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밀란 리브어보드를 타다
야간다이빙에서 만난 멸치떼. 사진: 정상근 이번 스쿠버다이빙 여행은 서울시립대 플라잉피시 20주년 행사로 진행된 시밀란 리브어보드에 합류하게 되었다. 리브어보드가 처음인 나에게는 그에 관련된 조언자가 필요했고, 또 카메라와 친해지고 싶은데, 정상근 교수님은 그에 가장 적합한 분이라는 판단이 들어 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다.
브리핑 중인 가이드와 학생들 학생들과 교수님 두 분, 정선에서 맛집 운영하시는 부부, 맹박사, 먹방자매 등으로 구성되었다. 학생들은 Chontara beach liveaboard에서 만나게 되어 있었고, 나머지 멤버들은 인천공항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다른 분들과 어색하진 않을까 걱정을 했으나, 만난 지 5분 만에 괜한 걱정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쉽게 친해졌다. 다들 밝고, 배려심이 많은 분들이었다.
제 2청사 안의 한식당에서 폭풍흡입을 하고 탑승을 했다. 이륙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다이어트는 이미 포기한 상태, 인간의 위대한 위장은 대단했다. 맛나게 배터지게 먹고 꿈속으로~~~!
시밀란의 노을 안내방송에 눈을 뜨니 어느새 푸켓 공항!!
공항에서 1시간 정도 이동, 파통 비치에서 스피드 보트에 탑승했다. 주변은 깜깜했고, 다들 배낭 하나씩 매고 리브어보드로 이동하는 과정이 꼭 범죄자가 밀항하는 분위기였다.
보라색으로 꾸며진 촌타라 비치 리브어보드는 아기자기하며, 약간 촌스럽다는 것이 첫인상이었다. 페북 친구로만 알고 있던, 하루 강사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문득 색깔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중국인들은 부의 상징인 빨간색을 좋아하는데, 태국인들은 어떤 색깔을 좋아할까라는 궁금증? 하루 강사가 태국인들은 보라색을 좋아한다고 했다. 나라마다의 특색들은 참 재미있다.
내일 아침부터 리브어보드 여행이 시작, 빨리 자야지~~ 다들 잠을 청하고 나는 잠들지 못하고 이층 식당에서 배가 이동하는 동안 혼자 밤바다를 만끽했다.
보라색이 묘한 느낌의 Chontara beach liveaboard
드디어, 해가 떠오르고 첫날!! 간단하게 브리핑 후에, 시밀란섬 부근에서 3팀으로 나누어 다이빙을 진행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입수. 앗! 내 다리ㅜㅜ. 입수와 동시에 발가락에 쥐가~~~ 요즘 내 몸의 이상증세가 여기서 또? 평평한 모래지역에서 교수님의 수중교육 내내 나는 쥐가 난 다리를 잡고 스트레칭만 하였다.
배위에서도 다리의 쥐는 풀어지지 않고, 나머지 다이빙에서도 계속 쥐가 나서 한발로 핀킥을 하면서 다이빙을 마쳤다. 코본에서 야간다이빙은 많이 아쉬웠다. 발은 쥐가 나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멸치 떼들이 다가와서 내 몸을 툭툭 치고 가는데 피부에 닿는 느낌이 별로였다.
배에서 제공되는 식사가 내 입맛에 맞을까 걱정도 했지만, 막상 먹어 보니 생각보다 맛있어서 매 끼니마다 과식을 하고 말았다.(공항에서부터 다이빙 내내, 그리고 서울 도착해서 까지 우린 배 꺼진 적 없이 항상 먹어댔다.)
Yellow snaper를 촬영하는 맹박사와 필자
부채산호가 멋진 Tachai pinacle 포인트
Tachai pinacle의 화려한 부채산호
둘째 날이 돼서야 쥐가 나던 다리가 정상으로 돌아와서, 재밌고 즐거운 다이빙을 하기 시작했다. 타차이 피나클은 지형이 한국 바다와 열대 바다를 섞어 놓은 듯한 느낌도 있었고, 큰 부채 산호가 많아 사진 찍기 넘 좋았다. 스내퍼, 잭피쉬, 큰 어종들의 먹이 활동은 섬뜩하고 무섭기까지 했다. 첫날은 카메라가 거추장스럽고 불편했으나 이젠 카메라가 손에 있어도 불편함을 잘 모르겠고, 사진 찍는 재미가 쏠쏠했다. 일행들도 마구마구 찍고, 간지 나는 하루 강사도 찍고, 조금은 충격적이지만 귀엽게 고양이 후드를 쓰고 나타나신 정상근 교수님도 찍고, 학생들도 찍어댔다.
