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 양양 팀스쿠버에서 다이빙하다!
TEAM SCUBA DIVING
낮 최고기운이 20℃를 넘은 화창한 봄날! 운전석 창으로 들어오는 따사로운 봄 햇살에 겉옷을 벗어 놓고, 바다를 보니 파도가 없는 바다는 어디가 하늘인지, 어디가 바다인지 그 경계가 아득하다. 지나다 들린 양양의 팀 스쿠버에는 몇몇 다이버들이 첫 다이빙을 마치고 쉬고 있었다. 아는 얼굴들과 인사를 나누며 안부를 전하는데 날씨도 좋은데 다이빙을 같이 하자고 한다.
팀스쿠버의 다이빙 맵
팀스쿠버 전용선으로 다이빙을 나가는 다이버들
즉흥적으로 출발한 여행이라 정해놓은 것이 없기에 잠시 망설이다 장비를 꺼냈다. 파도가 0.5m도 되지 않을 정도로 잔잔하고, 하늘은 이렇게 맑은데 다이버가 물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뭘 한단 말인가? 다만 수온이 4℃ 정도인 것이 문제이지만 두꺼운 내피에 드라이슈트가 있는데 뭐가 걱정일까? 신속하게 카메라를 세팅하고, 장비를 결합한 다음에 드라이슈트는 엉덩이까지만 걸치고 배에 올랐다.
잔잔한 바다와 조도
컴팩트 디카에서 이제 막 DSLR로 업그레이드하여 수중사진에 한창 물이 오른 이종순 씨와 빛흐름에서 활동하는 수중사진가 김학주 치과원장이 함께 수중촬영을 하기로 했고, 다이버들이 많지 않아 여유가 있는지라 팀스쿠버의 이기영 대표가 드라이슈트 연습 다이버들 2명과 함께 버디를 해서 조도 옆의 모자반 포인트에서 입수하기로 했다. 윤일규 강사가 배를 몰아 이기영 대표 일행을 먼저 입수시킨 다음에 수중사진가들은 시크릿가든으로 향했다. 수심 24m의 어초와 암반이 있는 곳으로 몇 년 전 겨울에 알을 지키는 쥐노래미 수컷을 촬영했던 곳이었다. 수온이 낮아 섬유세닐말미잘들이 활짝 피어 있는 모습을 촬영하고 싶다고 했다.
낮은 수온에서만 활짝 꽃피우는 세날말미잘 군락하강라인을 따라서 내려가니 노출된 입 주위에서 잠깐 한기가 느껴졌다가 이내 익숙해졌다. 어초를 돌아 암반을 찾아 나가다가 모래 밭에서 보름달물해파리를 만나 촬영하는 다이버들의 모습을 기록하고, 다시 이동하니 작은 바위에 폐로프와 섬유세닐말미잘들이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바다 속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는 생각으로 한 컷을 담고 다시 이동하니 그리 커진 않지만 암반이 나타나고 그 위를 섬유세닐말미잘들이 뒤덮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함께 다이빙한 동료 사진가들을 모델로 몇 컷을 촬영하니 김학주 원장이 먼저 상승 신호를 보내왔다. 함께 어초로 돌아와 하강라인 근처에서 이종순 씨를 기다리며 어초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모델이 있으면 괜찮을 곳을 생각하며 사진을 촬영하다가 마침 돌아오는 이종순 씨를 불러서 그 위치에 세워놓고 몇 컷을 촬영했다. 그래! 이런 맛에 다이빙을 하는 것이다. 몸이 살짝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쓸만한 사진 한 장은 건졌다는 생각에 흐뭇했다.
함께 다이빙을 나가는 이기영 강사
팀스쿠버로 돌아와 순대국밥 한 그릇으로 속을 덥히고 다시 다음 다이빙을 준비했다. 한 탱크로 마감할 생각이었는데 조도 모자반 포인트에서 대왕문어를 발견했다고 하면서 고프로로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주는데 마다할 수가 없었다. 수심도 얕고, 바다는 좀 전보다 더 잔잔해져서 아예 장판이 되어가고 있었다. 속도 든든히 채웠겠다 부담 없이 다시 출발했다. 대왕문어야 기다려라!
