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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 암팟의 해파리 호수 -Jellyfish Lake in Pulau Wagmab Island, Raja Ampat 2018/02

라자 암팟의 해파리 호수
Jellyfish Lake in Pulau Wagmab Island, Raja Ampat


인도네시아 서쪽 끝 라자 암팟의 해파리 호수

아주 얕은 지식으로는…
오래전에 팔라우 코로르에는 한 때 바다였던 곳이 지형의 융기와 같은 이유로 “격리된 염수호”에 “독침 세포(자포)가 퇴화된 해파리”가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어느 섬에도 해파리 호수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궁금했다.
팔라우에 있는 해파리 호수가 원조라면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필리핀에 있는 해파리들은 어떤 연유로 그런 비슷한 진화를 했으며, 격리되었다는 것 외에는 다른 환경 속에서도 같은 형태의 진화를 선택하고 진화해 간다는 점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지난 1월 인도네시아 라자암팟에서 아미라 리브 어보드(Amira Live aboard) 여행 중에 Pulau Wagmab 섬에서 해파리 호수를 볼 수 있었다.
잠시 잊고 있었던 고민거리가 생긴 것이다.
어떻게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해파리 호수가 다수 존재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원초적인 의문이 있었고, 해파리가 가진 어떤 특성이 이런 생존을 가능하게 했는가? 하는 의문점이 나의 얄팍한 추정과 이를 확인하고 싶은 욕구를 강하게 자극하기 시작했다.

해파리 호수의 대표주자 황금 해파리(Golden Jellyfish)와 달 해파리(Moon Jellyfish)

해파리 호수는 여러 곳에 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팔라우의 코로르 말고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심지어 미국 등 지구상 여러 곳이 분포해 있다고 한다.
팔라우 코로르에도 5개의 해파리 호수가 있지만, 그 중에 1개만 관광객에게 개방하고 있다고 한다.
학자들은 지구상에는 이렇게 격리된 염수호가 200여개 이상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하니 아직 발견되지 못한 곳이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


격리된 환경 속에서 해파리는 어떻게 생존이 가능했을까?
결론부터 밝히자면, 그들은 완전히 격리상태는 아니었다.
해파리 호수는 바다와 완전히 격리된 호수가 아니라 부분적으로 나마 바닷물이 순환되는 지역에 살고 있었다
영향이 적기는 하지만 밀물과 썰물, 조류의 영향이 미치는 지역이다.
즉, 완전한 격리가 아니라 일부이긴 하지만 바닷물이 순환되는 열린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독침(자포)세포가 퇴화된 해파리 들인가?
처음 해파리 호수에 사는 해파리 이야기를 들었을 때엔 천적이 없어 독침(자포세포)가 퇴화되어 맨 몸으로 수영을 해도 안전하다고 들었지만, 이것 역시 사실이 아니다.
해파리의 자포세포는 제 역할을 하고 있고, 약해서 사람에 따라 느끼지 못했거나, 쏘이지 않았을 뿐이다.
분명 해파리의 자표세포는 살아있다.
눈 주위에 쏘였을 때는 한동안 따끔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




해파리 호수엔 해파리의 천적이 없는가?
있다.
해파리 호수로 들어오는 보트나 관광객의 몸이나 들것에 묻어 들어 온 외래종(?) 천적이 자리를 잡고 있기도 하다.
더구나 해파리 호수는 완전한 격리가 아니라 조석과 조류를 따라 느리지만 아주 천천히 순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얼 먹고 사는가?
해파리 호수가 바다를 향해 열려 있는 곳 이라고는 해도 아주 낮은 정도의 해수가 순환하기 때문에 바닷물의 순환성이 낮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따라서 먹이감이 풍부한 상태는 아니다.
해파리들은 몸 속에 공생하는 해조류가 광합성을 하면서 만들어내는 탄수화물을 먹고 산다고 하지만 이것이 다는 아니다.
해파리 호수에 살고 있는 동물성 플랑크톤도 함께 섭취하며 영양을 공급받고 있다고 한다.
해파리와 공생하는 해조류가 어떤 종유인지에 따라 우리 눈에 보이는 해파리의 색깔이 달라진다.


또 다른 생존 방식
대양에 비해 해파리 호수는 물의 순환이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소규모의 척박한 환경은 작은 환경 변화나 단순한 외부 요인의 유입으로도 환경이 깨지기 쉽니다.팔라우 코로르의 해파리 호수에 살던 해파리들이 모두 사멸한 적이 있었다.
지구의 기온 상승이 작은 해파리 호수에 미친 영향은 치명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2년쯤 시간이 흘러 해파리 호수의 수온이 내려가자 해파리 객체 수는 다시 원상복구 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성체 해파리는 높은 수온 속에서 사멸했지만, 해파리 알(폴립)들은 생존 환경이 만들어질 때까지 은둔 기간을 조절하며 해파리 호수의 수온이 살아가기에 적당한 수온으로 내려 올 때까지 깨어날 시기를 기다렸던 것이다.




조영철
스쿠버넷 기술전문 기자
Scuba Lab 팀장
IANTD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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