초보자를 케어하는 다이브리더 교육생과 필자
Barracuda 무리를 촬영하는 필자
수중에서 찍은 사진이 어떻게 찍혔을까 궁금증을 뒤로 한 저녁식사 시간. 이런 저런 얘기꽃이 한창인 중에, 민물 세척통에 담가 놓았던 맹박사의 카메라 하우징이 열려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우리 맹박사 ㅜㅜ. 깨끗이 닦고 습기를 제거하기 위하여 쌀에도 담가 놓았다. 사망하지 않았기를 기도하는 맘으로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하면서, 속상해 하는 마음을 다독여 주었다. 서울 도착 후, 카메라 수리를 맡겼으나 결국은 사망. 어쩔 수 없이 다시 중고로 구입했단다.
마지막 날엔 교수님 돔포트에 바닷물이 찰랑찰랑~~~ 다행이 빨리 알고, 카메라의 생명보전을 위해, 다이빙을 도중에 포기하였다. 하우징 사이 긴 갈색 머리카락이 끼었다고, 범인 찾으신다. 유력한 용의자는 나라고 눈빛으로 범인지정, 나는 결사코 내 머리카락이 아니라고 부인, 결국 범인 색출은 실패 ~~~~(확실한 증거를 내 놓으세요 ㅋㅋ)
Yellow snaper 무리를 촬영하는 다이버. 모델: 신미현
Shark fin reef의 대형 암반 사이로 유영하는 다이버들
Three trees의 말미잘과 글라스피시를 촬영하는 필자
리첼리우락에서 다이빙. 이때부터 먹방자매는 스펙타클한 다이빙의 연속이다. 동생인 왕눈이 미선이는 첫날부터 배 멀미로 먹는 것을 포기하였다. 그래도 다이빙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따라 다니는데, 공기를 너무 빨리 소모한다. 주위에서 살뜰이 보살피는데도 왕눈이 먹방은 물속에서 제대로 진가를 보여줬다. 배에 탑승 후 게이지 고장 또는 호흡기 고장을 확인하였으나 체크 결과는 정상으로 판정되었다. 공기 먹는 하마?? 그 다음 다이빙도 쭈욱~ 오마이갓!! 미선인 공기 먹는 왕눈이가 되었다.
워낙 상상 이상의 대식가 먹방자매인 것은 알지만, 먹다먹다 공기를 저리 드실 줄이야~~~~
다들 T셔츠 맞춰서 입히기로 했다. “공기 삽니다. 공기 파세요” 한참 배꼽잡고 웃었다.
Tachai pinacle의 부채산호와 글라스피시 무리
Three trees의 화려한 연산호와 필자
Jackfish 무리를 좇아가며 촬영하는 필자 산을 통째로 바다에 넣어놓은 것 같은 리첼리우락은 옐로우스내퍼들의 천국이었다. 하루강사가 찾아준 노란색 해마와 고스트파이프피시는 사진을 찍는 동안 한참 동안을 머물러 주었다.
붉은 산호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노란색 Ghost pipefish 한 쌍. 사진:이윤정
말미잘에 몸을 숨기고 있는 Pink anemonefish. 사진:이윤정
니모를 찍다 혈압상승. 얘들 정면 찍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ㅜㅜ. 직접사진을 찍어 보니 사진 찍는 분들의 섬세하고 대담함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되었다. 교수님이 광각렌즈를 빌려주셔서 광각도 찍어보고, 색 다른 다양한 사진을 찍어보니 사진 촬영이 재미있었다.
먹방자매 교육 후 마지막 날, 정상근 교수님께서 인생샷을 부르짖던 나를 모델로 멋지게 사진을 찍어주셨다. 넘넘 맘에 든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Tachai pinacle의 작은 물고기 무리와 다이버들. 사진:이윤정
다이버의 버블로 샤워를 하는 정교수님. 사진:이윤정
Richelieu rock의 Yellow snaper 무리의 멋진 모습. 사진:이윤정
어느새 마지막 날 코본, 스리트리 등에서 아쉬운 다이빙을 마무리했다. 먹방자매는 하루하루 실력이 늘어 둘이 잘 다닌다.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 날은 왜 이리 빨리 오는 것일까?? 다이빙도 시간도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고, 다들 많이 아쉬워했다. 서로 다독이며 다음을 기약하고 아쉬움을 달랬다.
