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87.4㎞ 떨어져 있으며, 동도(東島)서도(西島) 및 주변에 흩어져 있는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화산섬이다. 1905년에 일본은 일방적으로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바꾸고 시마네현[島根縣]에 편입한 뒤 계속해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기에 이슈가 되는 곳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조선후기 어부이자 민간외교가인 안용복사건, 한참을 더 거슬러 올라가 신라시대 이사부에 이르기까지 독도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의 영토였음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많으며 독도에 내렸을 때 느꼈던 경비대의 공권력에서도 우리의 영토임이 확실히 실감되었다.이번 독도다이빙 행사는 5월 30일 “바다의 날” 행사 일환으로 앞으로 매년 시행될 “바다 식목의 날” 제정 기념행사였으며 울릉군과 울릉군 특수 수난인명구조대 그리고 스쿠버다이빙 교육 단체인 SSI(Scuba School Internationals)의 주관으로 진행되었다. 내년부터 바다 식목의 날마다 펼쳐질 바다식목운동 발상지를 독도로 만들기 위해 이번 행사가 기획되었다.
독도의 대황숲과 인상어 무리
강릉항 여객터미널에서 필자
보트 위에서 바라 본 울릉도 죽도의 모습출발-->울릉도
5월 9일 아침 9시에 강릉항에서 울릉도 저동항으로 들어가는 배를 타기위에서 청주에서 새벽5시에 일행들과 출발을 하였다. 전 주에 제주도 다이빙을 마치고 돌아와 이틀 출근하고 다시 떠나는 여정이기에 피곤도 하였지만 설레임을 감추기란 어려웠다. 잘 다녀오라는 아내의 얼굴에는 걱정이 드리워져 있었지만, 독도바다는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며, 나라에서 하는 행사에 참여한다며 너스레를 떨고 문을 나섰다.평창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발길을 재촉한 결과 8시 조금 지나서 강릉항에 도착, 다른 일행들과 합류하여 무사히 승선하여 울릉도로 출발하였다. 강릉항을 출발한지 3시간이 지나서야 울릉도에 도착. 점심을 먹고 베이스캠프인 울릉 아쿠아캠프에 짐을 풀고 곧바로 다이빙 준비를 해서 내수전으로 내려가 2대의 보트에 나누어 타고 죽도1번 포인트로 향했다. 꼬박 일 년 만에 다시 찾은 죽도는 조류가 보통 이상이었다. 함께 입수한 20여명의 다이버 모두가 출수 후 거센 조류에 혀를 내둘러야만 했다. 첫 번째 다이빙 후 죽도 선착장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에 몇몇은 죽도에 남아서 섬 관광을 하였고 나머지는 2차 다이빙을 진행하였다. 두 번의 다이빙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음 날 진행될 독도 다이빙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을 듣고 팀별로 장비를 챙겨놓고 잔잔한 바다를 꿈꾸며 이른 시각 잠자리에 들었다.
울릉도-->독도
다음 날 새벽 모든 준비를 마치고 울릉도 신항인 사동항에 집결해서 공식행사 기념촬영을 마치고 울릉군에서 지원해준 170톤급 행정선인 평화호에 몸을 싣고 독도로 출발하였다. 날씨는 흐렸고 바다는 조용하지 않았다. 거친 파도를 헤치고 3시간을 달려온 우리는 08시55분경 독도접안에 성공, 첫 발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고생스럽게 도착했지만 왠지 모를 뿌듯함도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했듯 필자도 독도를 카메라에 담기위해 연신 셔터를 눌렀다. 촬영을 하다 느낀 점은 갈매기 배설물이 정말 많다는 것이다. 듣자하니 요즘이 갈매기 산란철이라 평상시보다 개체수가 많아졌다고 한다.
독도로 출발전 사동항에서 SSI 패밀리 투어 참가자들과 함께
독도 선착장에 있는 태극문양의 표지석
독도 수중의 감태 숲과 바위 아래의 바다딸기 군락
독도 다이빙 & 수중 정화활동
이번 독도다이빙의 주목적이 수중정화활동이었기에 30여명의 다이버들은 동도 접안시설 주변에서 해조류의 천적인 불가사리와 성게는 물론 해양쓰레기까지 수거했으며 필자는 수중에서의 정화활동을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육상에는 갈매기들이 많더니만 독도수중에는 대황 위에 자리 잡은 군소들이 상당수 관찰되었고 붉은색을 띤 홍삼들도 빠지지 않았다. 15m 이상까지 내려가도 시야는 3m 내외였고 부유물이 많아서 푸르른 독도바다의 진면목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40여분의 정화활동을 마치고 올라와 수거한 것들을 한곳에 모아놓으니 그 양이 상당하였다.
