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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의 성지 시파단투어기 2018/07

다이버의 성지 시파단투어기

시파단 섬의 잭피쉬 토네이도 속의 다이버

필자는 지난 6월 9일부터 17일까지 렛츠다이브 회원 9명과 함께 말레이시아 시파단의 보르네오다이버스 리조트를 다녀왔다.급작스럽게 잡은 투어라 거의 모든 리조트들의 예약이 불가능했으나 스쿠버넷의 도움으로 보르네오 다이버스에 예약을 할 수 있었고, 5일 다이빙 일정임에도 시파단 퍼밋을 2회나 얻을 수 있었다. 요즘은 4일 다이빙해야 하루의 퍼밋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최성순 대표님의 능력이라 하겠다.

시파단을 가는 방법은 2가지이다.
인천-쿠알라룸프-타와우-셈포르나 또는 인천-코타키나발루-타와우-셈포르나이다. 우리는 후자의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타와우 공항에는 미리 리조트에서 버스로 픽업이 나오고 1시간 30분 정도를 달려 셈포르나 항구에 도착할 수 있다. 항구에서 리조트까지는 스피드 보트로 40여분을 달려 도착한다.



리조트에서는 도착과 함께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필요 서류를 작성하면 리조트 전반에 대한 브리핑을 해준다. 방갈로식의 숙소인데 방에 냉장고가 없는 점이 조금 불편했다. 인상 깊은 점이 있었는데 첫날 1인 2병의 생수를 제공하고 그 이후에는 그 병에 생수를 리필해서 이용하게 하였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였는데 깊이 공감했고 다들 협조적이었다.다른 리조트들도 다이버들에게 다회용 물병 등을 제공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식사는 요즈음 중국인들의 방문이 많아서인지 중국식의 음식이 주를 이루어서 한국인들은 약간의 부식을 준비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다이빙 중간에는 빵과 과자, 차, 음료 등이 항상 비치되어 있다.

시파단 섬의 일출

다이빙은 크게 시파단 섬과 그 외의 다이빙으로 이루어진다. 시파단에 들어가는 않는 날은 카팔라이와 마불 섬 등 인근 지역의 다이빙으로 1회 다이빙하고 리조트로 돌아오는 식으로 1일 3회의 다이빙 진행을 한다.첫날 오후 도착하여 체크다이빙 1회를 하고 다음 날 카팔라이와 마불섬 지역 다이빙을 진행하였다. 카팔라이와 마불섬은 마크로 위주의 다이빙인데 시야가 그다지 좋지는 않았으나 마크로 쵤영에는 충분한 피사체를 제공해 주었다.

둘째 날은 시파단 섬을 가게 되었다. 출발 시간은 새벽 5시 반. 아침 일찍 출발해야 범퍼헤드 패럿피쉬의 출근을 볼 수 있어서 다들 서두른다. 셈포르나에 거점을 두고 다이빙을 출발하는 경우 출발이 늦어 이를 보기 어렵기도 하다.새벽 여명이 바다를 벌겋게 물들이는 모습이 경탄을 자아냈다. 거기에 더해 커다란 거북이 두 마리가 새벽부터 수면에서 철벅이며 짝짓기 하는 모습을 보는 행운이라니.
서둘러 입수를 하니 가이드가 수중의 골짜기를 향해 달려간다. 골짜기에 잠을 자던 범퍼헤드 패럿피쉬들이 부스스 일어나 하나 둘 출근을 시작한다. 한 마리, 두 마리 그러다 떼를 이루어 ‘우두두두두두’소리를 내며 달려간다. 실제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그 모습에서 ‘우두두두두두’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시파단에 들어가는 날은 4회의 다이빙을 진행하는데 매회 엄청난 규모의 잭피쉬 떼를 만날 수 있다. 잭피쉬 안으로 들어가 한 명씩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는 곳.다른 지역과 비교하기 힘들만큼 큰 규모의 잭피쉬들이 수면부터 스쿨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스노클러들과 다이버 모두 부담없이 오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바다거북은 너무나 많아 눈 돌리는 곳마다 볼 수 있고, 리프 샤크도 자주 만날 수 있다. 그런데 4년 여 전 보다 상어의 수가 줄어든 듯이 보여서 조금 걱정이 되었다. 샥스핀 때문인가 싶기도 하고 이러다 다음 번에는 더 적은 상어를 보게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러웠다.



