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AC 대학생 강사 교육을 마치며…
불량시야에도 눈송이갯민숭달팽이는 아름답다
기다리던 강사 교육을 마쳤다. 시작 전에는 새로운 사람들(동기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기도 했고, 나보다 다이빙을 잘하는 친구들이 많을 것 같아서 뒤쳐지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스쿠버다이빙 강사라는 직업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교육에 참가하게 되었다. 매력적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이렇다. 스쿠버다이빙이 나에게는 익숙하지만, 나의 친구들에게는 접하기 어려운 스포츠이다. 그래서 내가 직접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다이빙 교육을 해주고 같이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대학교 동아리에서 했던 펀 다이빙을 넘어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보고 싶었다.
성남 아쿠아라인에서 진행된 제한수역교육 실습 및 평가
성남 아쿠아라인에서 진행된 제한수역교육 실습 및 평가
성남 아쿠아라인에서 진행된 제한수역교육 실습 및 평가
선배들에게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막상 교육에 들어가니 교육과 발표, 과제가 몰아쳐서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내기가 쉽지 않았다. 신기한 건 잠 잘 시간이 부족해서, 꾀병을 부리고 좀 눈을 붙이고 싶었는데, 전혀 아픈 곳이 없어서 그러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래도 교육은 정말 좋았다. 인상적인 것은 교수법에 대한 강의였다. 솔직히 마스크 물 빼기 같은 건 대충 한 번만 연습하면 교육생이 잘 할거라 생각했다. 생각보다 물이 무서워서 못하는 사람이 많아서 마스크에 물 채우는 양을 나눠서 점진적으로 물 빼기 연습을 시켜야 한다는 방식의 교육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제서야 강사님들이 다 이런 교수법을 기준으로 가르쳐 주셨었구나, 또 BSAC에서 하는 강사 교육이 상당히 수준이 있음을 느꼈다. 그도 그럴게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다이빙 단체라고 하니까 더욱 BSAC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이 생겼다.
오픈워터 프레젠테이션. 시야가 좋지 않은 환경에서의 강습법에 대한 교훈을 준다.
오픈워터 프레젠테이션. 시야가 좋지 않은 환경에서의 강습법에 대한 교훈을 준다.
오픈워터 리더쉽 평가
오픈워터 리더쉽 평가
수영장 교육을 마치고 강릉 영진 아쿠아존으로 이동했다. 우리 말고 반갑지 않은 손님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태풍이었다. 파도가 심해서 핀킥으로 앞으로 진행하는 것 자체가 힘에 부쳤고, 바다가 아주 뒤집어져서 바로 앞에 있는 버디만 간신히 보였다. 한 번은 개방 수역 교육 평가 받는 날이었는데, 조절된 부력인양 교육에서 내가 구조자, 현석이가 조난자 역할을 했고, 준호가 하강라인을 잡고 기다리고 있었다. 조난자 BC에 공기를 넣고 떠올랐다가 다시 바닥으로 돌아왔는데, 시야가 너무 안 좋아서 하강라인과 준호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강사 역할을 한 현석이에게 너무나 미안한 것이다. 시야 때문에 조금만 상승하고 돌아오기로 계획했는데, 너무 많이 떠버렸기 때문에… 정말 이 때 교육생을 딱 붙잡고 잘 챙겨야 한다고 느꼈다. 내 교육생을 잃어버린 다는 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래도 태풍이 교육 중에 생길 수 있는 많은 예상치 못한 험한 환경을 제공해 주어서 고마웠다.
레스큐 평가
레스큐 평가
오픈워터 리더쉽 평가에서 평가관에게 단체사진을 요구한 필자
눈송이갯민숭달팽이의 알집과 장동국 평가관
그렇게 태풍, 추위, 과제와 싸워가며 동기들 모두 강사 과정을 마쳤다. 시작할 때는 열흘이 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마지막 날이 되니 벌써 끝났나 하는 생각에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교육을 마쳐서 정말 뿌듯하다. 교육도 좋았고, 다이빙도 재미있었고, 동기들도 서로 잘 챙겨줬다. 앞으로 계속 강사 활동을 같이 하면서 좋은 인연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올해 BSAC의 좋은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어 정말 좋았다. 태풍과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가르쳐 주신대로 극한 상황에서도 교육생을 잘 케어 하고, 잘 가르치는 좋은 강사가 되고 싶다. 또 앞으로 강사 활동과 홍보 활동도 열심히 해서 BSAC에서 받은 대학생 강사 교육을 보답하고 싶다.
송유진건국대학교 상허생명과학대학
건국대학교 수중탐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