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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속 숲을 이루는 갈조류-권 천중


바다속 숲을 이루는 갈조류

지난 호에서 육상의 식물들과 마찬가지로 광합성을 통하여 이산화탄소를 소비하고 산소와 영양물질을 만들어내는 해조류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첫 번째로 녹조류에 대하여 소개하였다. 이번에는 두 번째로 갈조류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극동 연안에 서식하는 다시마류

갈조류에 대하여 이야기 하기에 앞서 해양 생태계에 있어서 해조류는 초식성 어류와 무척추동물에게 그 자체로 훌륭한 먹이감이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백화현상이 발생하여 해조류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줄어들면서 육지의 사막처럼 바닷속이 황폐화되고 있다. 해조류가 사라진다는 것은 당장 해양생물에게 큰 위협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기반으로 어업 활동을 통하여 생계를 꾸려나가는 어민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최근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정부차원에서 막대한 재정을 투자하여 ‘바다 숲 조성 사업’, ‘바다식목일 재정’ 등의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글을 읽은 독자들은 “갑자기 갈조류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고 해놓고 웬 바다 숲 조성 사업 이야기야?” 할지 의아하게 생각 할지 모르겠지만, 바다 숲 조성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해조류가 갈조류에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갈조류(Brown algae, Phaeophyta)
해조류는 식물체 자체가 가지고 있는 색소체에 의해 녹조류, 갈조류, 홍조류로 나누어 진다. 대부분의 해조류는 여러분들이 육안으로 보이는 색깔로 녹조류, 갈조류 홍조류를 구분을 할 수 있다.그러나 일부 홍조류 중에는 육안으로 보이는 색깔이 홍색을 띠지 않아 갈조류로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가 먹는 김을 들 수 있다. 다이버를 포함하는 일반인들이 보는 김은 대부분 건조 된 것을 보기 때문에 검정색에 가까운 색을 띠고 있다.그러나 암반에 붙어있는 김을 채취하여 보면 짙고 엷음의 차이는 가지지만 보라색을 띠고 있다.이들 식물체가 건조되면서 검정색에 가까운 색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참그물 바탕말
잔가지말

즉, 갈조류는 식물체에 엽록소 a와 c1, c2, c3를 가지며, 갈조소를 가지고 있어서 갈색을 나타내고 있다. 모든 해조류는 색소체 내에 공통적으로 엽록소 a를 가지며, 녹조류는 엽록소 b를, 갈조류는 엽록소 c를 추가로 가지고 있다. 그러나 홍조류는 엽록소 b, c를 가지고 있지 않은 대신에 홍조소(phycoerythrin)와 남조소(phycocyanin)라는 특이한 색소 단백질을 가지고 있다.

서도 블레기말 캘리포니아 연안에 서식하는 켈프류
부챗말(우측 중간),

갈조류의 형태는 사상체(실 모양), 엽상체(잎 모양), 수지상체(나무 모양)를 나타내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약 250 속, 1,500 종이 알려져 있다. 또한 이들은 해조류 중에서 가장 발달된 체제를 가지고 있으며, 국내에는 약 180 종 정도 분포하고 있다.
식용으로 사용되는 갈조류– 미역, 다시마

미역
미역(십리바위)미역의 표본 사진
미역귀

실제로 갈조류는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친숙하다. 특히 미역만큼 우리생활 가까이에 존재하는 해조류도 드물다. 아기를 낳거나, 생일 하면 제일 먼저 연상되는 것이 바로 미역일 것이다. 아이를 낳은 산모가 미역국을 먹는 것은 임신과 출산 과정을 거치면서 갑상선 호르몬의 상당량이 태아에게 전달되어 몸이 붓게 된다. 몸이 붓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갑상선 호르몬에 속하는 아미노산인 필요한데 이것은 아이오딘(Iodine, 요오드)이 있어야만 생성된다. 미역은 아이오딘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몸속의 굳은 혈액을 풀어 주고 몸이 붓는 것을 방지해준다. 하지만 이러한 영양학적인 성분 분석은 현대 과학을 통해 알려진 것일 뿐, 산모에게 미역을 먹인 역사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이루어 졌으므로 옛 어르신들의 지혜는 이루 말 할 수 없는 것이다. 순조 14년(1814) 정약전(丁若銓)이 저술한 『자산어보(茲山魚譜)』 잡류편(雜類編)에는 미역을 “해대(海帶), 감곽(甘藿)”로 표기하고 “임산부의 여러 가지 병을 고치는데 이보다 나은 것이 없다.” 고 기술하고 있다. 또한, 당나라 서견(徐堅)의 초학기(初學記)에서는 “고래가 새끼를 낳은 뒤 미역을 뜯어 먹어 산후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을 보고 고려 사람들이 산모에게 미역을 먹인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보아 최소한 고려 시대에도 미역을 식용으로 사용하였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미역은 잎의 형태적 차이나 지리적 분포에 의해서 남방형, 북방형으로 나뉘는데 남방형은 남해안의 얕은 곳에 많이 생육하고 북방형 미역은 동해안 북부 또는 깊은 수심에 생육한다. 미역은 연안의 간조선 부근 암반에 군락을 이루고 있으나, 깊은 수심에도 서식하며, 서해안의 백령도에서 동해안의 최북단을 포함한 동, 서, 남해안의 도서지역에 분포한다.
조간대에 서식하는 미역(맹골도) – 주름진 부분은 “미역귀”라 불리며,포자를 방출하는 곳이다.

