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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철의 제주바다 이야기 -형제섬 다이빙 2019/05

이운철의 제주바다 이야기
형제섬 다이빙

형제섬의 아치와 자리돔 무리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의 산방산은 아주 멋진 형세의 오름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그곳에서 보면 바다를 향해 뻗어 나간 용머리 해안이 있고, 그 앞에 형제섬과 멀리 마라도가 보인다. 형제섬은 사계리 포구에서 남쪽으로 약 1.5㎞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바위처럼 보이는 크고 작은 섬 2개가 마치 사람의 형과 아우가 마주보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형제섬이라고 한다. 바다에 잠겨 있다가썰물 때면 모습을 드러내는 갯바위들이 있어서 보는 방향에 따라서 3개~8개로 섬의 개수와 모양이 달라져 보인다.

형제섬의 마주보고 있는 형제 바위들

이곳은 봄철에 북상하는난류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기 때문에 5월~7월이면 몰려드는돌돔, 감성돔과벵에돔을 잡으려는 낚시꾼들은 자주 가는 섬이다. 섬 근처의 평균 수심은 15m에서 최대 20m 내외로 초보 다이버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라서 예전에는 다이버들에게 꽤 인기있는 다이빙 사이트였지만 사계리 어촌계와 해녀들의 실력저지로 다이버들이 못 들어간 지가 20년이 넘었다. 일반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이 아니라 불법 수중사냥 다이버들이 저질러 놓은 일 때문에 레저 다이버들까지 못 들어가게 된 것이다.

아치 아래의 주걱치 무리

작은 굴 입구

형제섬은 수중의 여러 아치와 굴, 화려하고 다양한 색상의 수지맨드라미산호들과 해송, 수많은 자리돔과 덩치 큰 자바리 등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특이한 지형과 건강한 해양생태계로 유명하다. 예전에 형제섬에서 다이빙을 해 본 적이 있는 다이버들은 누구나 형제섬을 제주도에서 가장 멋진 곳이라고 손을 꼽는다. 이곳을 레저다이버들에게 개방하고자 하는 노력은 아직도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지만 다이버들을 해적 취급하는 어촌계와 해녀들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

형제 섬의 가장 유명한 아치와 진총산호

형제 섬의 가장 유명한 아치와 진총산호


그나마 정부,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수중환경, 수중생태 조사의 경우에는 어촌계의 허락을 받아서 스쿠버 다이빙을 할 수 있다. 드물게 진행되는 이런 수중 조사활동에 동참할 기회가 생기면 기쁜 마음에 참가하게 된다. 형제섬의 멋진 수중세계를 감상하고, 기록으로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치 한 쪽을 장식하고 있는 대형 해송과 줄도화돔 무리

절벽을 장식하고 있는 진총산호와 수지맨드라미 군락

설레는 마음으로 입수한 형제섬의 수중은 기대 이상이었다. 주걱치와 자리돔으로 가득한 수중의 아치와 굴들은 대형 해송과 화려한 색상의 연산호들로 장식되어 특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이렇게 멋진 수중경관을 많은 다이버들이 함께 볼 수 없다는 것이 정말로 아쉬웠다. 수중사냥과 채취를 일삼던 예전의 해적 다이버들과 달리 요즘의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은 환경을 보호하면서 그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에 만족한다는 것을 이곳 어촌계와 해녀들도 알아줬으면 좋겠다.

아치 아래 바위의 화려한 모습

아치와 해송

사계리 어촌계와 해녀들 그리고 다이버들 주변의 다이브센터와 상가들까지 이해 당사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형제섬을 보호하면서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아치와 진총산호

형제섬 수중의 이런 멋진 모습들을 다이버들이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면서 사진과 영상으로 남길 수 있게 해준다면 어촌계와 해녀들 나아가 다이브센터와 주변의 상가들에게도 경제적인 수혜가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형제섬 다이빙이 모든 다이버들에게 열리길 기대한다.

이운철
사진가
스쿠버넷 제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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