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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철의 제주이야기 - 봄과 낚시어선을 이용한 스쿠버다이빙


이운철의 제주이야기


제주의 봄과 스쿠버 다이빙

문섬 사면의 가시수지맨드라미 군락

Prologue

바위 사이로 몸을 숨기고 있는 청줄돔


묵은 것은 들불처럼 태워버리고, 즐겁고 안전한 제주 다이빙을 기원합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봄 소식을 알리는 제주도! 봄이 오면서 제주도는 국내 스쿠버 다이빙의 메카라는 위상을 되찾으려는 여러 가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애월의 새별오름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들불 축제를 통해 묵은 액들을 날려보내고 제주도 다이빙의 역사를 새롭게 열어나가는 2016년 병신년이 되길 기대해 본다.


봄을 맞은 문섬의 수중


한라산 봉우리 위에는 아직 하얀 눈 모자가 덮여 있어 겨울이 끝나지 않았음을 과시하고 있지만 서귀포 지역에서는 벌써 노란 유채꽃들이 유채밭을 가득 채우며 봄이 오고 있음을 발 빠르게 알리고 있다. 벌써 낮 최고 기온이 15℃~20℃가 될 정도여서 햇볕이 쬐는 따뜻한 양지에서는 봄 기운을 느끼기에 완연하다. 이럴 때 서귀포의 물 속은 또 어떨지 궁금하여 낚시유어선을 타고 문섬 새끼섬으로 향했다. 아직 다이버들이 많지 않은 시기라 새끼섬을 전세 내듯 여유 있게 차지하고 다이빙을 시작했다.

지난 해 부화되어 문섬 주변의 얕은 수심을 수놓고 있던 어린 주걱치들이 해가 바뀌면서 어느덧 훌쩍 커버린 모습으로 수중 봉우리 주변에 무리 지어 있었다. 조만간 성어들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서 문섬 채널의 터줏대감이 될 것이다.

부쩍 커진 주걱치들

언제부턴가 보이기 시작하던 제비활치는 쌍으로 돌아다니고 있었고, 가시복과 쏠배감펭들의 모습도 여전했다. 가시수지맨드라미들도 새끼섬의 동쪽 슬로프를 따라 점차 번성하고 있었는데 그 크기도 점차 커지고 있었다.

감태와 모자반도 제철을 맞고 있었는데 감태는 더욱 건강한 짙어진 갈색 잎을 나부끼고 있었고, 모자반들도 조금씩 키를 키우고 있었다. 이제 3월 중순이 지나면 모자반들은 길이가 10m넌 훌쩍 넘어 숲을 이루게 될 것이다.

이렇게 제철을 맞은 제주의 봄 바다로 다이버들이 찾아와 많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낚시유어선이 이제 합법적으로 다이버들을 섬까지 데려다 줄 수 있기 때문에 올해는 제주도 다이빙이 더욱 활성화되어 국내 스쿠버 다이빙의 메카라는 오랜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점차 키가 자라고 있는 모자반 숲과 다이버


합법적인 다이버들의 낚시유어선 이용과 제주 다이빙

지난 해(2015년) 7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 5단계 제도개선 과제가 반영된 제주특별법 전부 개정 법률안이 통과되면서 제주도에서 스쿠버 다이버들이 합법적으로 낚시유어선을 이용해서 섬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진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 그리고 이후 6개월간 제주특별법 시행령 및 도/조례 개정 등의 후속조치가 이루어지면서 올해 1월 23일부터 서귀포의 낚시유어선들이 스쿠버 다이버들을 섬으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현재 서귀포의 낚시유어선협회와 제주스쿠버다이빙연합회에서는 지속적인 대화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다이버들을 섬으로 이동시키는 것은 낚시유어선에서 맡아서 하고, 다이빙숍에서 소유하고 있는 레저선박은 보트다이빙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동의하였다.

아직 하얀 눈 모자를 쓰고 있는 한라산

제주도의 스쿠버 다이빙이 거의 대부분 제주도 현지의 다이빙숍을 통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다이버들은 이제 편하게 제주도 다이빙을 가면 된다. 여태까지 제주도 다이빙을 불편하게 했던 묵은 갈등과 내홍은 업자들의 몫으로 돌리고 그냥 즐겁게 다이빙을 하자. 그 동안 제주도의 바다는 더욱 풍요롭고 화려해졌을 뿐이다.


문섬의 봄을 알리는 모자반 숲

연산호와 해송들이 화려함을 자랑하는 제주의 봄 수중


제주 들불 축제

제주도는 해마다 정월대보름 즈음에 제주시 일원에서 들불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도 3월 3일~3월 6일에 열리며,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해묵은 풀들을 태우는 들불행사도 갖는다. 횟불대행진, 달집태우기, 불꽃놀이 등과 함께 새별오름의 들풀 태우기도 진행된다. 기회가 될 때마다 축제에 참가하여 사진도 촬영하며, 들풀이 타며 해충을 죽이듯이 마음 속의 묵은 앙금들이 함께 소멸되기를 기원한다.


그간 제주도 다이빙과 낚시유어선 문제 등으로 제주스쿠바다이빙협회와 낚시유어선 협회 등에서 있었던 내홍과 갈등이 이번 제주 들불축제에서 함께 불타 소멸되기를 바란다.


Epilogue

그리하여 새롭게 시작하는 2016년 시즌의 제주도 다이빙에서는 모두가 함께 즐기면서 안전한 다이빙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간 이런저런 이유로 제주도에 발길을 끊었던 다이버들도 이번 기회를 계기로 다시 제주를 찾아 다이빙을 즐기기를 기원한다. 제주도 다이버들도 나쁜 것은 모두 훨훨 태워 버리고, 올해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즐겁게 다이버들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이운철
스쿠버넷 제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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