다시마양식 다시마(기장)
다시마 채취모습(기장)

다시마 또한 미역 못지않게 식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갈조류 중의 하나이다. 다시마를 미역의 사촌쯤으로 여기는 일반인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다시마의 고향은 원산 이북의 한대와 아한대의 차가운 바다였지만 양식 등을 통해 전국 연안으로 서식지가 넓어졌으며, 최근 완도, 기장 등지에서 양식을 많이 하고 있으며, 양식 전복의 먹이로 사용되기도 한다. 다시마에는 알긴산과 미역에 함유되어있는 아이오딘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데다 미역에 비하여 나트륨 성분이 적어 고급 식품으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고혈압과 당뇨, 변비 등 성인병 예방은 물론 항암 효과도 입증되면서 웰빙 시대에 건강 보조식품으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성인병 예방 등에 효과가 좋은 건강보조식품으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무차별적 남획으로 인하여 강릉 이북의 차가운 해역에 서식하던 ‘개다시마(Kjellmaniellacrassifolia)’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최근까지도 종 보호를 위하여 여러 방면으로 ‘개다시마’를 찾는 데에 노력을 기울였으나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이다.


거문도 조간대에 서식하는 톳

모자반류에 속하는 톳 또한 최근 들어 식용 및 건강보조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갈조류이다. 늦여름~초가을에 발아하여 4~5월 이후 생식을 하는 톳은 마산, 진해, 창원, 거제에서는 ‘톳나물’이라 하며, 고창에서는 ‘따시래기’, ‘흙배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제주지역에서는 보릿고개가 존재했을 당시 약간의 곡식과 톳을 넣어 ‘톳밥’을 지어 구황식품으로 이용하였으며, 생김새가 사슴꼬리와 유사하다고 하여 ‘녹미채(鹿尾菜)’라 부르기도 한다. 칼슘, 요오드, 철 등의 무기염류와 섬유질을 포함하고 있어 무침, 샐러드 냉국 등으로 요리하여 섭취하며,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채취된 톳은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해중림을 형성하는 갈조류 – 감태, 대황, 모자반류

감태와 대황

독도에 서식하는 감태
대황

적색 원으로 표시된 곳을 살펴보면 두 갈래로 갈라지는 특징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줄기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지느냐 갈라지지 않느냐에 따라서 감태와 대황은 구분된다.
감태와 대황 두 종은 모두 다시마목 미역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해조류이다.이 두종은 원기둥 모양의 줄기를 가지며, 수지상(손가락 모양)의 부착부로 암반에 착색한다. 엽체는 두꺼운 혁질(가죽과 같은 질감)이며, 줄기는 어릴 때에는 속이 차있으나, 다자란 뒤에는 속이 비는 경우도 있다.두 종을 구분하는 방법은 하나의 줄기로부터 엽체가 두 갈래로 분리가 되면 ‘대황’이고 분리가 되지 않으면 ‘감태’이다. 또한 식물의 지리적 분포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대황은 울릉도, 독도에만 분포하며, 10m 이내의 수심에만 생육하고 있으나, 감태는 남해안, 제주도, 울릉도독도에 분포 하고 얕은 수심에서 10m 이하의 깊은 수심에서 생육한다.

독도의 감태와 대황해중림에서 해양 조사를 수행하고 있는 필자

두 종 모두 전복과 소라의 먹이가 되며,식용으로도 이용되며, 알긴산이나 요오드, 칼륨을 만드는 주요 원료가 된다.또한 이 두종은 앞서 이야기한 ‘바다 숲 조성 사업’에 사용되는 해조류이기도 하다.