수중촬영에 열중하고 있는 김학주 원장님모자반 포인트에서 동남쪽으로 진행하면 12m 수심에서 모래와 암반이 교차되는데 그곳에 반구형 어초와 사다리꼴 어초들이 있다. 그 끝의 어초에서 대왕문어를 보았다며 이기영 대표가 그곳으로 안내하기로 했다. 조도의 얕은 수심은 미역, 모자반, 구멍쇠미역, 다시마 등 대형 갈조류들과 파래 등 해조류들이 번성하고 있었다. 한참을 진행하여 이기영 대표가 문어를 보았던 곳이라는 신호를 보내자 다이버들이 근처의 어초 사이를 뒤지기 시작했다. 반구형 어초 옆과 속에는 붉은 색 멍게들이 빽빽하게 붙어 있었고, 위쪽으로는 미역 등의 해조류들이 자라고 있었다. 어초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여서 그 모습을 이리저리 촬영했다. 하지만 아무리 돌아다녀도 대왕문어는 보이지 않았다. 역시 살아있는 해양생물은 그때그때 돌아다니기 때문에 매번 같은 자리에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운이 있어야 만나는 것이지!
반구형 아치어초에서 자라고 있는 멍게들
수온이 낮아서 그런지 바닥에 해삼들이 많이 보였다. 대신 물고기들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으니 역시 수온의 영향인 듯 했다. 얕은 수심으로 이동하면서 해조류들의 모습을 촬영했는데 바닥에 지천으로 커가고 있는 미역들이 눈길을 끌었고, 바다 속의 꽃 식물 거머리말도 눈에 띠었다. 마지막으로 수면 근처 얕은 수심의 해조류 군락을 촬영하다가 상승하였고, 수면에서 조도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파도가 하나도 없는 이런 잔잔한 바다를 또 언제 만날 수 있을까? 비록 수온은 찼지만 다른 조건들은 정말로 좋았다. 드라이슈트만 있다면 이런 환경을 더 잘 즐길 수 있을 것이지만 아직도 웻슈트만 보유한 다이버들이 많기에 국내 다이빙 시즌은 좀 더 기다려야 할 듯하다. 예전에 비해 드라이슈트의 보급이 많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국내 다이빙이 활성화되려면 더욱 더 많은 다이버들이 드라이슈트를 입어야 할 것이다.
해파리 촬영
미역군락
다이빙을 마치고 장비를 정리해서 널어 놓고 물기가 빠지길 기다리면서 간단히 치킨을 시켜서 맥주를 딱 한 캔씩만 했다. 다들 운전을 해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귀경하는 고속도로가 많이 막히는 시간이라 차라리 좀 쉬었다가 늦게 출발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촬영한 사진들을 보고, 문어를 다시 만나지 못한 아쉬움도 이야기하면서 다이버들의 대화는 끝이 없었다. 어느덧 땅거미가 내리는 어둑한 저녁이 되어서야 물기가 얼추 빠진 장비를 챙겨서 다음에 다시 볼 것을 기약하며 주인장들만 남기고 하나 둘 리조트를 떠났다.
팀스쿠버양양 기사문의 팀스쿠버는 2010년 오픈하여 올해로 5주년을 맞이한다. 처음 3주년까지는 매해 친한 다이버들을 초청하여 행사를 진행했다가 지난 해는 그냥 넘어갔다. 세월호 사건으로 다이빙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경기가 많이 침체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을 벌이길 좋아하는 이기영 강사는 올해는 새롭게 이벤트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100명의 여성 다이버들을 초청하여 조도에서 동시에 일몰 다이빙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한국기네스 위원회에 정식으로 기록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인근 리조트의 협조를 받아서 보트와 장비를 동원하면 못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 협력관계에 있는 수원여대의 학생들만 해도 충분한 인원 동원이 가능하고, 최근 늘어난 여성 다이버들의 활동 추세를 보면 100명 정도는 충분히 모일 수 있을 것도 같다. 아무튼 조만간 팀스쿠버에서 행사 공지가 올라올 수 있으니 관심을 가져보자.
팀스쿠버다이빙후의 휴식시간 팀스쿠버는 트윈모텔을 이용해서 숙박과 다이빙을 함께 진행하고, 식사는 인근 식당을 이용해서 서비스 해준다. 주말에는 다이버들을 위해 대기하고 있고, 주중에는 이기영 강사와 윤일규 강사가 함께 어업활동을 한다. 어민후계자로 등록되어 기사문의 어민들 사회에 자연스럽게 동화되고 있어서 다이빙 산업과 어촌계와의 조화를 잘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주중에 다이빙을 하기 위해서는 미리 연락을 하는 것이 좋다.
팀스쿠버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기사문리 138-32 트윈모텔
대표: 이기영 010-8963-8582 www.teamscub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