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Colors
Layouts
Wide Boxed
탑 마레스 광고

조진생의 고급수중사진교실 - 꽃갯지렁이의 촬영 2019/07

고급수중사진교실
꽃갯지렁이의 촬영

크리스마스 트리 웜의 군집을 광각으로 촬영하였다

가끔 열대바다 수중에서 다이버들의 눈을 현혹시키며 신기한 느낌이 들게 하는 생물이 있다. 필자는 여러 가지 벌레 worm 종류들을 보면 신기한데 그 중에 가장 흔한 것이 크리스마스 트리웜 Christmas tree worm과 튜브웜 Tube worm 등이 있다. 이들은 우리말로는 꽃갯지렁이라고 하면 되된다. 크리스마스 트리 웜은 깃털처럼 생긴 아가미를 활짝 펼치고 있는 모양이 크리마스 트리 같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이 붙었다. 또 다른 형태의 갯지렁이는 석회질이나 섬유질 관을 형성하여 바닥에 몸을 고정시키고 관 밖으로 아가미 깃털을 펼쳐서 조류에 떠다니는 플랑크톤을 잡아먹는다. 그래서 튜브웜, 관갯지렁이라고 한다.

크리스마스 트리 웜 한 개체를 마크로 와이드 촬영하였다.

관속에 있는 이들의 몸통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털이 달린 갯지렁이의 모습이다. 바다에 사는 갯지렁이들은 육지의 지렁이들과 달리 몸통에 털이 나 있어서 다모류라고도 한다.
사실 지렁이라는 말에 저항감을 느낄 만큼 바다 속에서 만나는 이들 갯지렁이는 그 형태 및 색채에 아름다운 미적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꽃갯지렁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튜브 웜 군락을 광각으로 촬영하였다.

다이빙을 시작하는 초보자들은 조금만 가까이 다가가도 아름다운 꽃잎과 같은 아가미 깃털을 움츠려 관 속으로 감추는 동작을 보면서 아주 신기하게 생각한다. 이런 꽃갯지렁이 종류는 화려한 색감과 형태로 인해 수중사진가의 눈길을 사로잡곤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지 않으면 셔터를 당기기 전에 화려한 꽃은 안으로 숨어 버리고 만다. 혹은 큰 버블소리나 다이버의 그림자에도 아주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러므로 촬영을 위해서는 약간은 긴 초점 거리의 렌즈가 유용하다. 하지만 종종 이상할 정도로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는 갯지렁이도 있다. 드물게는 수십 마리의 무리를 이루는 경우도 있어 광각 촬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갯지렁이류를 촬영할 때 촬영자로서 고려해야할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1.촬영할 대상을 정확히 지정할 필요가 있다. 한 개체를 중심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여러 개체를 동시에 할 것인지 혹은 주 피사체로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부소재로 혹은 배경으로 사용할 것이지를 결정해야한다. 물론 부소재나 배경으로 사용하려면 주소재 피사체가 있어야 하는데 그 주위의 다른 피사체를 찾는 것은 어느 정도 행운이 따라야한다.

튜브 웜 군락을 광각으로 촬영하였다.

2.갯지렁이의 꽃(아가미 깃털을 그렇게 표현함)은 다이버에 아주 예민하게 반응하여 가까운 거리를 허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촬영은 꽃이 숨지 않도록 가능한 먼 거리부터 시작하여 조금씩 거리를 좁혀가야 한다. 만약 꽃이 숨어버리면 다시 올라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긴 시간동안 올라오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그럴 경우 그 개체의 촬영은 포기해야 한다.

50mm 렌즈로 군락을 이룬 튜브웜을 부소재로 하였다

3. 수중에서 보는 색과 촬영 후 카메라에 담기는 색은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사진의 전체적인 구성을 계획할 때 촬영 후 인공광에 의한 색을 미리 염두에 두어야한다.

같은 피사체를 105mm로 촬영하였다.

4. 운이 좋아서 갯지렁이 주위에 주 피사체 생물이 존재한다면 가장 촬영하기 좋은 위치 그리고 가장 결정적 활동 peak action 기회를 잘 포착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기다림이 중요하다.

105mm 렌즈로 튜브웜 군락을 배경으로 하였다.

5. 거리를 그리 가깝게 허용하지 않으므로 촬영자가 보유한 렌즈의 종류(초점길이)에 의해 사진 전체 프레임의 구성을 결정할 수 있다. 60mm의 경우는 여러 개체를 한 프레임에 넣어야 하고 한 프레임에 한 개체만을 넣어서 촬영하려면 100mm 이상의 긴 초점 렌즈가 필요할 것이다.

50mm 렌즈로 고스트 파이프피쉬와 튜브웜을 촬영하였다.

105mm 렌즈로 튜브웜 속의 고스트 파이프피쉬를 촬영했다.

튜브웜 주위를 돌던 유어. 저런 경우는 셔터 기회가 많지 않다.


조진생
수중사진 칼럼리스트
대전을지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 이전글 장남원 수중사진전 “움직이는 섬” 2019/06
  • 다음글 스노클링으로 촬영하기 Compact Digital Photography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촬영 기술 20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