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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m of Big Stuffs, Galapagos!-대물들의 종합전시장 갈라파고스를 다녀오다! 2017/11

대물들의 종합전시장 갈라파고스를 다녀오다!
Realm of Big Stuffs, Galapagos!

흑등고래 한 쌍과 수십마리의 돌고래들이 수면 근처를 지나는 장면

2017년 9월 28일~10월 10일까지 12박 13일 일정으로 9명의 다이버들이 갈라파고스 리브어보드 트립을 다녀왔다. 투어를 기획한지 꼬박 17개월을 기다린 끝에 이루어진 투어였다. 긴 기다림의 시간만큼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갈라파고스에서 볼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거의 대부분을 보았다. 심지어 혹등고래까지도 말이다.

과야길 공항에 있는 푸른발부비의 사진을 촬영하는 임승수 박사

과야길 공항 게이트에서 갈라파고스행 비행기를 탑승하기 전


2016년 5월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전시회의 스쿠버넷 부스를 찾은 다이버들 몇 명의 문의로 갈라파고스 투어를 만들었다. 처음 요청한 분들이 의사 부부로 2017년 추석 연휴가 최장 10일이니 이를 이용하면 갈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그렇게 시작이 되어 절반이 의사인 투어가 진행되었다.

갈라파고스 발트라 공항에 도착한 일행들

하루 늦게 짐을 받고 기뻐하는 임승수 박사


갈라파고스를 가장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
이번 갈라파고스 투어는 개인적으로 5번째이다. 3번의 투어는 취재를 위해 동행했던 것이라 정해진 투어를 따라간 것이었고, 최근 2번의 투어는 직접 기획하여 진행하였다. 그전에는 LA를 경유했고, 최근에는 뉴욕을 경유하고 있다. LA에 지인들이 있고, LA 다이빙을 겸하고자 한다면 당연히 LA를 거쳐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뉴욕을 거쳐서 가는 것이 빠듯한 일정에서는 좀 더 편한 듯하여 선택하고 있다. 뉴욕에서 에콰도로의 과야길까지 하루 한편의 직항이 있기 때문에 2번만 갈아타면 갈라파고스까지 최단 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 LA에서 과야길까지는 직항이 없기 때문에 최소한 한번 더 경유를 해야 하는데 보통 파나마시티를 거친다. 뉴욕-과야길이 7시간 비행인데 비해, LA-과야길이 대략 11시간 정도 걸리므로 전체 비행시간에서는 별 차이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연결편 사정에 따라서 전체 시간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럼으로 경유지는 전체 일정과 들리고 싶은 곳을 고려해서 선택하면 된다.

다윈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는 육지거북들

이번에 갈 때는 뉴욕과 과야길에서의 경유시간을 최소한으로 했는데 시차의 영향으로 저녁에 인천을 출발하여 다음 날 오전에 갈라파고스에 도착하게 하였다. 3번의 비행시간만 21시간이고, 경유시간까지 합치면 28시간 정도 소요되었는데 좀 강행군이었다.

핀타섬의 마지막 육지거북 종인 론섬 조지가 죽자 박제를 해서 전시하고 있는 모습

시간 여유가 있다면 과야길에서 하루 자는 것이 피로회복과 만일에 있을지 모르는 수화물의 연착에 대비할 수 있어서 권장한다. 중남미 항공사들의 수화물 연착은 악명 높다. 사실 이번에도 두 명의 장비가 연착되었는데 한 명은 다행히 다음 날 도착하여 찾아서 다이빙을 진행할 수 있었고, 한 명은 가방 하나가 없는 상태에서 일행들의 여유 장비들을 빌려서 다이빙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한가지 주의 할 점은 뉴욕의 악명 높은 교통 체증을 고려해 만약 경유 시간에 여유가 없다면 뉴욕 시내로 나가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잘못하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비행기를 놓칠 수 있다.

산타크루즈 섬의 아요라항과 다윈 리서치 스테이션
갈라파고스의 리브어보드 보트들은 대부분 발트라 항에서 승선 및 하선을 하며, 가끔 산크리스토발에서 승선 및 하선을 하는 배들도 있으며, 이번에 이용한 Nortada 같이 산타크루즈 섬의 아요라항에서 승선 및 하선 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 일행들은 발트라 항에 도착하여 무료 셔틀로 선착장까지 이동한 다음에 1인당 $1을 내는 도선을 이용하여 이타바카 Itabaca 채널을 건너서 1대에 $25하는 토요다 트럭 택시를 타고 가야 했다. 1인당 $5,600을 받는 리브어보드 보트가 1인당 $10도 안되는 이동 비용을 받는 것이 좀 익숙하지 않았다. 그냥 무거운 장비를 옮겨주는 팁이라고 생각하고 줘야했다.

