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하는 미대생의 수중 일러스트 4thMy Diary of Coral Observation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 일상적인 취미생활로 인기를 얻고 있는 'Botanical art'라는 미술 분야가 있다. 번역하면 ‘식물 세밀화’로 불리는 이 미술 분야는 식물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묘사하는 걸 목표로 삼는데, 그 이유는 'Botanical art‘의 그림들이 실제 식물 연구 자료로서 이용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식물학적 입장에서 식물을 묘사하는 보테니컬 아트를 언급한 이유는 이번 호에 소개할 나의 산호 일러스트와 많은 면에서 닮았기 때문이다.
coral pen illust
바다 속에는 많은 산호들이 군락을 이루어 살아간다. 이런 산호 군락은 엄청난 색을 뿜어내며 다채로움을 선사한다. 이처럼 산호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전체’의 현상은 매우 아름답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군락을 이루는 산호들을 하나씩 따로따로 관찰하기 시작하면 전체로 감상할 때 보지 못한 각 산호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
cathedral cross, castle
보테니컬 아트처럼 나는 각 산호들의 각기 다른 고유한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이 산호 정밀 묘사 작업이다. 산호의 색도 그 산호만의 개성이다. 하지만 색감에 집중하게 되면 색만 남고 실제 형태는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산호를 정밀 묘사할 때는 색을 배제한 펜 일러스트 작업을 한다.
coral pen illust산호 정밀 묘사 작업은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산호의 고유한 생태를 다시 한 번 제대로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리고 이때의 관찰을 바탕으로 산호를 그림으로 표현함으로써 그 산호의 생태를 이해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오는 그림들은 결국 관찰의 결과, 기록, 쉽게 말해 관찰일기라고 할 수 있다.
coral pen illust나의 산호 관찰일기는 아직 많은 분량은 아니다. 이번 호에 소개한 대부분은 아닐라오에서 한 달 지내면서 관찰한 산호들이다. 평범한 일기를 쓰는 것처럼 앞으로 꾸준히 다이빙을 하고 꾸준히 산호를 묘사함으로써 이 관찰도감을 이어나가는 게 나의 소망이다.
coral pen illust 글, 그림/임채린
서울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재학
수호겔러리 소속작가
레스큐 다이버
수중일러스트작가
http://cat6057.wi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