신규 및 레벨업 교육을 마치고 인증서를 받은 먹방자매와 맹박사
마지막 밤에 맛있는 식사와 함께, 각자 자기소개와 소감을 나누었다. 학생들은 주로 97, 98년생들. 우리 아들 차니가 97년생. 심지어 학생 어머니 중에는 나보다 어린 분도 있었다. 다들 아들, 딸 같은 아이들. ㅋㅋ 학생들은 아쉬운 마지막 밤을 밤새 크게 노래 부르며 신나게 놀았다. 암튼 젊어서 그런지 체력도 좋은 것 같다.
리브어보드의 생활에 대하여 브리핑 중인 정교수님
2층 식당에서 촬영한 단체사진하루 강사와 일행들은 교수님께서 사오신 낙지젓갈에 진하게 한잔씩 하며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눴다. 낙지젓갈은 밥도둑, 술도둑이었다. 서울에선 젓갈을 먹지도 않는 나인데, 이건 왜 이럴게 맛이 좋은지!
서울에서 꼭!! 다시 만나기로 하고, 나중에 시밀란 방문도 다시하기로 약속 하면서, 아쉬움을 달래면서 잠이 들었다.
투어를 마치고 플라잉피시 20주년 배너와 함께 촬영한 단체사진
눈떠보니 푸켓항 도착. 하선 후, 파통 비치에서 데이투어.
정실론 쇼핑센터에서 각자 간단히 쇼핑을 한 후, 점심으로 현지 로컬 쌀국수를 찾아 헤매다 거리에서 판매하는 손수레국수집을 찾았다. 매운맛, 덜 매운맛? 색이 괜찮아 보여서 나는 매운맛을 골랐다. 생각보다 너무나 맛있었다. 먹다 보니 입술이 따갑기 시작하고 속이 쓰리기 시작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국수 국물을 계속 마시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희한한 맛에 중독된 것 같았다. 아이스크림으로 속을 달래도 1시간가량 매운 맛으로 속이 얼얼했다. 하지만 다음에도 또 갈 것 같다.
식사 후, 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를 사랑하는 나는 스톤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오일을 바른다, 또 바른다. 씻고 오란다. 또 바른다. 계속 바른다. 2시간 마사지 내내 오일을 바르고 또 바르고, 스톤은 언제?? 그러더니 끝났단다. 나가면서 안내데스크에 물어보니 접수가 스크럽 마사지로 되었단다. 너무 화가 났으나 교수님이 옆에 계셔서 꾹 눌러 참았다. 다른 분들은 타이 마사지의 개운함에 대만족.
나는 뭐지? ㅜㅜ
정교수님이 촬영해주신 인생샷(?) 중 하나의 밤거리에서하루 강사 추천으로 샤브샤브를 먹으러 고고싱. 먹자매 못지 않게 우린 폭풍흡입을 했고, 가게를 거의 초토화시켰다. 식사 후 파통비치의 화려한 밤거리를 구경했다. 시끌벅적 이쁜 트랜스젠더가 길거리에 많단다. 헉!! 오늘은 쉬는 날? 누가 봐도 남자! 우락부락 트랜스젠더뿐, 이쁜 트랜스젠더는 한명도 보질 못했다.
야시장에 들렀는데, 가격이 저렴하고 맛나 보이는 음식들이 너무나 많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샤브샤브를 너무 많이 먹어서, 먹고 싶었지만 우리들의 위장에는 도저히 더 들어갈 곳이 없어서 그냥 눈구경으로 만족했다. 재밌게 구경하고 하루 강사와 아쉬운 작별인사. 또 다른 일정이 있는 학생들과도 작별인사.
정교수님이 촬영해주신 인생샷(?) 중 하나 인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머릿속에는 즐거움을 가득 채우고 잠을 청했다.
인천공항 도착. 차고 매서운 날씨에 깜놀!! 다시 태국에 가고 싶다~~~~
이번 투어로 사진과 조금은 가까워졌고, 재미를 느꼈고, 사진에 관심이 생기게 된 것 같다.
또, 가고 싶다. 사진 찍으러~~~ 아무 사고 없이 재밌고 즐거운 여행이여서 더 없이 행복했다.
정상근 교수님. 가능한 빨리 또 가고 싶어요^^*
이윤정IANTD EANx 강사
리쿰스쿠버 교육 담당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