배에 도착하여 점심 식사를 하며 간단히 브리핑을 받은 이후에 오후에 다윈 리서치 스테이션을 방문하고, 아요라 항을 구경하며 쇼핑을 하기로 했다. 다윈 리서치 스테이션은 갈라파고스 각 섬마다 고유한 종으로 분화되어 있는 육지거북과 육지이구아나 등의 토착 종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갈라파고스를 찾은 관광객들이 고유종들의 보호에 관심을 가지도록 홍보하고 있는 곳이다. 핀타 섬의 마지막 남은 고유종 론섬 조지 Lonesome George를 보호하며 멸종을 막기 위해 자손을 얻으려고 노력했지만 안타깝게도 후손을 얻지 못해 2012년에 멸종하고 말았다. 갈라파고스 섬 보존의 상징이었던 론섬 조지는 지금은 박제되어 특별 전시되고 있다.
다윈 리서치 스테이션 관람 이후 생선 시장을 들렀는데 갈라파고스에서 채집된 바닷가재와 참치 등을 팔고 있었다. 3Kg이 넘는 대형 바닷가재를 $30에 팔고 있었는데 흥정을 하여 10Kg이 넘는 바닷가재를 $80에 구매하여 저녁에 파티를 벌였다. 싱싱한 바닷가재의 회맛은 너무나 달콤하여 회를 잘 먹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맛나게 먹었다. 그 맛이 너무 좋아 일 주일 후에 다시 찾아가서 사먹자고 다들 입을 모았다.

모스퀘라와 노스 시모어 다이빙 Mosquera and North Seymour Diving
공항이 있는 발트라 섬의 북쪽에 있는 모스퀘라 섬과 두 섬 사이에 있는 작은 모래섬인 모스퀘라 섬에서 첫날 다이빙이 진행되었다. 체크 다이빙이라고 했지만 갈라파고스 다이빙은 체크 다이빙 수준을 넘어서고 있었다. 모스퀘라 섬의 얕은 수심을 진행할 때부터 매가오리, 가든일, 화이트팁 상어들이 보였으며, 수심이 깊은 월 근처에서는 갈라파고스 상어와 지나가는 귀상어들도 볼 수 있었다. 또한 수면 근처에서 엄청난 무리로 지나다니는 스틸 폼파노 steel pompano 등은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갈라파고스 그런트 무리

노스 시모어 섬에는 화이트팁 상어들이 매우 많았으며, 갈라파고스 그런트와 블루스트라이프드 스내퍼, 옐로우테일 그런트 등의 무리, 잿방어 무리 등 엄청난 고기 떼와 스팅레이, 이글레이, 마블레이 등 가오리 종류도 흔하게 보였다. 이렇게 첫 날의 체크 다이빙만으로도 다이버들은 흐뭇한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모래바닥을 파며 먹이를 찾는 스팅레이

오전 다이빙 이후에 연착된 장비가방을 찾고, 모든 것을 준비한 다음에 Nortada 호는 갈라파고스 섬의 북쪽에 있는 울프섬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Nortada 호는 크기가 좀 작았기에 속도도 좀 느렸고, 배의 흔들림도 좀 더 심했다. 그럼에도 우리 일행 9명이 함께 지내기에 딱 좋았다.

혹등고래를 만난 울프 섬 Humpback Whale Diving at Wolf Island
긴 항해 끝에 아침에 울프 섬에 도착하여 첫 다이빙을 시작하였다. 랜드 슬라이드 포인트에서 입수하여 조류를 피해 바위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조류를 거슬러 지나가는 귀상어 무리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돌고래들의 끽끽거리는 소리들이 가까이서 소란스럽게 들리기 시작했다. 모두들 고개를 두리번 거리며 수면 쪽을 쳐다보는데 갑자기 돌고래 무리가 보트의 앞 쪽에서 보우 라이딩을 하며 나타났다. 카메라를 수면으로 돌려서 촬영을 하는데 배의 모습이 이상하게 울퉁불퉁했고, 날개가 달려있었다. 아뿔사! 그건 혹등고래였다! 한 컷을 촬영하고 다시 한 컷을 촬영하는데 이미 고래는 멀어져 갔다. 눈 깜빡할 사이에 고래와 돌고래 무리가 수면 근처로 지나가 버린 것이다. 다들 물 속에서 환호를 질렀다. 고래상어보다 더 귀한 혹등고래를 만난 것이다. 게다가 어린 혹등고래도 한 마리 붙어 있었고, 이들을 호위 하듯 20마리가 넘는 돌고래들이 그 앞에서 헤엄쳐가고 있었다. 울프섬의 첫 다이빙부터 대박이 난 것이다. 그 다음에 계속해서 귀상어들과 갈라파고스 상어들을 보았지만 혹등고래의 감동을 어쩌지 못했다.

