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에 나타난 풀잎해룡(Phyllopteryx taeniolatus)Intro멋진 경관을 가진 퍼스의 로테네스 섬대부분의 나라가 한파로 꽁꽁 얼어 몸을 사리고 있는 1월!
하지만, 지구의 남반구에 있는 이곳 호주는 반대로 지금이 가장 무더운
한여름이다. 눈사람들 만들고 있어야 하는 1월에 뭐든지 남들과
반대로 한다는 청개구리 마냥 이곳 호주 꼬맹이들은 쨍쨍 내리쬐는 햇볕 아래 해변에서 모래성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다이빙을 끝내고 몸을 담글 뜨거운 물이나 거추장스러운 드라이 슈트 따위는 잊어버려도 괜찮은 이
시즌이 퍼스 다이버들에게는 일년 중 가장 바쁘고 행복한 여름이다. 여름 바다를 만끽하고자 한참 바쁜
퍼스의 즐거운 여름 한가운데 이 곳 다이버들은 하루 하루가 가는 것이 아쉽다. 특히 퍼스 수중 사진
클럽 맴버들의 열정을 더욱 부추기는 것은 바로 어린 해룡 한 마리가 이곳에 잠시 터를 잡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중사진가들은 웻수트가 마를 날이 없는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다.
퍼스에선 흔하지 않은
해룡독특한 생김새의 풀잎해룡
어린 해룡(SEA DRAGON Juv.)이 터를 잡은 곳은 방파제
근처의 3~4m 수심이다. 접근성과 얕은 수심으로 촬영을
위해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는 곳이다. 하지만 근처에 선착장이 있어서 배가 자주 지나다니기 때문에
다이빙 깃발은 필수이고, 다이빙은 배가 자주 다니지 않는 이른 아침에 하는 것이 안전하다.
아직 다 성숙하지 않는 어린 녀석이라 크기는 20cm정도에 이미
많은 다이버들의 모델을 해왔던 탓인지 다이버나 카메라 앞에서 낯을 가리는 반응을 보이지 않아 촬영을 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걱정과는 정반대로 카메라렌즈에 너무 가까이 접근을 해와서 105mm 렌즈로
전체적인 모습을 찍으려는 계획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현지 다이버들의 말에 따르면 지금 머물고 있는
수심이 얕은 자리에서 터를 잡고 어느 정도 머물다가 좀 더 성장을 하면 더 넓은 곳으로 이동을 한다고 한다.
볼수록 감탄이 나오는 신기한 생김새로 호주 해양생물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룡은 수온이 낮은 서남쪽 바다에서는
비교적 찾기가 어렵지 않지만 퍼스에서는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는 귀한 존재라 해룡이 이곳을 떠나기 전에 모두들 부지런히 그 모습을 담고 있다.
로테네스 섬의 독특한 수중 지형과 다이버들
스눗 촬영에 도전하다!스눗을 이용하여 찍은 사진 대부분은 서투른 조작으로 예상과 다른 결과물을 얻었지만 이런 실수로 얻은 다른 사진들도 다른 시도를 해보는데 좋은 경험이 되어주고 있다.
접근성이 좋은 퍼스 근교 다이빙 포인트들은 대부분 수심이 3~7m 내외이며, 해변 근처에서 진행 되기 때문에 부담이 적고, 특히나 마이크로 촬영에는
최적의 조건이다. 날씨까지 좋은 지금은 대부분 사진 촬영을 하는 다이버들이 아침 일찍 모여서 2시간 정도 바다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점심이나 간식을 먹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거나, 두 번째 다이빙을 까지 한 곳에서 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다이빙에 어느 정도 익숙한 다이버라면 탱크 하나로도 두번의 다이빙이 가능할 만큼 쉬운 다이빙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근처의 익숙해진 포인트 어디쯤에 무엇이 터를 잡고,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지 서로 정보
교환을 하면서 같은 피사체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 각자의 사진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런 익숙한 환경이라는 것이 조금 지루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은 부담 없이
익숙한 환경에서 평소와는 다른 다양한 촬영방법을 시도를 해보는 것이다. 이것이 이번 여름 나의 최대
목표이기도 한데 그 중 하나가 스눗을 이용한 촬영을 시도 해보는 것이었다. 주변에서 손재주 좋은 사람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로 DIY스눗을 제작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에 운 좋게 하나 얻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 동안 스눗을 이용해 촬영한 좋은 사진들을 자주 보아서 기대감만 컸고, 이와 반대로 제대로 이용하는 방법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 자체는 재미있고, 앞으로 어떤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로테네스 섬 다이빙호기심에 다이버들 근처로 다가온 물개
아무리 편안 해변과 제티 다이빙도 계속하다 보면 지루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럴 때 퍼스 근교에 있는 로테네스 섬은 서호주의 거대한 바다풍경을 볼 수 있는 좋은 곳이다. 로테네스
섬은 19km
2 (길이 11km, 넓이 4,5km) 크기의 섬으로 프리맨탈에서 18km 정도의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호주 개척 초기 감옥과 군사기지로 이용되었다가 지금은 서호주 지역에서 가장 인기있는
휴양지로 정착하였다.
섬 주변 자연 환경을 최대한 보호하고자 자전거와 섬에서 운영하는 버스를 제외하고는 이동수단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해변 다이빙도 가능하지만 보트 다이빙을 추천한다. 스노클링 포인트도 여러 곳에 있고, 섬 주변 풍경 또한 서호주 특유의 자연 환경을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퍼스에 오면 꼭 방문하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이곳 다이빙은 난파선 다이빙은 물론이고 호주 바다를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상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곳도 여러 곳이다. 그리고 운이 좋다면 호기심에 다이버를 구경하러 나온 물개들도 이곳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언뜻 동해바다와 비슷한 느낌의 로테네스 섬 수중
퍼스 비치 다이빙에서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비치에서 말과 함께 해수욕을 즐기는 퍼스 사람들
다이빙을 배울 때 우리들은 바다에서 조심해야 하는 해파리나 스톤피쉬 같은 해양생물에 대해 자세히 배운다. 여름 퍼스 바다에서는 색다르게 해변 다이빙에서 조심해야 할 동물이 있는데 바로 말이다. 다이빙을 끝내고 해변 가까이에서 상승을 할 때 말과 부딪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몇몇 지역에서는 해변 따라서 승마를 즐기거나, 사람들이 바다에서
말과 함께 수영을 즐기는 이색적인 광경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바다를 건너는 말들이 갑자기 다이버를
만나면 놀라서 자칫하면 위험해질 수 있다. 따라서 다이버의 존재를 미리 알리는 다이빙 깃발을 필수적으로
준비해 놓는 것이 좋다.
서호주에 여름이 되면 투명한 초록빛 물색의 바다와 하얀 백사장 주변으로 바다를 즐기는 수많은 사람들이 넘쳐나고, 해변 근처에는 피크닉을 나온 사람들이 굽는 BBQ 냄새가 가득하다. 다시 한번 하루 하루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쉬워 붙잡고만 싶은 한여름의 꿈같은 퍼스의 여름이다.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나 골드 코스트 같은 호주의 유명한 관광지처럼 해외 관광객들에게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는
호주의 비밀 장소인 서호주 퍼스에 갈 기회가 된다면 꼭 다이빙을 해보기를 적극적으로 추천을 하면서 나는 또 내일 아침 다이빙 준비를 한다.
신보리
서호주 퍼스 거주
수중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