캘리포니아 연안의 켈프 숲(사진 제공: 부경대학교 Puji Rahmadi 박사)

모자반류
모자반으로 구성된 해중림(울진)

모자반은 우리나라 연안에 광범위하게 서식하는 대형 해조류이다. 늦겨울과 봄철에 제주도 서귀포 해역에서 높이 10m가 넘는 모자반류가 관찰되기도 하는데 모자반류가 해중림을 이룬 곳에서 다이빙을 하면 마치 넝쿨이 우거져 있는 숲 속을 지나는 기분이 들곤 한다. 모자반류는 엽체에 “기낭(氣囊)”을 가지고 있어 깊은 수심에서도 엽체를 직립시켜 수면 위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기낭이 없다면 깊은 수심에 서식하는 모자반류는 광합성을 하지 못하고 고사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모자반 류에 기낭이 발달한 것은 아마도 생존전략과 관련되어 진화를 거쳐 온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나라 전 연안에 29종의 모자반류가 서식하고 있다. 이중 ‘모자반(Sargassum fulvellum)’은 지역별로 ‘몸’, ‘몰’, ‘마재기’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모자반은 미역이나 다시마와 영양학적 측면에서 유사하며 당질에 비해 식이 섬유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그래서 옛날부터 모자반은 식용으로 많이 이용되어왔다. 특히 제주도의 토속음식인 ‘몸국’은 모자반으로 끓인 국을 말하며, 혼례와 상례 등 제주의 집안 행사에는 빠지지 않고 만들어 먹었던 행사 음식이다. 제주도를 제외한 여타 지방에서는 겨울철에 살짝 데친 모자반을 무침으로 하여 밥 반찬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북대서양의 미국 및 바하마 제도 동쪽에 있는 광대한 해역 “사르가소 해(Sargasso sea)”는 모자반의 스페인어 ‘사르가소(Sargasso)'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1492년 콜럼버스가 바람과 해류가 없는 이곳을 항해하던 중 설상가상으로 해수면에 모자반이 뒤덮여 있어 그 해역을 빠져 나오는 데 엄청난 고생을 했다고 한다. 부착조류인 모자반이 수중 바위에서 떨어져나가면 공기가 들어 있는 주머니로 인해 물에 뜨게 되는데, 수면에 무수히 떠 있는 모자반이 선박의 진행을 막았던 것이다. 이러한 인연으로 콜럼버스는 이곳에 “사르가소 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다양한 모자반류-좌; 알쏭이모자반,
중간; 왜모자반, 우; 쌍발이모자반
사라져 가는 갈조류 – 뜸부기,
사라져 가는 갈조류 –삼나무말

현재 우리나라 연안에는 예전에는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갈조류가 최근 들어 점차 자취를 감추어가는 종들이 있다.그 중 하나가 “뜸부기(Silvetia siliquosa)”이다. 뜸부기는 ‘오빠생각’이란 동요에 나오는 ‘뜸북새’와는 다른 것임을 밝혀둔다. 정약전(丁若銓)이 저술한 『자산어보(茲山魚譜)』에 “석기생(石寄生), 두음북(斗音北)”로 표기되어있는 뜸부기는 모자반과에 속하는 식물로 199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의 남해안, 서해안, 추자도 등의 조간대 상부에 봄철~여름철까지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으나, 현재는 일부 서해안과 남해안의 무인도서에서 드물게 발견되고 있다. 필자 또한 수년간 무인도서 생태계 조사를 수행하면서 초기에는 많은 양은 아니지만 빈번하게 관찰되었으나, 최근에는 손에 꼽을 정도의 개체만이 확인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무인도서 인근에 거주하는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예전에는 암반으로 이루어진 해안가를 따라 거닐면 발에 밟힐 정도로 많고 맛이 좋아, 무침 또는 국으로 끓여 먹었으나 지금은 찾아 볼 수 없다고 이야기 하는 것을 많이 들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점차 사라져가는 ‘뜸부기’에 대하여 일반인 뿐만 아니라 해조류를 연구하는 필자 또한 관심을 기우려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뜸부기(외연도)

또한 “삼나무말(Coccophoralangsdorfii)”은 모자반과에 속하는 식물로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2급”으로 관리되고 있는 해조류이다. 이들은 조간대 하부에 모래가 덮인 바위에 붙어서 서식하며,강원도 이북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2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 요인에 의해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되고 있어 현재의 위협 요인이 제거되거나 완화되지 않는 경우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야생 동, 식물을 말하는 것이다. 삼나무말은 연안 환경의 오염과 같은 인위적인 위협요인과 해수 온도의 상승과 같은 자연적인 위협요인 둘 모두에 의해서 영향을 받아 개체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고있다.

강원도 북부 연안에 생육하는 삼나무말(거진)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갈조류는 식용으로 이용하기도 하며 식품 첨가물이나 체내에 산을 감소시키는 약물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갈조류에 많이 포함되어있는 식이섬유질은 피부를 곱게 할 뿐만 아니라 대장운동 개선에도 도움을 주고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막아 동맥경화 등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효과는 해양에 서식하는 갈조류가 인류에게 주는 고마움 중 하나이다.그러나 일부 갈조류는 위기해 봉착해 있기도 하다.우리가 좀더 갈조류에 관심을 가져준다면 ‘개다시마’와 ‘삼나무말’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제 겨울이 지나고 봄이 다가오고 있다.바로 제주에서 모자반 다이빙을 즐길수 있는 시기인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올해에는 모자반 숲을 유영해보길 바란다.

글,사진/권천중
해양생물학 박사
부경대학교 해양과학 공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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