귀상어 한 쌍이 나란히 이동하고 있다

병코돌고래 한 쌍


울프섬에서는 하루에 주간 다이빙 3회에 야간 다이빙 한번까지 4회의 다이빙을 진행하였다. 주간 포인트는 랜드슬라이드와 샥베이를 오가며 다이빙을 했고, 야간 다이빙은 보트의 숙영지 근처에서 진행하였다. 끊임없이 지나가는 귀상어들과 갈라파고스 상어들 그리고 가끔 지나가는 매가오리 등이 다이버들의 관심사였고, 노란촉수 무리, 갈라파고스 그런트 무리, 멕시칸 혹돔과 곰치, 시야를 가리는 크레올 피쉬 등은 관심 밖이었다. 야간 다이빙에서는 갈라파고스 상어의 포식 활동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특별한 장면은 만나지 못했다.

매가오리가 다이버들을 향해 접근하는 모습

고래상어의 섬 다윈 Darwin, Whale Shark’s Island
새벽에 울프섬을 출발하여 다윈섬에 도착해서 다윈 아치에서 다이빙을 진행했다. 항해 중 처음으로 다른 리브어보드와 조우를 했는데 갈라파고스 어그레서 III 였다. 첫 다이빙을 우리가 먼저 나갔는데 배 위에서 손을 흔드는 다이버들이 일본 팀으로 보였다.


프섬의 주요 다이빙 포인트인 랜드슬라이드와 샥 베이가 정면으로 보이는 모습

다윈 아치에서 입수하여 씨에터라는 수심 15m 정도의 플랫품에서 20m까지 월이 있는 지형에 자리를 잡았다. 조류를 거슬러 올라오는 귀상어들과 갈라파고스 상어 그리고 고래상어를 보기 위함이었다. 30분 정도 지루하게 귀상어들을 눈으로 쫓으며 촬영하고 있을 때 가이드 사이먼이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그리고 외해로 나가자 마자 사이먼의 쉐이크가 울렸다. 혼신의 힘으로 바깥으로 뛰쳐 나가니 고래상어가 왼쪽에서부터 조류를 타고 흘러오고 있었다. 동영상과 카메라로 고래상어를 촬영하다 보니 뒤에 입수했던 일본 팀들까지 쫓아오고 있었다. 그렇게 고래상어를 보내고 숨을 돌리고 있는데 다시 쉐이크 소리가 울렸다. 이번엔 오른쪽에서 상어가 나타났다. 아마 같은 녀석이 되돌아 온 듯했다. 크기는 12m 정도였고, 새끼를 밴 듯이 아랫배가 양쪽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다윈 섬과 다윈 아치의 모습

다이빙을 마치고 보트 위에서 다윈아치를 배경으로

크레올 피쉬 무리 뒤로 지나가는 고래상어

깊은 수심으로 지나가는 고래상어와 이를 쫓아가는 다이버들

이후로도 다윈 아치에서는 매 다이빙 마다 고래상어가 한두 번은 나타나 주었고, 다이버들은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로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고래상어와 함께 유영하며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다.

얕은 수심에서 지나가는 고래상어와 뒤 쫓는 다이버들

바버피쉬 무리와 귀상어 무리의 실루엣


귀상어 무리와 울프 섬 Schooling Hammerhead Sharks and Wolf Island
다윈 섬에서 데이 다이빙을 마친 후 Nortada 호는 다시 울프 섬으로 이동하여 밤을 새었고, 새벽부터 다시 울프 섬 다이빙이 시작되었다. 험볼트 시즌의 울프 섬에는 유난히 돌고래들이 많았다. 귀상어 무리들의 행진을 보는 것에 지칠 때 즈음에 외해로 나오면 항상 돌고래들의 무리가 지나갔는데 때론 멀리, 때론 가까이 지나가며 다이버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또한 샥베이 안쪽에서는 바다사자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암컷 바다사자들과 무리를 지키는 수컷바다사자들 그리고 다이버들에게 호기심을 보이는 어린 바다사자들을 볼 수 있었다.

