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Colors
Layouts
Wide Boxed
탑 마레스 광고

오가사라와 제도 다이빙

오가사라와 제도 다이빙


때는 작년 가을, 2018년 여름에 다이빙 할 곳을 물색하던 중, 범상치 않은 향유고래 사진들을 보았습니다. 어딘가 싶어서 검색해보니 오가사와라 제도라는 처음 듣는 곳이었습니다. 향유고래뿐만 아니라, 샌드타이거 상어, 가오리 떼, 돌고래 등 다양한 수중생물들이 모이는 섬이더라구요. 그리고 더욱이 흥미를 가지게 된 건, 오가사와라에 가는 방법은 단 하나, 매주 한번씩만 출항하는 오가사와라 마루를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왠지 여행하기 어려울수록 도전하고 싶은 법, 이곳 저곳 메일을 보내 보고, 짧은 영어가 가능한 PAPA’S DIVING STUDIO에 다이빙 예약과 오가사와라 마루에 관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한번 왕복하는데 약 5-6일 간의 간격이 있기에 짧고 바쁘게 다녀오는 것보다,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 먹어 11일간 섬에 머무는 일정으로 예약하였습니다.


일본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 9시, 항구로 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서 오가사와라 제도에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혼자 조용히 있기 좋은 2등석 침대 칸을 이용, 약 20시간 넘게 걸리는 항해 끝에 치치지마에 위치한 후타미 항에 12시쯤 도착하였습니다. 미리 예약한 게스트 하우스와 다이빙 샵에서 마중 나와 안내를 받고 숙소에 짐을 풀었습니다.


오가사와라는 도착 당일부터 다이빙이 가능하기에 2 탱크 다이빙을 항구 근처에서 하였습니다. 오가사와라에서 머무는 동안 대부분의 다이빙은 치치지마 섬 인근에서 진행되었으며, 케타지마의 경우 추가비용을 내야 합니다. 약 7일간의 다이빙중 하루는 케타지마에서 다이빙 하게 되었는데, 마이크로네시아 부럽지 않은 물색과 산호, 그리고 물고기들이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가이드 코세이 씨와 많이 친해졌기 때문에 다이빙 휴식시간 중 낚시를 즐기기도 하였습니다. 이틀간은 OGASAWARA KANKOU에서 돌고래 수영과 고래를 보기도 하고, 미나미지마에 상륙하여 유명한 아치도 볼 수 있었습니다. 남은 하루는 사카이우라 해변(境浦海岸)에서 스노클링을 하게 되었는데 얕은 곳에 난파선 포인트가 있었기에 반수면 사진을 연습하기에 편했습니다.


오가사와라에서 가능한 다이빙은 크게 조류 다이빙, 난파선 다이빙, 산호초 다이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나미지마 인근의 경우 굉장히 강한 조류가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합니다. 강한 조류 덕분에 이소 마구로 (Dog tooth tuna)들이 떼지어 다니는 것을 손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오가사와라 제도는 2차 세계대전 동안 격전지중 일부였기 때문에 여러 난파선들이 침몰해 있습니다. 히요시-마루의 경우, 어뢰에 산호에 뒤덮은 상태로 남겨져 있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항구 바로 옆에서는 엄청난 양의 경산호가 밭을 이루고 있는 것도 장관이었습니다.


오가사와라에는 몇 가지 토종 어류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Chaetodon daedalma혹은 Wrought iron butterflyfish 는 사람을 겁내지 않아 촬영하기에 매우 편했습니다. 흔치 않은 모습 때문에 해수어 시장에서는 고가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Centropyge interruptus 또는 Japanese pygmy angelfish 또한 볼 수 있었지만 경계가 심하기 때문에 사진 찍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바다거북 또한 오가사와라에서는 굉장히 흔하기 때문에 발견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오가사와라 특산품 중 하나가 바다거북 요리이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샌드 타이거 상어나 화이트 팁 리프 상어, 만타 가오리, 매가오리, 참치, 카우노즈 레이 무리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다이빙 도중 참치와 매가오리, 화이트 팁 리프 상어는 몇 번 보게 되었습니다. 돌고래의 경우 동네 개 보다도 많다는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보았지만 정말 다이빙하는 거의 매일 보게 되었습니다.


PAPA’S DIVING STUDIO 2대째 오너이신 호시노 씨의 배려로 돌고래 수영도 다이빙 쉬는 중간중간 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이른 시즌이지만 향유고래 가끔씩 출몰한다고 들어 두 번의 고래 투어에 참가하였지만, 운이 없었는지 향유고래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대신에 혹등고래의 경우 3일 정도 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언어는 잘 통하지 않았지만 친절하고 재미있는 사람들 덕분에 오가사와라에서는 정말 값지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기에 같이 만난 모두에게 언젠가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하게 되었습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 이라고는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 많이 스친 것 같네요. 떠나는 날, 모두가 항구에 나와서 다녀오라고 하는 한마디에는 정말 많이 울컥 했습니다. 작년부터 많은 곳을 다이빙하러 가보았지만 과연 오가사와라 제도 만큼 정 붙인 곳이 있을까 생각하게 되네요.


이진우



  • 이전글 피지 벵가 라군 타이거 상어 다이빙
  • 다음글 강원도 고성군 문암리의 낙산대기를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