다. 한번 일어난 부유물은 다시 가라앉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다이버의 시야를 방해한다. 그래서 중성부력과 미세부력조절이 자유로워야 하고 트림자세 유지는 필수이다. 거기에 더해 변형된 플러터킥, 프로그킥, 변형된 프로그킥, 셔플킥, 백킥, 헬리콥터킥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출발 전 국내에서 인트로 투 텍 과정을 이수하며 앞서 언급한 스킬들을 익숙하게 연습했던 터라 큰 스트레스 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케이번 코스까지는 오픈워터 다이버 정도의 스킬이어도 상관이 없지만, 풀 케이브 코스까지 계획한다면 사전에 꼭 인트로 투 텍 교육을 받자. 그래야 교육을 훨씬 쉽게 받을 수 있고 케이브 다이빙을 즐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마스크를 완전히 가리고 하는 스킬 연습

지상 교육을 받고 드디어 첫 다이빙! 세노테(cenote : 웅덩이) 가든 오브 이든(Garden of Eden 필자는 에덴동산이라 불렀다)이었다. 전신을 휘감는 긴장감과 설렘으로 가득했지만 동굴 입구로 들어서니 두려움이 살짝 생겨났다. 그러나 그 두려움은 이내 경이로움으로 이어졌다. 호흡기만 입에 물지 않았으면 석회동굴의 아름다움에 취해 입을 쩍! 벌리고 다녔을 것이다. 첫날이라 다이빙 타임은 짧았지만 정말 강렬한 첫인상이었다.

가든 오브 이든에서 필자

하루 종일 계속된 교육으로 피곤해진 심신은 멕시칸 요리로 풀었다. 음식이 입에 맞을지 걱정이었지만 11일 동안 우리는 정말 맛있게 툴룸 시내를 돌아다녔다. 누군가 물어본다면 맛집 지도라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보통 다이빙 투어에서 음주는 삼가지만 상큼한 라임과 상쾌한 민트가 아낌없이 들어간 모히또나 마가리따 한 잔은 권하고 싶다.

가든 오브 이든에서 첫 다이빙을 마치고

교육 2일 차, 에덴동산
교육 2일 차. 지상 교육을 마치고 에덴동산으로 입수했다. 팀의 마지막 멤버로 라인을 따라가는데 동영상을 찍던 백승균 트레이너가 자꾸 수면으로 올라오라고 손짓을 한다. 굳이 왜 수면으로 부르는지 머릿속에 물음표를 그리며 1m도 안 되는 수면으로 올라 갔는데 아니 이런!! 내가 수면이라 생각했던 곳은 수면이 아니었다. 할로클라인(halocline: 염분약층)이었다! 담수와 해수가 섞이지 않고 분리되어 있어 마치 수면처럼 보였던 것이다. 마치 내가 수면 위를 날아가고 있는 듯한 환상적인 느낌이었다. 정말 신비롭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가벼운 담수가 해수 위에 있는데 담수층에 들어가면 부력이 중성에서 살짝 음성으로 바뀌는 경험도 재미있고 담수와 해수의 온도차로 머리는 시원하고 손은 따뜻하게 다이빙할 수 있다. 앞에 가는 멤버가 할로클라인 경계면에서 핀킥을 하면 담수와 해수가 섞여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때문에 시야를 방해받게 되니 요령껏 아래, 위, 옆으로 피해 가야만 한다.

담수와 해수가 만나 생기는 할로클라인

교육 3일 차, Stuck 훈련
교육3일 차, 에덴동산. 버디를 잃어버렸을 때나 버디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의 여러 상황을 중점으로 훈련하였다. 그런데 훈련 중 버디 혹은 팀원 중 누군가 장애물에 끼어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 즉, stuck 상태를 표현하는 수신호가 한국 사람이 일반적으로 표현하는 올드한 나쁜 손모양이라 우리는 순간 큰 웃음을 터뜨렸다. 영문을 모르는 알렉산드라에게 설명해주니 굉장히 흥미로워하며 앞으로 한국 학생이 오면 엄지손가락 위치를 바꿔서 설명하겠다고 한다(이날 이후, 우리는 변형된 stuck 수신호로 파이팅을 하였다).

Stuck 수신호와 함께 파이팅

그동안 점심은 매일 샌드위치로 때웠는데 이에 질린 우리는 전기포트를 들고 가 직접 라면을 끓여 먹었고, 천지창조 이후 처음으로 에덴동산에서 라면을 끓여 먹은 인간이 되었다. 그 맛은 진정 에덴동산에서 맛보는 천국이었다. 몇몇 세노테에는 전기코드가 설치되어 있으니 라면과 전기라면포트를 준비해 가보자! ^^

교육 4일 차, 타지마하
교육 4일 차 만에 새로운 세노테 타지마하(Tajma-Ha)에 왔다. “타지마하”라는 이름이 인도의 타지마할(인도 무굴제국의 황제였던 샤 자한(Shah Jahan)이 끔찍이 사랑했던 왕비 뭄타즈 마할 (Mumtaz Mahal)을 추모하여 만듦)에서 따온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마야어라고 한다. ha는 마야어로 물을 뜻한다.

