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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초 해양과학 기지 다이빙


가거초 해양과학 기지 다이빙


지난 해 10월 해양과학기술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가거초 해양과학기지에서 다이빙할 기회가 있었는데 올해 6월에는 그 연장으로 다시금 가거초를 찾게 되었다. 사실 가거초는 이런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면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이 찾기에는 힘든 곳이다. 가끔 레저낚시인들이 진도나 목포, 가거도에서 배를 빌려 낚시를 다녀오기도 하지만 용선료가 기백만원 수준이라 부시리, 돌돔 등 고급어종들의 좋은 조황을 기대할 때나 가는 것 같았다.

해조류

아무튼 이번에는 나이트록스 32%에 스테이지 탱크를 준비하고, 안전에 만전을 기해 다이빙을 진행하였다. 가거초 해양과학기지의 구조물이 수심 15m 암반 위에 설치되어 있고, 주변의 봉우리들이 수심 10m 내외이며, 계곡은 수심 40m 정도까지 깊어지기에 사실 싱글 탱크로 다이빙을 진행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환경이다. 그래서 EAN32를 사용하면 최대 수심은 33m 정도로 제한되지만 무감압한계시간이 늘어나고, 스테이지 탱크를 사용하므로 기체사용 시간 또한 늘릴 수 있어서 안전도를 훨씬 향상시킬 수 있었다. 그 결과 이번 방문에서는 3회 다이빙을 실시할 수 있었다. 다음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더블탱크에 스테이지를 사용하거나, 재호흡기를 사용하여 1회 다이빙 시간을 늘리면 훨씬 여유를 갖고 수중촬영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거초 관측기지

파이넥스호
서해 일출

이번에도 해양과학기술원에서 진도의 파이넥스호를 임대하여 해양조사를 실시하였다. 새벽 2시에 진도에서 출항하여 가거초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6시로 해가 뜰 무렵이었다. 파도와 바람이 전혀 없어서 바다 표면은 매끄러울 정도로 잔잔했고, 얕은 해무가 끼어 해양과학기지가 흐리게 보였다. 그러나 아침 식사를 하고 다이빙을 준비할 때 쯤에는 날은 흐렸어도 해무는 사라졌다.

첫 다이빙은 기지의 서쪽에서 진행하였다. 지난번에 기지의 남쪽과 동쪽에서 다이빙하였기에 이번에는 서쪽과 북쪽에서 다이빙을 해볼 계획이었다. 입수하니 기지 구조물 사이로 어린 돌돔들이 떼지어 다니고 있었고, 1m 남짓한 부시리들이 빠르게 접근했다가 사라져갔다. 시야는 수심 20m까지는 맑았지만 그 아래로는 흐리고 수온도 10℃ 이하로 떨어졌다. 접사촬영을 위해 50mm 마크로렌즈를 장착하였기에 시야와 상관없이 수심 33m까지 하강했다가 천천히 상승하며 피사체를 찾아 촬영하였다. 다양한 종류의 해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붉은색 가는비늘산호 위에 주홍토끼고둥들이 산란을 하고 있었고, 밤수지맨드라미산호들도 종종 눈에 띠었으며, 갯민숭달팽이들도 보였다. 물고기들로는 쏨뱅이, 쥐노래미들이 흔하게 관찰되었고, 조피볼락과 불볼락도 눈에 띠었다. 깊은 수심을 탔기 때문인지 공기가 빨리 떨어지면서 다이빙 시간도 감압을 포함해서 40분을 넘기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촬영할만한 피사체들의 종류가 많지 않았다.

갯민숭 달팽이

두 번째 다이빙은 기지 동쪽에서 진행하였다. 세 번째 다이빙을 광각으로 세팅하여 기지 북쪽으로 갈 생각을 하며 동쪽 계곡에서 마크로 촬영을 하기로 한 것이다. 여전히 깊은 곳의 시야는 좋지 않았기에 25m~20m 사이의 벽면을 훑고 다니며 피사체들을 찾았다. 갯민숭달팽이들의 짝짓기들이 한창이었는데 예쁜이갯민숭달팽이, 점박이붉은갯민숭달팽이 등등이 사랑을 나누고 있었고, 히드라산호붙이 군락에서는 왕벚하늘소갯민숭이들이 떼를 이루어 붙어 있었다. 지난번 방문 때보다 갯민숭달팽이들이 종류는 훨씬 더 많이 발견되었다.

고르고니언

고둥들

주황 토끼 고둥

청각과 붉은 서실

군체 멍게
군체 멍게들
말미잘

히드라
해면
    
세 번째 다이빙은 카메라 렌즈를 광각으로 바꿔서 촬영했다. 구조물 내부의 돌돔무리와 구조물 아래의 조피볼락 등의 물고기 무리들을 촬영하고 북쪽에 어울려 있던 혹돔들을 쫓아갔다. 큰 녀석은 1m는 족히 될 듯 했으며 혹이 툭 튀어나와 있었고, 다른 두 녀석도 혹이 튀어나온 제법 큰 녀석들이었다. 혹돔도 하렘을 이룬다는데 3마리 모두 수컷인지 가장 큰 녀석만 수컷인지 알 수는 없지만 거리를 주지 않고 달아나는 바람에 촬영은 무산되었다.
북쪽으로 이동하니 봉우리들이 열을 지어 나타났는데 수심이 얕아진 봉우리 위로는 모자반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고, 히드라산호붙이 군락에 엄청나게 많은 왕벚하늘소갯민숭이들이 붙어서 산란하는 모습들도 보였다. 수심과 다이빙 시간에 제한이 있어서 봉우리들을 천천히 모두 돌아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상승하는 중에 기지 구조물에 걸려있는 폐그물 속에 중간 크기의 혹돔들과 조피볼락, 돌돔들이 걸려서 숨을 헐떡이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함께 다이빙한 버디와 그물을 잘라 방생해주었다. 폐그물은 해양생물들을 끝도 없이 의미없는 죽음으로 이끌고 있다. 가거초 해양과학기지를 관리하는 주체에서는 기지의 개보수와 함께 수중의 폐그물도 수거하여야 할 것이다.

돌돔 군락
미더덕
불볼락
폐그물에 걸린 혹돔
군소
쏨뱅이
청베도라치
    
개인적으로는 3번째 가거초 다이빙이다. 쉽게 갈 수 없는 곳이라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다시 가고 싶고, 다음에 갈 때는 더 안전하고, 더 오래 다이빙하면서 더 많은 사진들을 촬영하고 싶다. 이번에 촬영하지 못했던 대형 혹돔들과 가가초에 자주 나타난다는 돗돔 그리고 지난 번 방문 때 수면에서 지느러미만 잠시 보여주었던 상어를 수중에서 만나 카메라에 담고 싶다.

최성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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