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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 이야기-살파(Salpa)

해양생물 이야기
살파(Salpa)
추석 연휴 중 하루 날을 잡아 찾아간 고성 청간정스쿠버에서 다이빙을 하다가 안전정지 중에 살파를 만났다. 투명한 젤라틴 재질의 몸통은 전체적으로 술통 모양을 닮았고,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가 붙어 있는 군체 형태였다. 크기도 거의 다 자란 듯 했는데 개체의 크기가 10cm 정도였고, 나머지는 다 떨어져 나갔는지 군체는 7개 정도의 개체가 모인 것이었다. 첫 다이빙에서 홀로 떠다니던 살파를 만났던 적도 있었다. 투명한 젤라틴 재질의 몸통과 조류에 떠다니는 플랑크톤 생활로 인해서 살파는 종종 해파리로 착각되기도 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딱딱한 바닥에 부착되어 생활하는 우렁쉥이(멍게)류들과 더 가깝다.

살파란 무엇인가?
구글에서 살파(salpa)를 검색하면 그리스의 유명 모델 그루지아 살파(Georgia Salpa)의 사진들이 먼저 화면을 채우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오해를 피하고 제대로 살파(salpa)를 검색하려면 키워드를 피낭동물 살파(salpa tunicate)로 하는 것이 좋다. 살파는 salp 또는 salpa로 표기된다.

멍게와 친척인 살파(Salpa)를 동해바다에서 만났다. 군체를 이루고 있는 살파와 다이버.

쉽게 이야기하면 살파는 투명한 젤라틴질 껍질(피낭)을 가진 동물로 술통 모양으로 생겨 부유 생활을 하는 것이다. 젤라틴질의 몸통을 수축함으로써 물을 뿜어내는 행동으로 움직인다. 살파의 이런 제트 추진은 이동수단일 뿐만 아니라 내부의 섭식 필터를 통해 물 속에 있는 작은 플랑크톤들을 잡아 먹을 수 있어서 효과적이다. 다만 이동수단으로서는 조류를 거스를 정도는 아니어서 스스로도 물에 떠 다니는 플랑크톤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

엄청난 부유물 속에 떠다니는 살파.

살파는 우리나라 같은 온대바다뿐만 아니라 열대와 한대바다 어디에서든 흔하게 보이며, 주로 수면 근처에서 개체 또는 길게 연결된 군체의 형태로 관찰된다. 가장 흔한 곳은 남극해 지역으로 종종 엄청난 떼가 발견되는데 깊은 수심에서 관찰될 때도 있고, 크릴보다 더 흔하게 보일 때도 있다. 1910년에 남극해에서 크릴의 개체수가 감소했을 때 살파 개체수가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 동부 연안을 따라서 엄청난 개체수가 관찰되기도 했으며, 국내에서도 종종 살파의 대량번식으로 양식장들에서 피해를 입기도 한다.

개체시기와 군체시기가 순환된다.
살파는 복잡한 생활사를 갖고 있다. 개체든 군체든 모두 바다에서 보이는데 모양이 매우 다르지만 모두 투명하며, 관형이고, 젤라틴질의 동물이다. 크기 또한 1cm~10cm 정도이다. 개체로 생활하는 시기의 살파를 oozoid라고 하는데 이들은 무성생식을 통해서 수십에서 수백 개의 작은 개체들이 체인처럼 연결된 군체를 만들어낸다. 살파들이 모여서 체인을 이루고 있는 시기가 군체 시기이며 이 때의 살파를 blastozooids라고 한다. 이들은 유영하고, 먹이를 먹는 동안에도 붙어 있으며 모두 같은 사이즈로 자란다. 체인에 포함된 각각의blastozooid는 유성생식을 하는데 이들은 각각이 자웅동체로 처음에 암컷으로 먼저 성숙해서 오래된 체인들에서 생산된 수컷 배우체에 의해 수정된다.

