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나라 다이버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한 아주 특별한 다이빙 사이트가 있습니다. 40m 정도의 맑은 시야를 보이는 수중에 숲과 나무, 푸른 잔디와 꽃들이 피어 있고, 오솔길과 벤치까지 있습니다. 다이버가 없었다면 그냥 공원을 보여주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신비로운 곳입니다. 세상에 과연 이런 곳이 있을까 하는 느낌이 드는 바로 그곳에 다녀왔습니다.
유럽의 오스트리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매우 독특한 다이빙을 소개합니다. 바다가 없는 내륙 국가인 오스트리아에서 무슨 다이빙을 하나 의아해하겠지만 내륙이니 만큼 의외로 민물 다이빙을 할 수 있는 곳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Grüner See(Green Lake)라는 곳은 매년 2~3주간 한시적으로 다이빙을 할 수 있으며, 그 풍경이 정말로 독특하여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남서쪽으로180여 km 떨어져있는 Styria지방 Tragöß라는 작은 마을에는 Grüner See(Green Lake)라는 호수가 있습니다. 이 곳은 평상시에는 수심이 1~2m 밖에 안 되는 작은 호수를 끼고 있는 여느 공원과 다를 바 없는 곳이지만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5월 중순이 되면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Hochschwab 산에 겨우내 내린 눈이 녹아내려 호수의 수심이 8~12m 정도까지 깊어집니다. 이미 봄을 맞이했던 공원은 잔디와 나무들이 새싹을 틔운 채로 물에 잠기게 되며 물이 차올라 있는 5월 하순부터 6월 중순까지 약 2~3주간 매우 몽환적인 수중 경관을 선사합니다. 푸르렀던 잔디와 나무, 산책로는 물론 실개천 위로 놓여있던 다리와 벤치 등의 공원 인공구조물도 호수를 채우는 눈과 얼음이 녹은 맑고 차디찬 물 속으로 잠기게 됩니다.
이 호수는 에머랄드 빛 녹색을 띄는 물색 때문에 Grüner See(Green Lake)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습니다. 5월 하순 낯 시간 대 공원의 기온은 24~25℃ 정도로 초여름 날씨지만 눈과 얼음이 녹아서 만들어진 호수이다 보니 수온은 6~7℃ 정도로 매우 차가워서 다이빙을 위해서는 드라이슈트가 필수입니다. 차가운 수온에도 불구하고 호수에는 적지 않은 민물고기들이 살고 있으며, 산책로를 따라 날아가듯 다이빙을 즐기다 보면 고기들이 잔디와 나무 사이를 헤엄쳐 다니는 진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호수를 채웠던 물은 6월 중순이 되면 빠지기 시작해 6월 말이 되면 거짓말처럼 평상시의 작은 호수를 가진 공원으로 변합니다. 따뜻한 열대바다 속을 누리는 다이빙도 즐거운 일이지만 봄이 되어 푸르렀던 곳이 물에 잠겨 만들어지는 특이한 호수를 다이빙해보는 것도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지난 2014년 5월 동영상으로 접했던 신기한 기억 속의 그린 레이크를 찾아 다이빙을 해보았던 그 느낌을 잊지 못해서 다시 한 번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분들과 함께 그 느낌을 공유하기 위해 그룹 투어를 기획 중에 있습니다. 2015년 6월에 오스트리아의 Green Lake 가는 투어입니다. 항공료 때문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투어지만 인생에 꼭 한번은 경험해 볼만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린 레이크 다이빙과 함께 오스트리아의 민물 다이빙을 시도해 보고, 비엔나와 인근의 헝가리까지 관광도 겸한다면 충분히 멋진 투어가 될 것 같습니다.
만약 투어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greenlakediving@gmail.com 로 문의주세요. 자세한 내용을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