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과 물 밖이 모두 아름다운 라자암팟, 다이빙만 할 것인가? 라자암팟 육상을 즐기는 네 가지 방법 4WAYS TO ENJOY RAJA AMPAT MORE 해변
라자암팟! 사실 2년 전부터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발리, 코모도, 롬복, 데라완, 뿔라우웨 등 인도네시아의 여러 곳을 가보았고, 마나도, 렘베, 알로르 등 안 가본 곳은 더욱 많지만 그 중에 라자암팟은 왠지 모를 동경의 대상이었다. 비싼 가격과 비행기를 세 번 타고 가야 하는 일정 등 시간과 비용이 모두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곳이지만 그런 부담을 뛰어넘는 끌림이 있었다. 오랜 기다림과 준비 끝에 지난 구정, 드디어 8명의 다이버들과 함께 라자암팟, M/V PUTRI PAPAU에 몸을 실었다.
라자암팟 다이빙은 필자가 그 동안 가본 곳 중에 단연 으뜸이었다. 다이빙을 하면서 이토록 감격스러웠던 적이 몇 번이나 될까? 한 번 한 번의 다이빙이 소중한 감동의 연속이었다. 한 번의 투어로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앞으로 몇 번은 더 가보고 싶은 곳이다. 워낙 넓은 지역이라 한 번의 투어로 라자암팟 전체를 둘러볼 수 없기도 하다. 오고 가는 여정을 포함한 전체의 일정은 9일이었지만 리브어보드는 6박 7일의 짧은(?) 일정이었던 탓에 우리는 중부 지역에 집중했다. 남부의 Misool 지역도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거리가 멀어 일주일의 일정으로는 가기 어렵다고 했다.
물론 다이빙이 너무 훌륭한 라자암팟이지만 물속 환경만큼이나 물 밖의 풍경도 무척 아름답기에 리브어보드라도 배 위에서 모든 시간을 보낸다면 너무 안타까울 것 같다. 이번 호에서는 라자암팟의 아름다운 수중환경과 환상적인 다이빙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을 더욱 풍성하고 즐겁게 해줄 재미있는 놀거리에 대해 소개하겠다. 다이빙 포인트에 대한 소개는 스쿠버넷 매거진 2015년 2월호에 이미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면 분명 부럽고 라자암팟이 여러분의 다이빙 버킷 리스트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부럽다면, 내년 구정에 다시 있을 스쿠버넷 라자암팟 리브어보드에 함께 하시길!
1. 산호 가득 아름다운 바다를 맨 몸으로 즐기자, 아름다운 해변의 스노클링 오전 다이빙 2번을 마친 후였다. 세 개의 섬이 귀엽게 모여있는 것이 보였다. 라자암팟 대부분의 작은 섬들이 나무로 가득 둘러있는 것과 달리 작은 해변이 있는 섬이었다. 오늘 오후의 놀 곳은 바로 저기다! 해변에서 놀고 얕은 곳에서 스노클링을 하기로 했다. 스노클과 핀, 마스크, 카메라만 챙겨 스피드 보트에 몸을 실었다. 각종 산호와 작은 물고기가 가득한 생명력 넘치는 바다에 한 명 한 명 맨 몸으로 뛰어 들었고 그 모습은 그대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스노클링
고운 모래가 가득한 해변에서
물에서 한참을 놀다 해변으로 향했다. 하얀 모래와 나무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곳이었다. 작은 돌멩이를 주어 글씨를 쓰기도 하고 사진을 찍으며 육상에서의 짧은 시간을 만끽했다.
마이 리프 My Reef 참으로 신기한 광경이었다. 서전 피시 무리가 물 위에 떠있는 것이 아니라 순한 양 떼처럼 산호로 뒤덮인 바닥에 모여 있었다. 마치 풀이라도 뜯는 양 떼인 냥. 아직 이른 아침이라 잠이 덜 깬 걸까? 눈에 보이는 온 바닥을 서전 피시가 채우고 있었다. 다른 쪽은 푸질리어의 향연이었다. 푸질리어 떼는 낮은 바닥을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아침운동이라도 하듯 줄을 맞춰 산호를 따라 넘었다. 온 바다가 일렁이는 물고기 떼로 덮여 있었다.
