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어 리조트 공모전'의 시상식을 5일 정도 앞두고 내 앞으로 문자가 왔다. " 2017년 백상어 다이빙 리조트 주최 촬영대회에서 이상훈 작가님의 작품이 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라는 안내였다. 아직은 작가라는 표현도 어색하고 더군다나 나의 사진이 은상이나 했다는 것이 정말인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은상 이상훈
백상어 리조트 공모전은 1년 동안 고성의 백상어 리조트에서 찍은 사진을 제출한 후 연말에 심사를 통해 상품을 주는 백상어 리조트의 자체적인 공모전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 2번째인데 박근정 대표가 본인의 사비를 털어 가면서 상품을 준비하고, 사진의 심사는 수중세계 이선명님과 참복으로 알려진 박정권님한테 의뢰를 한다. 자체적인 행사이다 보니 아직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한 리조트 대표가 개인의 사비를 투자해서 이런 공모전을 한다는 것이 너무나 의미가 있었다. 그만큼 박근정 대표는 스스로 수중 사진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다.
동상 이은향
장려상 박동훈
이제 백상어 다이빙 리조트는 단순히 다이빙만 즐기는 곳이 아니라 수중촬영도 하고, 다이버들끼리 수중 사진 얘기를 나누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 리조트에 가면 책상에는 항상 여러 대의 카메라와 하우징들이 널려 있고, 수중사진을 촬영하는 다이버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다이버들은 우리바다가 볼 것도 없다면서 채집과 먹거리 위주의 다이빙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작살대신 카메라를 들고 아름다운 한국의 수중 경관을 담으려 노력을 한다. 어떻게 보면 그런 시도가 이러한 리조트의 자체적인 행사를 통해서 더 발전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장려상 곽성호
입선 김윤희
입선 박현식
시상식 당일 날, 백상어 리조트로 가는 내내 내가 제출한 어떤 작품이 뽑혔는지 궁금증은 더해 갔다. 리조트에 도착해서 동영상 부분 수상 작품을 감상하면서 시상식이 조촐하게 이루어 졌다. 그 동안 백상어 리조트를 여러 번 갔지만 올해 마지막에 가서 찍은 사진이 운이 좋게 뽑힌 것이었다. 심사 했던 분의 얘기로는 인위적인 모습은 누구나 카메라에 담을 수 있지만 자연적인 모습은 그 모습을 찍는 그 순간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다이버 앞에 수많은 물고기들을 일부러 불러 모을 수 없기 때문에 그 순간을 포착한 것이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 좋은 평을 받았다.
입선 김만성
입선 임재훈
사진을 제출 하면서도 "입상 정도만 해도 난 잘 한 거야" 라고 생각하며 입상만이라도 되기를 기대 했었는데 은상이란 소식에 너무나 뜻밖이었다. 올해는 박근정 대표가 기념품도 많이 준비를 해서 부상으로 받은 호흡기 말고도 행운권 추첨을 통해서 수중렌턴과 레쉬가드 등 여러 가지 선물도 받았다. 함께 시상식에 동참한 박용진씨도 행운권 추첨에 덩달아 선물을 받아갔다.
백상어 박근정 대표 한테 부상으로 아펙스 호흡기를받는 모습
이상훈, 박용진 (행운권 추첨을 통해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표정)
박근정 대표는 내년에도 공모전은 계속 이어진다고 했다. 보다 많은 다이버들이 참석해 주기를 바라며 작년과 올해는 사진 찍는 사람들이 주가 되어서 참석을 했다면, 내년에는 사진을 찍는 다이버 말고도 백상어 리조트를 찾아 주는 다이버 모두가 참여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어울릴 수 있는 행사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함께 수상을 했던 분들 모두 축하 드리면서 이런 좋은 자리를 만들어 준 백상어 리조트의 박근정대표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박근정 대표님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많은 선물 준비 해 주세요. 백상어 자주 놀러 갈께요"
수상자 단체 사진
2017년 한해는 지난 4월 스쿠버넷에서 개최한 아닐라오 다이빙 페스티벌에서 상을 받는 것으로 시작해서 연말에 백상어 리조트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는 것까지 뜻 깊은 한 해가 된 것 같다. 중간에 다른 공모전에서도 몇 번의 상을 받았지만 백상어 공모전에서 상을 받은 것이 더 귀하게 남는다. 작년에는 백상어 리조트 공모전에서 뽑히지 못한 데다, 필자는 DSLR이 아니라 흔히 얘기하는 일반 똑딱이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 시상에 뽑힌 것이라 더 그런 것 같다. 내년에도 의미 있는 수중사진 공모전과 대회가 많이 열려서 보다 많은 사진을 찍어 보고 싶은 의욕이 벌써부터 생긴다. 어떻게 찍어야 잘 찍는 사진이고, 어떤 사진이 바닷속의 모습을 잘 표현한 사진일까 라는 즐거운 고민을 갖고 오늘도 차가운 바다에 몸을 담그고 온 하루였다.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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