피너클과 크레올피쉬 무리

깊은 수심에서 리프를 만나 상승하는 귀상어


울프섬의 마지막 다이빙은 캐번과 피너클에서 진행했는데 다이빙하는 내내 잿방어 무리가 다이버들을 따라 다녔다.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스윔 트루와 여러 명이 들어갔다 나올 수 있는 캐번이 있어서 지형 변화를 즐길 수가 있었다. 노란촉수 무리, 바버피쉬 무리 그리고 바다거북들도 관찰할 수 있었다.

샥베이의 바다사자들

수면 근처를 지나가는 실크상어

덩치가 큰 갈라파고스 상어


다이빙의 마지막은 본 섬의 코너를 벗어나 수중 피너클을 지나 섬과 섬 사이의 채널로 흘러가면서 안전 정지를 하고, 상승하는 것이었다. 이때 피너클에 붙게 되면 엄청 강한 조류를 느끼게 되므로 피너클을 잡지 않고 그냥 흘러가는 것으로 브리핑에서 이야기가 되었다. 한데 일행 중 한 명이 조류에 놀라 피너클을 붙잡고 놓지 않으면서 일행들과 떨어지고 말았다. 물론 나중에 혼자서 안전정지를 다 마치고 상승했지만 패닉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모든 다이버들을 걱정하게 만들었다.

귀상어 무리

개복치가 많았던 푼타 비센트 로카 Sunfishes at Punta Vicent Roca
Nortada 호는 월프 섬에서 4회째 다이빙을 마친 후에 바로 남쪽으로 출발하여 이사벨라 Isabella 섬의 푼타 비센트 로카로 이동하였다. 용승하는 크롬웰 해류의 영향을 받아 푼타 비센트 로카는 갈라파고스에서 수온이 가장 낮은 곳으로 유명한데 보통 때는 15℃ 정도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특히 수온이 낮아서 13℃까지 수온이 떨어졌다. 덕분에 찬물을 타고 올라오는 개복치 Mola mola의 출현 빈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불헤드 샤크

다이버들은 각자 준비한 슈트 중에서 가장 보온성이 높은 조합을 선택하여 착용하고 다이빙을 했다. 절벽을 따라가다가 코너를 돌아 피너클이 나타나는 곳에서 첫 번째 개복치가 나타났다. 천천히 다가가서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한 다음에 다른 다이버들이 촬영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었다. 개복치는 수심이 얕은 곳으로 이동하였다. 다른 개복치가 있을 듯하여 다음 코너로 자리를 옮기는데 갈라파고스 불헤드 샤크 Galapagos Bullhead Shark이 보였다. 사진을 몇 장 촬영하고 있는데 두 번째 개복치가 나타났다. 좀 더 덩치가 큰 듯했다. 다른 다이버들이 촬영하는 것을 보고 있다가 합류하여 촬영에 들어갔다. 정면에서 한번 촬영하고 싶어 개복치의 앞쪽으로 가보았지만 방향을 돌려서 다른 다이버들의 사이를 지나 멀어져 갔다.

개복치를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특이한 지느러미 형태와 맑은 눈은 개복치를 좋아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개복치는 충분히 촬영했다는 생각에 처음에 입수하던 지점에서 얼핏 보았던 펭귄이 생각나서 그쪽으로 이동했는데 갑자기 수면에서 가마우지 한 마리가 내려와 얼떨결에 촬영을 했다. 그때 다시 가이드가 아래를 가리키는데 그 동안 보았던 것보다 더 큰 개복치가 보였다. 덩치가 있어서 그런지 가까이 접근해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아 한참을 촬영할 수 있었다.
출수 후에 다이버들의 이야기를 듣자니 개복치가 한번에 2마리가 나타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정말 이번 투어에는 대물 운이 좋았다. 오후에 다시 입수했을 때는 갈라파고스 불헤드 샤크 Galapagos Bullhead Shark와 레드립드 뱃피쉬 Red-lipped Batfish를 만나기도 했다.

