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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강사의 보라카이 & 수중생물 이야기 두 번째/보라카이 야간다이빙과 해양생물- Part1. 비치 다이빙

장기영 강사의 보라카이 &
수중생물 이야기 두 번째,
보라카이 야간다이빙과 해양생물
Part1. 비치 다이빙

Instructor JK's Story of Boracay Undewater Creature
2nd Night Diving at Boracay Part1. Beach Diving


태양이 지평선으로 사라진 후 밤이 지배하는 바다는 어떤 모습일까요?

밤이 지배하는 바다는 조용할 것같지만 낮과는 또 다른 모습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 펼쳐집니다. 손을 휘젓거나 핀 킥을 할 때마다 반짝이는 플랑크톤부터 시작해 야간에만 볼 수 있는 생물까지 그들만의은밀한 사생활이 펼쳐집니다. 낮에는 열심히 움직이던 물고기들은 산호의 한 구석이나 포식자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숨어서 잠에 빠져듭니다. 낮에는 잘보이지 않던 오징어와 문어, 게 그리고 새우 등의 야행성 생물들이 눈을 반짝이며 밤바다를 지배합니다.

야간다이빙

이런 밤의 세계는 생존을 위해 쫓고 쫓기는 긴장감이 감도는 장면이 매 순간 일어나는 세계이며 승자와 패자가 확실히 나뉘는 세계입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나올법한 드라마틱한 장면들이 매일같이 반복됩니다.

이런 밤 바다의 모습은 다이버들의 경험치에 따라서 각자가 다르게 그려집니다.
다이빙을 갓 시작한 분들은 " 야간다이빙 가서 플랑크톤만 실컷 보고 왔어요" 혹은 "기억나는 게 없어요" 등의 아무 볼 것 없었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경험 많은 다이버들이나 수중사진가들은 자신들이 본 장면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편의 멋진 드라마로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야간다이빙은 주간 다이빙 시에는 쉽게보기 어려운 해양생물들의 쫓고 쫓기고먹고 먹히는 숨막히는 서스펜스를 눈앞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야간다이빙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어떤 다이빙을 좋아하세요, 딱 하나만 꼽아보세요" 라고 저에게물으면 주저 없이 "야간다이빙이요!" 라고 대답합니다.


Instructor JK가 보라카이 야간다이빙을 강추하는 다섯 가지 이유!

이런 흥미진진한야간다이빙을 보라카이에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아니 보라카이의 야간 다이빙은 정말 훌륭해서 많은 분들께 추천을 하고 있습니다.
왜 제가 다른 다이빙보다 야간다이빙을 더욱 추천하며, 다른 곳의 야간다이빙보다 보라카이의 야간다이빙을 더 추천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1. 다이빙숍에서 20여m를 걸어나가면 야간다이빙을 즐길 수 있습니다. 
보라카이에는길게 펼쳐진 해변, 화이트 비치에 대부분의스쿠버다이빙 숍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대부분 해변에서 불과 20여m 거리이지요. 그래서 날씨가 괜찮은 날이면다이빙 숍에서 장비를 메고 20여m만 걸어나가면 언제든지 야간다이빙이 가능합니다. 
     보라카이 풍경 -야간다이빙 준비를 마치고..

2. 보라카이에서는 시간에 구애 없이 언제든 야간다이빙을 할 수 있습니다.
     보라카이 아름다운 석양을 배경으로 들어갈 때도 있는가 하면 한밤인 자정에도 하기도 합니다. 특히 12월 31일 밤 11시경에 진행되는새해 맞이 자정 다이빙은 1년에 딱 한번 밖에 없는 만큼 저도 정말 좋아하고 기대하는 야간다이빙인데요. 야간다이빙 이후 수면으로 떠올라 보라카이 전역 해변에서 쏘아 올린 폭죽을 바라보는 건 정말 황홀합니다.
여러분의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새해 맞이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 20미터만 걸어오면 언제든지 비치다이빙이 가능하다
   