첫 번째의 시파단 다이빙에서는 조류가 없어서인지 바라쿠다 스쿨링을 보지 못해 못내 아쉬웠으나 우리에겐 아직 한 번의 퍼밋이 더 남아있으므로 다음을 기약하고 리조트로 복귀했다. 시파단 다이빙이 워낙 일찍 시작하기 때문에 마치고 돌아오면 오후 3시 이전이 된다.힘이 아직 남아 있는 다이버들은 칠판에 입수시간을 적고 버디와 함께 비치 다이빙을 즐길 수도 있다. 비치다이빙은 무제한 무료로 제공한다.



세 번째 날에 다시 시파단 다이빙을 들어갔다. 그런데 아침부터 바람이 심상치 않더니 백파도 일어나고 있었다. 섬으로 가는 스피드보트는 파도를 깨느라 쿵쿵대고 우리는 모두 물벼락을 맞으며 ‘다이빙이 되기는 하는 걸까?’심란한 마음으로 섬으로 향했다.파도를 가르며 오느라 시간이 많이 걸려 이미 해는 중천이고 범퍼헤드 패럿피쉬는 다 출근을 해버렸고 우리는 이미 한 탱크 다이빙을 한 듯 지쳐 버렸다. 이왕 늦은 것 한 시간만 쉬었다 하기로 한다.



아침보다는 잦아들었으나 여전한 파도에 입수하자 마자 하강하여 물 아래에서 만나서 다이빙을 진행한다. 물 위는 파도가 치고 멀미를 일으키는 환경이었으나 물 아래는 어제보다 더 근사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얕은 수심의 산호들은 빽빽하게 건강한 모습에 잭피쉬는 여전히 스쿨링을 하고 있고 그 옆으로 범퍼헤드 패럿피쉬들이 한창 식사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두 번째, 세 번째 다이빙에서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바라쿠다 스쿨이 한바탕 바다를 휘젓고 다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한 무리가 아닌 두 무리의 바라쿠다가 스쿨링을 하는 장관을 연출하여 많은 다이버들을 황홀하게 만들어 주었다.



터틀텀도 다이빙했는데 입구에서 깊이 들어가지는 않기 때문에 약간 아쉬웠다. 다음에 케이브 다이빙을 진행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찾아보고 진행해 보겠노라 마음 한구석에 적어 둔다. 마지막 출수할 때는 서비스로 나폴레옹 피쉬와 뱃피쉬 떼들도 우정출연해 화룡점정을 이루었다. 모두가 출수하자 마자 탄성을 지르고 “퍼펙트!”를 외치는 완벽한 다이빙이었다. 다들 한 번 더 퍼밋을 받고 싶어했으나 리조트 안에 다이버 숫자가 눈으로 보기에도 너무 많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쉬웠다.



넷째, 다섯째 날은 마불 섬 앞의 시벤처스 아래와 마불 섬 인근 다른 사이트들을 다이빙했다.
인상적인 것은 시벤처스의 기둥 사이사이에 폐자재와 배 등을 빠뜨려 두었는데 마크로 생명의 훌륭한 보금자리가 되어있었다. 마크로 생명체도 무척 많았고 아기자기 한 것이 시파단을 들어가지 않는 날에는 훌륭한 다이빙 사이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르네오 다이버스의 직원들이 조금씩 한국말도 할 줄 알고, 무엇보다 극진하게 친절하여 머무는 내내 기분을 좋게 해주는 장점이 있는 곳이다. 가이드들도 가이딩 실력이 칭찬해 줄만 하게 훌륭하다. 그 바다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기본이고 다이버들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면서도 안전하게 진행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머무는 동안 밀물이 오면 비치에 어마어마한 양의 비닐이 밀려오는 것을 보았다. 직원들이 매일 수십 개의 쓰레기 봉지로 치우는데도 다음 날이면 다시 또 밀려왔다. 물 안에도 비닐 쓰레기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이것들이 다 내가 버린 비닐이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고 착잡했다. 이제부터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어내지 않도록 소비생활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겠다는 정말 깊은 각성을 하게 된 계기였다.



모두들 투어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너무 가는 길이 멀고 힘들어서 다시 가자고 못하겠어요” 라더니 한 주가 지나지도 않았는데 “다시 갈까요?”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니 시파단의 바다는 ‘다이버의 성지’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바다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그 바다가 더 건강해지기를 기도하며, No more plastic!

임현경
렛츠다이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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