아름다운 빛이 들어오는 카 워시에서 정용선 트레이너

타지마하는 에덴동산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는데 웅장함과 아기자기함이 공존하는 아름다움이었다. 마치 인도의 왕이 사랑하는 왕비를 위해 타지마할을 지은 것처럼 타지마하는 나만의 아름다운 공간으로 느껴져 그 시간이 더욱 감사했다. 그런 아름다운 환경에서도 교육은 여지없이 계속되었다. 케이브 라인을 잃어버렸을 때의 상황을 설정하여 세이프티 릴을 이용해 라인을 찾아 출구로 나오는 훈련을 하였다. 과연 내가 제로 시야에서 메인 라인을 잃어버렸을 때 침착하게 출구를 찾아, 나뿐만 아니라 팀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앞섰다. 이런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훈련으로 몸이 먼저 반응하도록 해야 했다.

풀 케이브 코스와 펀 다이빙
타지마하 이후 교육 5~8일 차에 접어들며 4일간의 풀 케이브 코스, 그리고 교육의 연장선이 된 3일 간의 펀 다이빙에 들어갔다. 세노테 에덴동산, 카 워시(Car Wash), 찬 홀(Chan-Hol), 노호치 나 치치 (Nohoch Na Chich), 도스 오호스 (Dos Ojos), 화이트 리버 (White River) 등을 오가며 교육을 받았다.

카 워시는 과거 택시 기사들이 세차를 하던 장소였던 것에서 이름이 유래했는데 입구에서 들어오는 햇빛이 굉장히 아름답다. 찬 홀은 입구가 매우 작아 두렵기도 하였지만 일단 개구멍(?) 같은 입구를 통과하면 웅장한 공간이 펼쳐지는, 반전이 있는 곳이다. 입구에서는 먼 옛날 지상 동굴이었을 때 그곳에 살았던 원숭이의 유골을 볼 수 있다. 노호치 나치치는 일반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레일을 타고 맨몸 다이빙을 할 수 있고 동굴 입구까지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현지돈 200페소를 주면 탱크보이가 레일로 절벽 아래 동굴 입구까지 장비를 운반해 준다. 도스 오호스도 너무나 유명한 관광지로 관광객들이 항상 붐빈다. 2개의 동굴 입구가 마치 해골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화이트 리버는 2011년도에 처음 발견된 세노테인데, 아직 개발 중으로 골든 라인이 완벽하게 설치되지 않았다.

찬 홀의 좁은 입구

찬 홀 입구로 나오는 다이버들.

노호치 나치치에서는 탱크보이가 레일을 이용해 절벽 아래로 장비를 옮겨준다

풀 케이브 과정에서는 메인 라인(골든 라인)만 따라가는 인트로 케이브까지의 교육 과정과 달리, 메인 라인을 벗어나 팀원들과 의사결정을 하여 다른 길을 만들어 가며 다이빙하는 법을 배운다. 한번 입수하면 최소 100분 이상 다이빙을 하게 되어 팀원들과의 믿음은 더욱 돈독해진다. 출구에 도착하면 자연스레 “다이빙은 버디와의 믿음이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노호치 나치치의 수중 풍경


새로운 도전을 기대하며
골드피쉬 스쿠버 & 트레블에서는 올해 4월부터 5월까지 약 두 달 동안 멕시코에서 여러 일정으로 텍다이빙 팀을 구성해 인트로 투 텍, 케이번, 인트로 케이브, 풀 케이브 교육과 케이브 펀 다이빙, 케이브 사이드 마운트 다이빙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나에게 다시 한 번 시간과 상황이 허락된다면 여러 일정 중 케이브 사이드 마운트 다이버 과정에 참여해 보고 싶다(사이드 마운트 방식으로는 백 마운트 보다 동굴의 더 좁은 공간을 지나갈 수 있다). 또 사진과 영상을 더 연습하여 나와 팀원들의 이야기를 더 멋진 사진과 영상을 곁들여 다시 한 번 글로 담아 보고 싶다.

절벽 아래에 있는 팀 멤버들

이번 케이브 다이빙 교육 투어는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었지만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고 감동이었다. 처음에는 내가 여성이라는 점이 무의식 중에 나를 움츠러들게 하여 교육 초반엔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팀원들에게 의존하기도 했다. 하지만 케이브 다이빙의 매력은 이런 나약함을 모두 뛰어넘게 해주었고 결국 나의 도전은 성취의 열매를 맺었다. 누군가 나에게 질문을 한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을 해줄 것이다. “당신의 성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당신의 세포가 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후회는 조금도 없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꿈을 꾸는 그대여! 도전하자!
어깨가 조금 아프고, 허리가 약간 쑤시고, 다리가 조금 후들릴 뿐이다.


한은영
SDI.TDI instructor
골드피쉬 스쿠버&트레블

www.goldfishscub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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