날지않은 가마우지가 돔 포트를 향해 잠수해 왔다

바다 이구아나를 볼 수 있는 카보 더글라스 Marine Iguanas at Cabo Douglas
푼타 비센트 로카의 첫 다이빙을 마친 다음에 다시 노타다 호는 이동하여 페르난디나 Fernandian 섬의 카보 더글라스에 도착했다. 수중에서 먹이를 먹는 바다 이구아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변온동물인 이구아나는 오전에 태양 빛을 받아 몸을 충분히 데운 다음에 한낮을 전후해서 수중으로 입수하여 해조류를 뜯어먹는다. 덩치가 큰 수컷들은 좀 더 깊은 곳으로 가고, 덩치가 작은 암컷과 어린 새끼들은 얕은 곳이나 조간대에서 해조류를 뜯어 먹는다. 그런 다음에 다시 뭍으로 돌아가서 햇볕을 쬐며 떨어진 체온을 회복한다.
포인트의 수심이 얕아서 파도에 몸이 흔들려 안정적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바다 이구아나들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가끔 바다사자들이 가까이 다가와 재롱을 부리기도 했고, 작은 물고기들이 있는 곳에서는 갈라파고스 펭귄이 수중에서 먹이 사냥을 하는 모습도 관찰되었다.

페리난디나 섬의 카보 더글라스

바다이구아나와 다이버


바다 거북과 멕시칸 혹돔들도 많았지만 다들 관심 밖이었다. 가이드 사이먼이 수중에서 부르길래 가보니 바위 아래에 바닷가재들이 한 무더기 모여 있었다. 줄잡아 8마리가 넘어 보였다. 천적인 문어들이 바다사자들에게 억제되고 있는 탓에 바닷가재들이 번성하는 듯했다.

만타를 볼 수 있었던 로카 블랑카 Manta ray at Roca Blanca
마지막 날 다이빙은 이사벨라섬과 산티아고 섬 사이에 있는 로카 블랑카에서 만타 다이빙으로 2회를 하였다. 수면 밖으로 나온 섬의 모양이 매우 특이했는데 바다사자들이 그 가파른 곳을 올라가 바위 위에서 쉬고 있었다. 수중은 생각보다 시야가 흐렸고, 첫 다이빙에서는 만타를 보지 못했지만 사이먼의 안내로 마지막 다이빙에서 기어코 만타까지 볼 수 있었다. 만타와의 조우는 2회나 있었고, 바라쿠다 무리 등도 있었다.

특이한 형태의 바위인 로카 블랑카

유영하는 펭귄


옐로우테일 바라쿠다 무리

에필로그
이렇게 모든 다이빙을 마치고 아요라 항으로 귀항하였다. 일주일간 다이빙을 하면서 혹등고래와 돌고래부터 시작해서 개복치, 고래상어, 귀상어 떼, 바다이구아나, 바다사자, 펭귄, 만타가오리 등등 다이버들이 갈라파고스에서 볼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 이상을 볼 수 있었다. 일반적인 다이빙이라면 그저 한 마리라도 나타나기만 해도 좋아라 했을 상어와 가오리들이 정말로 흔하게 보였고, 바다거북과 바라쿠다, 트레발리, 곰치, 혹돔 등도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 정도로 대물들이 풍부했다. 갈라파고스 다이빙을 험볼트 시즌(7월~10월)에 맞춰서 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인 듯하다. 2년전 엘니뇨로 인해 수온이 평년보다 높을 때 찾았던 갈라파고스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이벤트가 많았다. 2019년 8월 29일에 출발하는 갈라파고스 어그레서를 이용하는 다음 투어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과야길의 한식당에서 오랜만에 소주를 나누는 일행들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

수상택시를 타며 구경했던 뉴욕의 스카이라인

록펠러센터 전망대에서 바라본 뉴욕의 야경


리브어보드에서 하선하여 과야길에서 하루를 묶고 다시 뉴욕을 거쳐서 귀국을 하였다. 일부 스케줄이 다른 다이버들은 과야길과 뉴욕에서 헤어졌고, 뉴욕에서 이틀을 더 머문 일행들은 록펠러 빌딩의 야경, 자유의 여신상 선상 유람, 브로드웨이 뮤지컬 관람, 타임스퀘어 구경 및 뉴욕 스테이크 맛 집 방문 등으로 투어의 여운을 달랬다. 2019년에는 LA를 거쳐 가는 일정을 잡아서 LA 다이빙과 샌프란시스코 전복 다이빙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최 성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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