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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생물이야기-남자? 혹은 여자?


해양 생물 이야기
남자? 혹은 여자?-물고기들의 성전환


최근 들어 수술을 통해 성전환(性轉換)을 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매스컴에 이따금 소개되고 있다. 또한 다이빙으로 유명한 태국에서는 트렌스젠더들이 출현하는 ‘알카자 쇼’가 관광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간의 경우 성전환은 스스로 선택하는 것으로 외과적인 수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사회 일부에서는 본인의 선택에 의해 성전환을 한 트렌스젠더를 두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라고 한다. 그러나 자연계에는 특히 수중에 사는 물고기 중에는 생존을 위해서 성을 바꾸는 종들이 존재한다. 이런 선택을 두고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의 진화 생물학자인 조앤 러프가든(Joan Roughgarden)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진화의 무지개”에서 성적 다양성이 진화를 이끄는 한 축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조앤 교수는 다윈의 ‘성선택’을 비판하면서 그 대안으로 ‘사
회적 선택’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였다. 조앤 역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트렌스젠더로 유명하다.

왜 어류는 성전환을 하는가?

덩치가 크고 화려한 색상의 용치놀래기 수컷과 하렘들 - 수컷이 제거가 되면 암컷 중 가장 덩치가 큰녀석이 수컷으로 전환한다

동물이 자손을 낳으려면 암수가 만나 짝짓기를 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수중 생물을 포함하는 고등 생물의 경우 대부분이 암수가 분리되어 있으며, 성이 결정되면 평생 바뀌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하등동물로 갈수록 암수 한 몸인 종들이 많이 있으며, 무척추동물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암수 한 몸이다. 이처럼 암수 한 몸(자웅동체)인 생물들의 경우 번식방법이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암수 딴 몸(자웅이체)인 경우에는 대부분 유성생식으로 번식을 한다.
어류가 성전환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능한 새끼를 많이 낳아 자손을 번식시키고자 함이다. 즉, 먹이사슬의 하부단계에 있는 어류들의 입장에서 무리의 우두머리 역할을 하던 특정 성의 개체가 포식자에게 잡아 먹혀 성의 균형이 무너지더라도 성전환이 일어난다면 다시 자손을 번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흰둥가리는 반대로 수컷에서 암컷으로 성전환한다

왜 성전환 패턴이 해양생물에서만 나타나는가?
이것은 아마도 물이라는 매개체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어류의 생식 방법은 성 성숙이 일어나 생식시기가 되면 암컷이 알을 낳으면(방란) 그 주변으로 정자를 방출(방정)하여 수정이 일어난다. 하지만 물 밖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생식 활동을 할 때 생식세포의 건조를 방지하기 위해 보다 복잡한 방법으로 알을 감싸야 하는 문제가 있다. 결국 알의 방수 껍질을 마련하기 위해 해부학적으로 복잡한 생식기관을 가지게 되었고, 자궁으로 진화된 것이다. 따라서 자연상태에서 성전환을 어렵게 만들었다.
자연상태에서 성전환이 가능한 어류는 성을 전환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 패턴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성장하면서 수컷에서 암컷으로 전환하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암컷에서 수컷으로 전환하는 경우이다.

수컷에서 암컷이 되는 물고기들
클라운 피쉬도 수컷에서 암컷으로 성전환한다

리본일(Ribbon Eel), 말미잘과 공생관계에 있는 흰동가리(Clownfish), 감성돔(Black sea bream)이 수컷에서 암컷으로 성을 전환한다. 그러나 모든 리본일과와 흰동가리가 성을 전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성전환은 선택 받은 한 마리에 그친다. 모계중심의 역하렘 군락생활을 하는 흰동가리는 무리에서 암컷이 죽고 나면 다른 암컷이 그들을 찾아오기를 기다리거나 암컷이 있는 곳을 찾아 나서기보다는 무리 중 가장 우수한 수컷 한 마리가 암컷으로 성을 바꾸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진화를 통해 터득했기 때문이다. 특히 말미잘로부터 보금자리를 제공받아야만 생존이 가능한 흰동가리의 경우 암컷이 죽었다고 해서 훌륭하게 적응한 보금자리를 버리고 떠나기는 힘들 것이다.
해외 다이빙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리본일은 유어기를 거쳐 수컷으로 성장기를 보낸 후 성장이 절정에 달하면 암컷으로 성을 바꾸게 된다. 이들이 특징적인 것은 성전환을 할 때마다 커밍 아웃을 하듯 몸의 색깔을 바꿔서 자신의 성적 특징을 상대방에게 알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유어기일 때는 몸 전체가 검정색을 띠고 있으며, 수컷은 입을 제외한 몸 전체가 형광 청색을 띠고 있으며, 암컷의 경우에는 몸 전체가 노란색을 가지게 된다. 다이빙 중 노란색의 리본일을 봤다면 상당한 경험을 한 것이다. 리본일이 암컷으로 성전환 후 살아가는 기간은 한달 정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감성돔은 농어목 도미과에 속하는 물고기로 횟감으로 인기가 높은 어류로 ‘먹도미’로 불리기도 한다.
감성돔은 태어날 때는 모두 수컷이지만, 성장하면서 암컷과 수컷의 특징인 정소와 난소를 모두 가진 암수 한 몸(자웅동체) 시기를 거쳐 몸길이가 30cm 이상이 되면 대부분 암컷이 된다. 이는 수컷은 몸집이 작아도 수억 마리의 정자를 가질 수 있지만 정자보다 상대적으로 큰 난자는 덩치가 커야 많이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다 많은 난자를 가지기 위해서는 덩치가 클 때 암컷으로 성을 바꾸는 것이 종족 보존에 유리하다는 것을 진화를 통해 터득한 것이다.


암컷에서 수컷이 되는 물고기들
우리 주변 바다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농어목에 속하는 용치놀래기의 경우 보통 수컷 한 마리가 암컷 3~4마리를 거느리고 하렘 군락생활을 하면서 번식하다가 우두머리 격인 수컷이 죽으면 무리에 남은 암컷들은 서로 시각적 자극을 통해 가장 큰 암컷이 수컷으로 성을 전환하고 작은 것들은 암컷으로 남아있게 된다. 시각적 자극을 받은 후 1시간 정도가 지나면 웅성호르몬을 분비하고 3일 정도 지나면 완전한 수컷으로 성전환이 일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 되었다. 청소놀래기 또한 동일한 방법으로 성전환이 일어난다.

자이언트 그루퍼는 암컷에서 수컷으로 성전환한다

수컷으로 성을 전환하는 경우는 앵무고기와 자이언트 그루퍼(Giant grouper)에서도 일어난다. 그러나 자이언트 그루퍼의 경우 국내에서는 볼 수 없으며, 우리나라 근해에 서식하는 앵무고기류에 속하는 어종들은 비늘돔과 파랑비늘돔 두 종만 발견되고 있어 앵무고기류를 파랑비늘돔과로 분류한다.
이처럼 성전환을 하는 수중 생물은 약 400여 종에 달하며, 이와 같은 자연 현상은 종족 번식을 위하여 대부분 이루어 진다고 한다.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가? 종족 번식의 측면에서 놓고 본다면 인간에게나 하등한 해양생물에게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까만색의 어린 리본일

수컷 리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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