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재호흡기 도전기Part1. 이론 및 제한 수역 교육
매력 중 한 가지는 다양성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바다를 들어가도 매 번 보고 느끼는 것이 다를 뿐 아니라 열대 바다, 국내 바다, 계곡, 강, 동굴 등 다양한 환경에서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이빙의 형태도 다양하다. 스포츠 다이빙의 범주 내에서는 탱크 하나를 등 뒤에 메는 싱글 탱크 다이빙을 하지만 테크니컬 다이빙에서는 두 개의 탱크를 등 뒤에 메기도 하고(더블 탱크 다이빙) 탱크를 등이 아니라 몸의 양 옆에 메기도 한다(사이드 마운트 다이빙). 그 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스쿠버다이빙을 생각할 때 떠올리는 이미지 중 하나는 다이버가 들이마신 공기를 내쉴 때 발생하는 공기방울의 모습이다. 많은 다이버들이 내쉬는 공기가 만드는 버블 소리를 좋아하고 또 파란 바다 위로 날아가는 버블의 모습을 좋아한다. 또 그 버블을 이용해서 손으로 또는 입으로 버블 도넛을 만들며 놀기도 한다. “Leave nothing but bubble”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스쿠버다이빙에서 버블이 발생하는 건 당연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이것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다이빙도 있다. 바로 재호흡기를 이용한 폐쇄식 다이빙이다. 공기를 들이마시면 반드시 내쉬게 되는데 재호흡기를 사용하면 이렇게 내쉬는 버블이 보이지 않는다. 어떤 원리로 공기가 배출되지 않는 것일까? 차이점이 무엇인고 또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을까?
본 기자는 골드피쉬 스쿠버 & 트레블의 김도형 트레이너로부터 지난 1월 14, 15일 이틀에 걸쳐 재호흡기 제한수역 교육과 이론 교육을 받았다. 또 2월에 필리핀 세부에서 개방수역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지금부터 재호흡기 다이빙이 어떤 것인지 살펴보자.
재호흡기란? 재호흡기는 다이버가 배출하는 기체를 순환시켜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인체의 대사 활동을 통해 산소가 소모되고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재호흡기는 부족한 산소를 보충해주고 발생된 이산화탄소를 제거시켜 내뱉은 기체를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재호흡기는 산소를 공급하는 장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장치, 다이버가 숨을 들이마시거나 내쉴 수 있는 호흡 주머니, 마우스 피스와 연결된 흡입/배출 호스로 구성된다. 한 번 들이마신 공기를 모두 내쉬어 소모시키는 것이 아니라 재사용하므로 기체의 소모량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재호흡기의 종류재호흡기는 크게 반폐쇄식 재호흡기(Semi Closed Circuit Rebreather, SCCR)와 완전 폐쇄식 재호흡기(Closed Circuit Rebreather, CCR)로 나뉜다. 반폐쇄식 재호흡기는 완전 폐쇄식 재호흡기와 개방식 스쿠버의 중간 형태로 완전 폐쇄식 재호흡기가 산소 부분압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기체 배출이 없는 반면, 반폐쇄식 재호흡기는 산소의 성분이 일정하게 유지되고(따라서 산소 부분압은 수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주기적으로 기체를 배출시킨다. 필자는 Evolution이라는 완전 폐쇄식 재호흡기를 이용해 TDI 재호흡기 과정을 교육받고 있다.
재호흡기의 장단점
장점기체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다시 말해 작은 용량의 탱크를 이용해 오랜 시간 다이빙을 할 수 있다.
최상의 혼합기체를 사용해 감압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재호흡기의 전자 장비가 산소의 주입량을 조절해준다.
버블이 발생하지 않아 수중 생물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고 수중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호흡 기체가 순환되므로 열과 수분의 손실이 적다.
단점가격이 비싸다. 대부분의 재호흡기가 1,00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이다.
사용과 관리가 복잡하다.
재호흡기 수영장 실습둔촌동에 있는 골드피쉬 스쿠버 & 트레블 사무실에서 이론 교육과 장비 사용법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재호흡기를 들고 수지로얄스포츠센터를 향했다. 골드피쉬에서는 평소 가까운 올림픽 공원 잠수풀을 이용하지만 최근 공사 관계로 다른 곳을 찾아야 했다. 수지로얄스포츠센터의 잠수풀은 규모는 작지만 번거로울 수도 있는 재호흡기 다이버들을 친절히 맞아주었고 무거운 장비를 사무실 안에 보관하게 해주는 등 여러모로 편의를 봐주어 편안하게 과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
재호흡기에 붙어 있는 컴퓨터의 전원을 켜고 컴퓨터의 지시에 따라 탱크를 오픈하고 켈리브레이션을 하고 센서 및 배터리 잔량을 체크했다. 무거운 장비를 메고 물 속에 들어가니 마치 처음 오픈워터 과정을 할 때처럼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재호흡기는 호흡으로 부력을 맞출 수가 없다. 숨을 들어 마쉴 때는 호흡 주머니(흡기 주머니)에 있는 기체를 들이마시는 것이고 숨을 내쉬면 폐에 있던 기체가 다시 호흡 주머니(배기 주머니)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BCD의인플레이터 호스를 이용해 정밀하게 부력을 맞추어야 하는데 호흡으로 부력을 조절하는 것에 익숙한 터라 중성부력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필자의 몸에 비해 커다란 장비가 다소 버겁기도 하였다. 오픈워터 때처럼 모든 것이 새로웠다. 이틀에 걸쳐 수영장 교육을 진행했고 처음과 같은 낯설음은 조금 사라졌지만 바다에서의 재호흡기 다이빙은 또 새로운 느낌일 것 같다.
재호흡기 다이빙은분명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다이빙은 아니다. 가격도 비싸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도 많지 않다. 같이 다이빙을 할 버디를 찾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은 정말 편하고 재미있다고 칭찬을 하니 재호흡기가 갖는 매력도 분명 엄청날 것이다. 필자는 이제 막 수영장 교육을 마쳤을 뿐 아직 바다에서 진정한 재호흡기 다이빙을 해보지 못 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바다에서 할 재호흡기 다이빙이 기대된다. 더 고요한 다이빙으로 바다에 더욱 동화될 수 있지 않을까? 글.사진/ 김 현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