멜리사스 가든 Melisa’s Garden 멜리사스 가든은 여성스런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다. 다채롭고 우아한 아름다움. 층층이 쌓인 산호 위로 글라스피시가 가득했고 푸질리어, 잭피시 떼가 유유히 움직였다. 뿔산호로 뒤덮인 얕은 구릉 지대와 그 위를 경쾌하게 뛰노는 안티아스 떼. 다이내믹한 바다의 거친 생명력이 아니라 평화롭고 잔잔한 이곳에는 모든 생명체가 바다의 따스한 돌봄을 받는 것 같았다. 끝없이 펼쳐진 산호 정보는 아름다운 바다 생태계의 근원인 듯 했다.
2. 몽글몽글 귀여운 섬을 오르자, 시크릿 베이 하이킹 라자암팟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육상 이미지가 있다. 몽글몽글 솟아오른 얕은 섬을 위에서 내려다 보는 사진. 3회 다이빙을 마친 늦은 오후 Penemu 섬의 Secret Bay를 향했다. 시크릿 베이는 위에서 내려다 보면 섬들이 별 모양으로 늘어서 있다고 해서 빈땅 라군 Bintang Lagoon 이라고 한다. 맥주 이름으로 친숙한 빈땅은 인도네시아어로 별을 뜻한다.
스피드보트로 시크릿베이로 향하고 있다
하이킹이라고 하지만 올라가는 데 채 10분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얕은 동산이다. 그리고 산을 따라 나무 계단이 잘 정비되어 있어 슬리퍼를 신고 가도 무리가 없다. 얼마 오르지 않았는데 벌써 정상이고 나무 사이를 빠져 나오는 순간 놀라운 풍광이 눈 앞에 펼쳐졌다. 에머랄드 빛 바다와 그 위에 짙은 녹음으로 우거진 섬들! 날씨가 조금 흐린 것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짧은 하이킹 후에는 배를 타고 작은 마을로 향했다.
시크릿베이에서 내려다 본 몽글몽글 귀여운 섬
단체사진
시크릿 베이는 입장료가 없는 대신 이곳에서 자율적으로 기부금을 낼 수 있다. 이곳의 아름다움이 잘 보존되길 기원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작은 정성을 모았다. 이곳의 마을은 수상 가옥 형태로 집들이 모여 있는 바다와 섬의 모호한 경계에 있었다. 바로 집 앞까지 리프 상어와 가오리가 보이는 놀라운 곳이었다. 게스트 하우스도 있다고 하는데 이런 곳이라면 정말 자연과 하나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만타 샌디 Manta Sandy 운이 좋은 날이었다. 만타 샌디에는 두 개의 작은 암초로 된 만타 스테이션이 있고 작은 돌로 담을 만들어 놓았다. 만타를 구경하는 다이버들은 그 돌담을 넘으면 안 된다. 돌담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데 이내 만타가 나타났다.
블랙만타였다. 한참 동안 제자리에서 만타를 구경하다 보니 제 아무리 만타라도 조금 지겨워질 무렵 가이드 Tedy가 작은 돌멩이로 모래 바닥에 만타를 만들었다. 섬세한 솜씨였다. 한참 동안 클리닝 스테이션에 머물던 만타가 사라지고 우리도 이동을 했다.
만타 샌디는 만타를 볼 수 있는 것만이 아니라 다양한 생물들이 가득한 예쁜 암초가 있었다. 글라스 피시가 항아리 해면에 한 가득 담겨 있었고 어린 바라쿠다들이 암초를 감쌌다. 그리고 트래발리 서너 마리가 그곳에서 사냥에 열중하고 있었다. 예쁜 암초를 한참 구경하다 얕은 모래톱 쪽으로 출수했다. 카메라를 보트에 올리기 전 마지막으로 이 아름다운 곳을 내려다 보았다. 그 때 아무도 없는 텅빈 만타 스테이션에 홀로 놀고 있는 만타가 보였다. “아래 만타야!!!” 소리를 지르고 그대로 다시 하강을 했다.
천천히 천천히 다가갔다. 다른 다이버들이 아무도 없었기에 조심히 접근하면 충분히 가까운 거리에서 만타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조류가 무척 강했다.
3m 남짓한 작은 크기의 어린 만타가 휘청거릴 정도의 조류였다. 만타와 불과 1m 거리에서 바위를 붙잡고 동영상을 찍고 사진을 찍었다. 만타는 내 위를 오가며 한껏 입을 벌리고 클리닝을 받고 있었다. 귀여운 모습에 눈을 뗄 수 없었지만 위에서 기다리는 일행이 있으니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할 때쯤 내 생각을 읽었는지 먼저 만타가 떠나줬다. 여러 모로 운이 좋은 날이었다.