3. 초보자들이나 오랜만에 다이빙을 하시는 분들에게 보라카이만한 곳이 없습니다. 
아닐라오나 사방은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심한데다가 산호, 바위 지형이 많아 입출수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보라카이의 해변은 밀물과 썰물의 수위 차이가 심하지 않고 부드러운 산호모래로 이루어져 안전하고 편안하게 입출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심 5m 얕은 바다에서의 비치다이빙은 초보자들에게더없이 안성맞춤입니다.
사실 초보분들은 어두움 자체도 두려움의 대상인데 수심도 깊다면 더더욱 야간다이빙에 대해서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라카이에서 진행되는수심 5m 내외의 야간다이빙은은 심리적 부담감도 덜어주고 안전한 다이빙을 하기에 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쏟아지는 별빛과 화려한 조명, 그리고 라이브 음악은 보라카이만의 장점입니다.
출수 시 두 눈에 마주하게 되는쏟아질듯한 별하늘과 해안가를 따라 즐비한 노천상가의 화려한 불빛은 보라카이 야간 다이빙만의 보너스입니다. 이런 광경과 더불어 귀를 즐겁게 하는 밴드의 음악소리는 야간다이빙의 보너스로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라카이 풍경 -야간다이빙 후에 바다에서 만나게 되는 노천상가와 화려한 조명
    
5. 보라카이 앞바다에서는 다양한 해양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보라카이 앞바다 5m 수심에서는 어떤 생물들을 만날 수 있을까요? 5m의 얕은 수심이라고 해서 볼 것이 없느냐? 그건 절대 아닙니다.
부드러운 모래 바닥에는 넙치, 복어, 카디널 피시, 라이언 피시, 파이프 피시, 고스트 파이프 피시, 뱀장어 등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으며 특히만두게, 소라게, 스펀지 크랩, 데코레이터 크랩, 스위밍 크랩 등등 다양한 종류의게 또한 볼 수있습니다.


보라카이 야간 다이빙, 해양생물들의 은밀한 사생활 엿보기

그럼 이제부터 보라카이 야간다이빙에서 볼 수 있는 해양생물 간의 긴장감 도는 모습들과 사생활을 들여다볼까요?


사냥에 성공한 카디널 피시가 저녁식사를 하고 있네요. 프로그 피시나 리저드 피시같은 경우에는 한번에 먹이를 통째로 삼켜버리지만 사진에 나온 카디널 피시의 경우에는 먹이를 먹는데 꽤 오랜 시간을 소비합니다.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계속 먹긴 했지만 다 먹는 데 5분도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먹잇감을 한입에 삼켜버리는 프로그 피시에 비하면 꽤나 긴 시간을 식사를 하는 미식가(?)의 모습입니다. ^^ 
        

만티스 쉬림프가 사냥에 성공한 모습입니다. 만티스 쉬림프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사냥하는 걸로 유명한데 사진에 보시는 것처럼 작은 물고기나 생물 등을 사냥합니다. 보라카이에서 본 만티스 쉬림프의 사냥은 대부분 물고기 사냥이었습니다. 만티스 쉬림프는 자신이 파 놓은 굴 속에서 매복하고 있다가 지나가는 물고기를 재빨리 낚아채는 방법으로 먹잇감을 사냥합니다.


만티스 쉬림프는 사냥을 하고 나서 다시 자기 굴로 들어가 매복을 하며 다음 사냥을 하는 걸로 매우 바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이 날은 유독 다른 때와 달리 사냥에 성공하고서도 굴 속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자신을 둘러싼 다이버들을 한참이나 쳐다봤습니다. 누가 구경꾼인지 헷갈릴 정도로 열심히 눈알을 굴려가며 만티스 쉬림프가 다이버들을 구경한 날이었습니다. 자신의 사냥감을 과시하고 싶었는지 사진에서처럼 한참을 먹잇감을 들고 있다가 굴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게(crab)은 scavenger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바다 바닥에 죽어 있는 해양생물들의 사체 등을 먹고 산다는 것인데요, 야간다이빙을 하다 보면 나도 사냥에 꽤 능숙하다고 뽐내는 듯한 게의 사냥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옆에서 지켜본 결과, 수준급의 사냥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사진에서는 사냥에 성공해 집게발로 멸치를 움켜쥐고 있으면서도 주위에 지나가는멸치를 힐끗힐끗 쳐다보며어떻게 하면 한 마리 더 잡을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 같네요. 이 장면 이후 게는 곧장 모래 속에 숨더니 한끼 식사를 즐겁게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두 장면들을 목격하기 전까지는 게가 게를 잡아먹는다고는 상상도 못했는데요, 같은 종류의 어린 게를 잡아서 이렇게 먹고 있네요!
자신의 동족을 잡아먹는 게를 보니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상대방 보다 강하지 못하면 먹힐 수 밖에 없는 자연의 냉혹함을 느끼게 합니다. 
        

