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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흑진주 섬, 투아모투를 가다.



남태평양의 흑진주 섬, 투아모투를 가다.



남태평양 한복판에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제도가 있다. 우리가 흔히 듣는 허니문 섬으로 유명한 보라 보라(Bora Bora), 무레아(Moorea), 타히티(Tahiti) 등과 그 주변 섬 118개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섬들은 다시 5개의 군도로 나누어 구분을 하는데, 그 중 다이빙으로 유명한 투아모투(Tuamotu) 군도를 다녀왔다.
우선 가는 길은 미국 LA나, 일본의 나리타 공항에서 타히티까지 직항이 있으며, 다시 작은 비행기를 타고 투아모투 군도로 이동을 한다. 투아모투 군도는 78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중 티케하우(Tikehau), 랑기로아(Rangiroa), 파카라바(Fakarava)가 다이빙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 섬들은 매우 평평하고, 담수가 거의 없어서 주로 빗물을 저장해서 사용한다. 전기는 태양열 패널로 발전하여 사용하고, 우기는 12월~3월이지만 이 때도 다이빙 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공식 언어는 프랑스어이며, 음식도 프랑스 음식에 사시미나 참치 타르타르(회무침)가 더 있는 정도이다. 매운 음식은 찾아보기 힘들다. 물가는 유럽만큼 비싼 편이며, 다이빙도 1탱크당 약 70-80불 정도이다. 섬과 섬 사이는 작은 비행기로 이동한다.

티케하우 Tikehau 섬
타히티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 에머랄드 빛 물색, 야자수, 빼어난 경관으로 유명한 환초 Atoll이다. 숙소는 렐라이스 로얄 티케하우 Relais Royal Tikehau 방갈로였는데 초호 Lagoon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환상적이다. 특히, 식당 앞에는 작은 상어와 물고기들이 바글바글 한데, 음식 찌꺼기를 버리면 작은 물고기가 먹으러 오고, 그 물고기를 잡아 먹으려는 어린 상어들이 항상 진을 치고 있다. 다이빙은 탑 다이브 Top Dive를 이용했는데, 포인트는 다이빙 보트로 45분 거리에 있으며, 잭피쉬, 바라쿠다, 바다거북, 상어, 스내퍼 등의 무리를 볼 수 있다. 투아모투 다이빙 중에서 워밍업 다이빙을 하는 수준이다. 다이빙 사이트로 가기 전에 만타레이의 클리닝 스테이션에서 스노클링도 즐길 수 있다.

랑기로아 Rangiroa 섬
투아모투의 가장 큰 환초로 문명이 가장 잘 발달한 곳이다. 여러 개의 호텔들이 있으며, 특히 일본 다이버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으로, 일본 다이버들은 이 섬에서만 다이빙을 하다가 돌아 간다고 한다. 다른 섬들은 호텔이나 다이브 숍이 열악하여 일본인들의 기호에 맞지 않는다고 하니, 일본인들에게 호텔은 다이빙만큼이나 중요한가 보다. 지역 명물인 흑진주 양식장 투어와 흑진주 구입을 할 수 있다. 숙소로 레스 렐라이스 에 조세핀 Les Relais de Josephine 방갈로에 머물렀는데, 호텔 앞이 유명 다이브 사이트로, 썰물이 나갈 때는 돌고래들이 뛰어 노는 것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다이브 숍은 역시 탑 다이브 Top Dive를 이용했는데, 시설이 잘 되어 있으며, 상주하는 일본인 강사도 있다. 상어, 돌고래, 만타, 햄머헤드 등의 대물들을 볼 수 있으며, 크게 3가지로 특징을 나눌 수가 있다.
밀물 다이빙: 환초 섬의 특징상 물이 밀려 들어오는 곳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깊게 파진 수로 Path를 따라서 물고기들이 엄청 밀려 들어오고, 그걸 먹으려는 대물들도 같이 따라 들어온다. 입수는 일단 수로 밖에 있는 물살이 잔잔한 지역에서 한다. 바라쿠다와 돌고래를 볼 수 있으며, 35m 아래에 몰려있는 상어 떼들을 볼 수 있다. 레스큐 이상의 다이버들은 35m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허락하나, 어드밴스 다이버들은 못 내려가게 한다. 그 뒤 밀물 시간대에 맞추어, 조류가 점점 쌔지기 시작하면 좁아진 수로로 들어 서는데, 내가 여태까지 맞보지 못했던 엄청나게 센 조류에 떠내려 간다. 팔라우나 갈라파고스 보다 훨씬 센 조류이다. 한 200여m 정도 날라가다 보면 가로로 조금 깊게 패인 작은 협곡(Canyon)이 나오는데, 그리로 쏙 들어가서 센 조류를 피해야 한다. 바위를 한 손으로 붙잡고, 머리 위로 날라가는 상어, 만타 등을 볼 수 있으며, 반대편 고지에는 종종 만타나 상어들이 물살을 거스르며 떠있다. 거기서 재수가 좋으면 5-6m 이상은 족히 되는 거대한 그레이트 햄머헤드 상어 Great Hammerhead Shark를 볼 수 있다. 무게는 600-700Kg에 달한다고 하며, 센 조류에 꼼짝 못하는 만타도 잡아 먹는 거대 햄머헤드이다. 나는 얼굴을 겨우 쳐들어서 20여 m 전방에 있는 햄머헤드를 보기는 했으나, 거센 조류 때문에 카메라를 들어 올릴 수가 없어서 사진 찍는 것을 포기하였다. 첫 번째 캐년을 나와 몇 십m 전진하면 두 번째 캐년에 다다른다. 롱핀 배너피쉬 Longfin Bannerfish 떼, 서전피쉬 Surgeon fish가 강한 물살을 피해 구석에 박혀 있는 모습도 즐거움을 준다. 시야는 최상급이다.