3. 배를 타고 물속의 숲을 누비자, 맹그로브 숲 뱃놀이 맹그로브가 울창한 양겔로 Yangelo 지역은 라자암팟에서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가이드 Kris에게 미리 저장해 놓은 맹그로브 사진을 보여주며 이 곳에 가자고 했다. 경험 많은 가이드인 Kris는 사진의 장소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았고 풀 챠터 트립이기에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경로를 조절할 수 있었다. 사실 맹그로브 숲은 중부 지역보다 남부 Misool 지역이 더 훌륭하다고 한다. 숲이 울창한 것도 있지만 물 속의 연산호와 맹그로브 숲이 어우러져 더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어찌됐건 드디어 기대하던 맹그로브 숲에 가는 날이었다. 배는 이미 양겔로 섬 근처에 정박을 했다. 맛있는 아침을 먹고 다음 다이빙까지는 2시간 정도 시간이 남았다. 기대하던 맹그로브 숲 다이빙을 하는 날이라 더욱 기분이 좋았다. 동생들을 불렀다. 리브어보드 4일 차, 이제 제법 친해진 가이드 Kris와 Tedy도 불렀다.
"우리 배 타고 놀러 가자!"기다렸다는 듯이 모두 금새 준비를 마치고 나왔다. 모두 한껏 들떠 있었고 우리와 비슷한 또래인 Kris와 Tedy도 신이 났다. 스피드 보트를 타고 맹그로브 숲을 향했다. 센스 있는 막내가 챙겨온 스피커에서 흥겨운 노래가 나왔고 모든 것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날씨가 조금 흐렸지만 구름 아래 한풀 힘이 꺾인 햇볕은 오히려 다행이었다. 얕은 수심의 바다는 투명했고 작은 섬은 맹그로브 나무가 울창했다. 보트는 맹그로브 숲을 따라 천천히 달리다가 작은 섬 두 개 사이로 들어갔다. 더욱 얕아진 수심에 Tedy는 신중하게 후진으로 배를 몰았다. 얕은 물속은 맹그로브 나무의 뿌리와 작은 물고기, 예쁜 산호로 가득했다. 배를 타고 물 위를 누빈 것이지만 물속을 다닌 듯 했고 또 숲 속을 다닌 듯 했다. 아름다운 낮이었다.
양겔로 릿지 Yangelo Ridge 즐거운 뱃놀이 후 날씨는 점점 더 흐려져 다이빙 포인트에 도착했을 때는 온 하늘이 하얀 구름으로 덮여있었다. 맹그로브 숲이 있는 얕은 곳에서 다이빙을 하다가 뿔산호가 가득한 슬로프를 따라 내려가기로 했다. 물속에는 가느다란 나무 뿌리가 아치 모양으로 뻗어 있었다.
물 아래로 뿌리를 내린 맹글로브 숲
맹글로브 뿌리에 머무는 orbicuralr ardinalfish
모델: 이은정
어떤 뿌리는 분홍색, 빨간색의 부착물들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있었다. 뿌리 사이로는 맹그로브 숲 근처에 무리를 이뤄 생활하는 걸로 알려진 Orbicular Cardinalfish가 있었다. 큰 눈을 부릅뜬 채 무언가에 홀린 듯 꼼짝하지 않는 모습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곳은 마치 물로 채워진, 물고기가 살고 있는 산속 같았다. 입수 때부터 잔뜩 찌푸렸던 하늘은 이내 강한 소나기를 쏟아냈다. 얕은 맹그로브 숲에 있던 터라 수면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의 감촉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 물속임에도 비 오는 촉촉한 숲처럼 포근한 느낌이었다.
4. 바다와 모래의 경계에서 뛰어 놀자, Pasir Putih 해변 마지막 날이었다. 라자암팟의 마지막 날. 마지막 다이빙을 끝내고 올라와 스태프들이 장비 세척을 할 수 있게 정리를 해주고 나니 아쉬움이 몰려왔다. 이 아름다운 곳에서의 일정이 벌써 끝이라니. 마지막으로 놀러 가자!
Kris와 Tedy는 우리를 얕은 모래톱으로 데리고 갔다. 다른 스태프들도 함께 했다. 하얀 모래톱과 좌우로 펼쳐진 투명하고 파란 바다, 그 위에 군데군데 떠있는 초록 섬.