해삼 위의 황제새우입니다. 수중사진가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피사체이자 귀여움의 상징이지요. 주간에는 늘상 해삼에 숨어서 살면서 해삼이 먹다 남긴 찌꺼기를 먹는다고만 생각했는데, 야간다이빙에서 황제새우가 사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왼쪽 집게발에 뭔가를 들고 있는 게 보이시죠? 사냥감을 낚아챈 황제새우의 모습에서는 평소의 귀여움과 다른 용맹이 느껴집니다. 
        

사실 이 사진은 재미난 사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슬픈 사진이기도 합니다. 인간들이 먹고 버린 망고 씨를 가지고 먹이인줄 알고 가지고 도망가는 게의 모습입니다. 뺏기지 않으려고어찌나 애지중지 하며 들고 가던지, 망고씨를 들고 열심히 가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하네요. 이 장면을 보면서 물 속에서는 굉장히 웃었지만, 물 밖에 나와 사진을 다시 보면서 이 장면이시사하는 바를 생각하게 됩니다.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가 해양생물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걸 보면 다이버들부터 바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적극적인 행동을 해야 할 듯 싶네요. 
     

야간다이빙에서수컷 게가 암컷 게를 뒤에서 안고 있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뒤에 있는 수컷의 덩치가 더 큰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작은 수컷이 더 큰 암컷을 안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외부의 위협이 있다고 생각되면 저 상태로 수컷이 암컷을 안고 도망을 갑니다. 제가 다가가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덩치 작은 수컷이 온 힘을 다해서 암컷을 안고전력질주 하네요. 처음에는 사진을 찍으려 따라갔으나 따라가다 보니 덩치 작은 수컷녀석이 암컷을 들고 온 힘을 다해 달아나는 장면이 너무 안쓰러워서 촬영은 뒤로하고멀찌감치 도망가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제가 아는 분 중 길거리에서 강도의 위협을 당한 분이 있는데요, 강도가 위협하자남자친구가 엄청 빠르게 도망가더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위협을 당하면 자기부터 살려고 여자친구를 버리고 도망가기 바쁜 찌질한 남자친구도 있습니다. 이렇게 끝까지 자신의 암컷을 챙기는 용맹한 수컷을 보니 찌질한 인간보다 낫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마치며

야생의 삶에 필연적인사냥과 물고 물리는 먹이 사슬 관계는 밤바다만의 다양한 진풍경을 만들어냅니다. 먹고 먹히는 관계 속에서 먹어야 하는 쪽은 좀 더 세밀한 작전을 세우고 피해야 하는 쪽은 상대방의 전략을 꽤 뚫어보고 도망가는 지혜가 필요하죠.

살아 남아야 하는냉혹한 자연에서 먹는 쪽이 나쁘다거나 먹히는 쪽이 어리석다거나 하는 것은 없습니다. 단지 누군가의 전략과 운이 좀 더 좋았을 뿐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냥은 단지 0.1초가 빠르거나 0.1초가 늦어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런 0.1초의 승부가 펼쳐지는 밤바다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나뉘며 내셔널 지오그래픽 같은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스릴 넘치는 장면이 자주 펼쳐집니다. 보라카이에서는 20여m만 장비를 메고 걸어나가면 밤바다에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장면들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수심 5m 보라카이 바다에서 펼쳐지는 해양생물들의 드라마틱한 장면들을 직접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야간다이빙에 도전해보세요.

야간다이빙이 오랜만이라 망설여지시는분들~
야간다이빙이 처음이어서 두려움이 앞서는 분들~

이런 분들도 INSTRUCTOR JK와 함께 보라카이 야간다이빙의 매력에 빠져볼까요? ^^
4월호에서 보라카이 야간보트 다이빙에 관한 이야기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해변을 따라 자리 잡은 다이빙 센터

장기영
PADI Master Instructor
PADI Digital Underwater Photography Instructor
보라카이 아쿠아 스페이스 스토리 책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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