독도 수중을 정화중인 다이버들과 홍삼
독도에서 수거한 별불가사리들수면 휴식 중 울릉도에서 일반관광객을 가득 태운 여객선이 접안하여 수백 명의 관광객이 일제히 입도하니 독도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으며, 수백 대의 카메라가 일제히 찰칵 소리를 울려대는 진풍경도 연출되었다. 몇몇 관광객들은 슈트입고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 우리에게 함께 기념촬영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20여분 후 관광객들은 일제히 여객선으로 올랐으며 접안 30분 만에 독도를 떠났다. 이렇듯 일반관광객의 경우에는 독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30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30분이라도 독도에 머무는 관광객은 그래도 운이 좋은 경우다. 독도까지 왔다가 바다사정이 좋지 못한 날은 접안도 못해보고 여객선 창밖으로만 독도를 바라보고 돌아가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한다. 전날 밤 회의에서 만약에 바다사정이 안 좋아 독도 접안이 어렵다면 행정선 위에서 직접 입수하는 보트다이빙을 진행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었기에 독도에 무사히 접안하고 다이빙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이 참으로 다행이었다. 관광객들이 모두 떠나가 동도 뒤편의 해식동굴로 첫 다이빙을 다녀온 동료들이 돌아오면서 2차 다이빙은 함께 진행하였다. 두 번째 다이빙에서는 수면에서 독도를 배경으로 기념촬영도 하였고 수중에서는 인물사진도 촬영하고 올라왔다. 수면에 올라오니 파도는 높아졌고 바람 또한 거세졌다. 마지막으로 입수하고 40분을 수중에 있었던 관계로 앞서 다이빙을 마친 일행들은 이미 철수준비를 끝내가고 있었다. 서둘러 장비를 챙기고 드라이슈트는 벗지도 못한 채 배에 올라 독도를 떠나고 있는 평화호 갑판 위에서 슈트를 벗고 장비를 정비했다. 갑자기 악화된 기상으로 3차 다이빙이 취소된 것이다. 아쉬움을 남긴 채 멀어져가는 독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몇 장 찍고 선실로 들어와 점심도시락을 먹으며 독도와 이별하였다.
독도 선착장에서 다이빙을 준비 중인 SSI 패밀리 투어 참가자들
대황 숲에 있는 군소
독도 수중에서 버디를 모델로
독도의 수중동굴 천장에 군락을 이룬 부채뿔산호들독도-->울릉도
독도를 출발한지 3시간이 지나 출발지인 사동항에 도착 울릉군인명구조단과 간단한 해단식을 갖고 베이스캠프인 아쿠아캠프로 돌아왔다. 다음 날인 11일 울릉도에서 2회 정도의 다이빙 계획이 있었지만 바다사정을 감안하여 진행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고 다음날 다이빙이 없었기에 저녁식사 후 저동항 수산시장에서 문어숙회와 한치회를 안주삼아 소주잔을 홀짝이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 시간을 가진 후 숙소로 돌아왔다. 아침에 일어나 내수전 앞바다로 나가보니 예상대로 파도가 높았다. 새벽 4시를 기점으로 예비특보는 해제된 상황이었으나 강릉에서 오전 9시에 울릉도로 들어오는 배가 출발해야 그 배를 타고 우리가 강릉으로 나갈 수 있었기에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다행스럽게 강릉에서 배는 출발하였고 기상악화를 예상해서 당초 시간보다 5시간 앞당겨 울릉도를 떠나오게 되었다.
독도 다이빙을 마치고...2박 3일간의 짧은 여정이었고 독도 다이빙의 목적이 수중 정화활동이었기에 다양한 재미와 볼꺼리는 부족했지만 난생 처음 역사적인 민족의 섬 독도에서 다이빙을 해봤다는 자체만으로 뿌듯했고, 상징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어 커다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독도/울릉도 투어에 함께 했던 SSI 패밀리 멤버들과 울릉도를 떠나기 전 저동 터미널에서
성공적으로 독도 다이빙을 마치고 울릉도로 돌아와 호떡집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