지금까지도 라자암팟은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마지막 날 우리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파라다이스였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상상 속 한적하고 아름다운 열대바다의 이미지. 바로 그 이미지가 우리 눈 앞에 실제 했다. 그 풍경 안으로 더욱 들어가고 싶은 마음처럼 하얀 해변 위를 달리고 또 달렸다.
그러지 않으면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 같은 아름다움이었기에 두 눈으로, 발로, 손으로, 모래 바닥을 뒹굴며 온 몸으로 아름다움을 느꼈다. 그리고 마음 속에는 한 가지 다짐을 담았다.
‘내년에 또 오자.’
Cape Kri 라자암팟에서의 마지막 다이빙. 이곳에서는 라자암팟 다이빙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를 모두 만날 수 있었다. 엄청난 무리의 스위트립스, 물결치며 움직이는 글라스 피시, 그리고 끝도 없이 이어진 멋진 산호 정원. 마지막 다이빙이었지만 비행기를 타기까지 하루 이상의 시간이 남았기에 깊은 수심까지 내려갔다.
수심 35m. 그곳에 스위트립스무리가 있었다.
지금까지 다이빙을 하면서 본 모든 스위트립스를 합쳐놓은 것보다 더 많은 수의 스위트립스가 있었다. 수 백 마리는 될 듯 했고 사진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숫자였다. 한 마리 한 마리의 스위트립스도 예쁘지만 그것들이 모여있으니 더욱 멋진 장관이었다. 이어 얕은 곳으로 올라가니 아름다운 산호 정원이 펼쳐졌다.
끝도 없이 이어진 산호 정원을 따라 물고기들이 평온히 노닐고 있었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산호를 만날 수 있었다. 중간 중간에는 글라스 피시가 떼지어 아름다운 빛의 물결을 보여줬다. 마지막까지 라자암팟의 아름다운 풍경을 두 눈 가득 담았다.
Grand Komodo, M/V Putri Papua 9인승 리브어보드로 라자암팟 리브어보드 중에서는 작은 축이다. 럭셔리 리브어보드는 아니지만 각 방에 화장실과 에어컨이 잘 갖춰져 있고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적은 인원이 알콩달콩 재미있게 지내기 적합하다. 다만 완전히 침대가 떨어져 있는 트윈베드 룸은 한 개 뿐이고 나머지는 트윈베드가 붙어 있거나 아예 더블베드 룸이라는 것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가이드를 포함해 모든 스태프들이 친절하고 재미있다. 첫 째날 저녁에 모든 스태프들의 역할과 이름을 소개해주어 이후 일정 동안 서로 친근하게 이름을 불렀다. 주방장의 솜씨가 매우 뛰어나 매 끼의 식사와 간식이 모두 맛있었다. 종류가 많지는 않아도 하나하나가 맛이 좋고 향이 강하지 않다.
친절한 스태프, 깨끗이 관리되는 객실, 효율적인 운영과 실력 있는 가이드, 그리고 맛있는 음식. 크고 럭셔리한 배는 아니지만 적은 인원이 즐기기에는 충분했으며 정성을 들여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M/V Putri Papua만이 아니라 이 배가 속한 Grand Komodo에도 신뢰가 가게 했다. 멋진 투어를 만들어준 M/V Putri Papau의 스태프들, 특히 안전하고 재미있게 가이드를 해주고, 쉬는 시간에는 함께 즐겁게 놀아준(?) 우리의 가이드 Kris와 Tedeus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스쿠버넷에서는 오는 7월 Grand Komodo의 M/V Tarata를 이용해 코모도 리브어보드를 진행할 예정이며, 내년 구정에 다시 라자암팟 리브어보드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스쿠버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할 것이다.
문의 카카오톡: 스쿠버넷 전화: 02-554-2402
만타_동영상 : 텅 빈 만타 스테이션에서 홀로 만타를 만나는 감동의 순간을 다음의 동영상에서 감상해 보자. 조류에 움찔하는 귀여운 모습에 분명 미소 짓게 될 것이다! :)
배를 타고 물속의 숲을 누비자, 맹그로브 숲 뱃놀이 맹그로브 숲 뱃놀이의 즐거웠던 추억은 사진이 아닌 동영상으로 남겼다. 다음의 링크에서 동영상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