살파를 보고 눈이 휘둥그래진 여성 다이버. 모델: 이태은

성숙한 개체(oozoid)의 몸 속에는 나중에 배출되어 군체(blastozooids)가 될 작은 체인들이 들어있다. 이를 아경(stolon)이라고 한다.

이렇게 수정된 배는 자라서 Oozoid가 되는데 부모의 몸통 속에 붙어서 자란다. Oozoid가 성숙해지면 부모인 blastozooids에서 배출된다. 이들이 계속해서 먹고 자라서 단체의 무성세대가 되어 성숙해지면 살파의 체인들을 만들어 배출하고 생활사를 마감한다.
이렇게 단체와 군체, 무성생식과 유성생식 시기를 나눠가지는 것을 세대교번이라고 한다. 이는 살파가 환경이 좋을 때 급격하게 개체 수를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 식물 플랑크톤들이 풍부할 때는 이런 신속한 생식이 매우 짧은 살파의 번성시기를 이끌어 순식간에 그 많은 플랑크톤들을 바다에서 걸러버린다. 이렇게 엄청나게 늘어난 살파의 개체군을 유지할 수 있는 먹이가 사라지게 되면 이들의 번성은 끝나며, 이들이 죽으면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 살파가 번성할 때 종종 버섯산호류들이 살파를 먹는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살파와 해양생태학
1920년에 엄청난 수의 살파가 침공하여 북해의 청어어업을 망하게 하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살파의 번성은 사람들에게 해롭기만 할까?
살파가 번성할 수 있는 조건은 그들의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의 번성이다. 플랑크톤은 어류들을 비롯한 해양생물들의 중요한 먹이원이 되지만 과도하게 번성하면 적조를 일으켜서 해역 전체를 죽음의 바다로 만들어 버린다. 살파는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들이 많을 때는 무성생식을 통해서 신속하게 클론을 배출할 수 있으며, 식물플랑크톤들을 먹은 이들은 다른 다세포생물들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어서 재빨리 바다에서 식물플랑크톤을 고갈시켜버린다. 식물플랑크톤들의 과도한 번성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식물플랑크톤이 너무 밀집하면 살파는 소화기관이 막혀서 바닥으로 가라앉아 버릴 것이다. 이런 번성기에 해변은 밀려온 살파들로 미끌미끌해질 수 있으며, 살파와의 경쟁으로 인해 다른 플랑크톤 종들은 개체수의 변동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엄청나게 많이 증식한 살파들. 플랑크톤이 많을 때는 살파도 빠르게 증식하여 플랑크톤을 소비해서 제거하게 된다. 이는 해양의 물질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사실 살파의 배설물과 몸체는 해양의 표층에서 해저바닥으로 유기물을 전달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살파의 개체수는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해양의 생물학적 펌프 효과를 내기에 충분할 정도이다. 결과적으로 살파의 풍부함과 분포가 크게 변하게 되면 해양의 유기물 순환을 바꿔놓을 수도 있으며, 기후변화에 잠재적 변동을 초래할 수도 있다.

살파와 동물의 진화
살파는 외양성 피낭동물인 Doliolida와 Pyrosoma는 물론 저서성 피낭동물들과도 연관성이 있다.살파가 비록 단순한 체형과 플랑크톤 행동으로 인해 해파리와 비슷해 보이지만 이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살파는 중추신경색이 있어서 척색동물이라는 것이다. 이런 진화적인 발전은 대부분의 해양생물들이 포함된 등뼈가 없는 무척추동물들에서 등뼈가 있는 척추동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살파의 체인을 닮은 자이언트 사이포노포어(Giant siphonophore). 히드라충에 속한다. 살파는 독성이 없지만 사이포노포어는 자포가 있어서 쏘이면 매우 아프다.

살파는 원시적인 척추동물의 형태를 보이므로 척추동물들이 어떻게 진화를 했는지를 보여주는 시작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살파에 있는 작은 그룹의 신경들이 초기의 신경계를 보여주는 첫 단계로 척추동물의 보다 복잡한 중추신경계로 진화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참고: https://en.wikipedia.org/wiki/Sa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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