썰물 다이빙: 썰물 때는 섬에서 밀려 나오는 모래 때문에 시야 확보가 힘들다. 대물들이 가까이 있어도 알아보기 힘들다. 시야 확보 때문에 아톨 Atoll 밖에 있는 작은 월 Wall에서 주로 다이빙을 하며 스내퍼, 바라쿠다, 돌고래 등을 볼 수 있다.

밀물과 썰물 사이: 조류가 없으나 대물들이 없어서 주로 다이빙을 안 한다.

랑기로아의 블루 라군 Blue Lagoon 투어: 1인당 75유로를 내면, 10여명 이내의 작은 그룹을 만들어 블루 라군 투어를 할 수 있다. 배로 약 1시간 반 거리에 있으며,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 해안 경치에 입이 쩍 벌어질 정도이다. 얕은 물가에는 아기상어들이 모여 있으며, 바비큐 점심을 먹은 뒤, 상어들과 30분간 스노클링을 할 수 있다.

파카라바 Fakarava 섬
상어 다이빙으로 유명한 큰 환초이다. 섬의 북쪽과 남쪽지역으로 구분을 한다.

섬 북쪽 지역: 섬의 북쪽은 문명이 다소 있긴 하나 번화가는 없다. 숙소는 펄 하바이키 파카라마 Pearl Havaiki Fakarava로 아름다운 백사장에 에어컨이 있는 깔끔한 방들을 갖고 있다. 다이브 숍은 역시 탑 다이브 Top Dive를 이용했는데, 시설이 잘 되어 있으며 친절하다. 밀물 때에 입수를 하여 25m 하강한 뒤, 바닥을 잡거나 조류걸이로 몸을 고정하여 지나가는 상어들을 구경한다. 마치 팔라우의 블루코너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10여분 후에 손을 놓고 수로 Path 쪽으로 가면 알리바바라는 작은 캐년에 도달한다. 이 곳은 나폴레온피시 4-5 마리에, 스내퍼, 레드 솔져피시 떼가 조류를 피해서 바글바글 모여 있으며, 상어들이 뒤에서 백그라운드 그림을 채워주고 있다.

섬 남쪽 지역: 배로 약 2시간 내려간 남쪽은 거의 문명이 없는 수준이다. 숙소는 모투 마이토 파라다이스 Motu Aito Paradise였는데, 고립된 지역에 덩그러니 작은 리조트가 하나 있는 곳이다. 태양열 패널로 발전하기는 하나 전력이 부족하여 선풍기도 켤 수가 없고, 빗물도 아끼느라 샤워기의 물이 쫄쫄 감질나게 나와서 겨우 씻을 수 있다. 생필품은 한 달에 한번씩 배달해주는 배에서 구입할 수 있으므로 뭐든지 아껴서 써야 한다. 다이브 숍에는 보트 운전자 1명과 가이드 1명이 있는데, 하루에 단 2번 밖에 다이빙을 안 한다. 아무리 더 하자고 사정해도 신경도 안 쓴다. 불편하고 힘든 곳이긴 하나, 이곳이 바로 투아모투 다이빙을 유명하게 만든 상어 다이빙 장소인 것이다. 환초 Atoll에 들락거리는 밀물과 썰물이 지나갈 수 있는 곳이 남쪽에는 유일하게 이 통로 한 곳뿐이기 때문이다. 밀물 때면 마치 병정들이 행진을 하듯 수십 마리 상어들이 끊임없이 밀고 들어온다. 수십 마리가 수백 마리가 되고, 나중엔 수천 마리 상어를 한번의 다이빙에서 보았다고나 할까? 그야말로 장관이다. 환초 사이사이에 얕은 구멍들이 송송 뚫려 있어서 밀물과 썰물 때도 물이 쉽게 빠져나가, 이 통로에는 조류도 별로 없다. 통로의 깊이가 20-25 m 정도인 곳이 넓지도 않아서 지나가는 상어 행진을 보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타히티 Tahiti 섬
투아모투에서 환상적인 다이빙을 끝내고, 마지막 하루는 타히티에서 보냈다. 미치광이 천재화가 폴 고갱이 말년을 보낸 섬으로 유명한 타히티에서 렌트카를 하루 대여해서 섬을 한 바퀴 돌아 보았다. 화산섬인지라 검은 모래 해변이 많았고, 뾰족한 산과 정글 숲이 많아서, 우기에는 상당한 양의 강수량을 짐작할 수 있다. 주민은 원주민 75%, 프랑스인, 중국인 등이며, 거주비는 프랑스만큼 비싸다. 서핑, 해수욕, 폭포 투어를 할 수 있으며, 특히 시내 재래시장에서 타히티의 명물, 흑진주 쇼핑을 추천한다.

라미 정숙 피에르
뉴저지 거주
수중사진 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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