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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강사훈련 참가기 -자네, BSAC의 대학생 강사훈련(ITC)에 대해 들어봤는가?

자네, BSAC의 대학생 강사훈련(ITC)에 대해 들어봤는가?
 대학생 강사훈련 참가기 


대학교에 입학한 후,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위해 동아리에 가입하고, 다이빙을 시작한지 어느덧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가끔씩 여유가 있을 때에는 지금까지의 다이빙 삶을 돌아보며 추억을 곱씹곤 한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다이빙을 하며 기억에 남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누군가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였냐고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물에 들어간 첫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떤 활동을 하든, 첫 경험은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추억이지 않겠는가.
2010년 4월,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생의 시절, 무거운 스쿠버 장비를 처음으로 메고 수심 5m의 수영장 풀에 입수한 그 순간! 1:1로 강사님과 눈을 맞추고 하강줄을 잡으며 천천히 천천히 내려가던 그 순간! 날 바라보고 있는 강사님과 스쿠버 장비에 모든 것을 의존한 채 물의 세계로 빠져들던 그 순간이 뇌리에 가장 깊게 박혀있지 않나 싶다. 그때의 내 앞에 있던 강사님은 나에게 있어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갓난아기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다. 첫 교육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도 언젠간 강사가 되어 내가 받은 안정감을 후배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날이 올지, 잠시 생각했던 적이 있다.


2014년 8월, 5년 전 첫 교육을 마친 후 잠시 꿨던 꿈을 실현할 기회가 다가왔다. BSAC에서 대학생 강사훈련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여 교육비, 평가비, 교재비를 면제해 준 것이다. 대학생이라는 신분의 굴레 아래 기존의 교육비, 평가비, 교재비 등은 무시 못 할 금액이었기에 부담을 느끼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젊은 강사들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실시된 정책 덕분에 다소 편안한 마음으로 강사훈련에 지원할 수 있었다. 자기소개서, 강사활동계획서, 추천서, 재학증명서 등의 제출서류를 준비하고 동아리 하계 해양실습을 다녀오니 대학생 ITC가 코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14년 대학생 ITC는 ‘삼척해양레포츠센터’와 양양 ‘하슬라 리조트’에서의 진행으로 예정되어 있었기에 일정이 시작하는 9일 이른 아침, 정상근 교수님의 차를 얻어 타고 삼척으로 향했다.


세 시간 반 정도를 달려 도착한 ‘삼척해양레포츠센터’에는 이미 박종섭 본부장님과 다른 지원자들이 와 있었다. 앞으로 8박 9일 동안 함께 교육을 받을 동기들에 대한 반가움과 초면으로 인한 낯섦, 어색함이 교차했다. 짐을 풀고, 강의실로 이동해 7명의 지원자가 자기소개를 했다. 학교도, 전공도, 살아온 환경도 모두 다른 우리들이었지만 서로 한 목표를 바라보며 누구하나 빠지지 않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자기소개로 이름과 얼굴을 익힌 후, 본부장님께서 ITC에 대한 소개를 해 주셨다. ITC에 관심이 많아 지원하기 전부터 여러 설명을 들었었는데 본부장님께서 과정 시작 전에 깔끔하게 정리설명을 해 주셔서 나아갈 길이 확고해진 기분이 들었다.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ITC 과정은 크게 3가지,(인스트럭터 기초과정(IFC), 인스터럭터 해양실습과정(OWIC), 평가과정(IEC))로 나눠진다. IFC에는 워터맨십, 수면교육, 수중교육 등이 포함되고 OWIC는 오픈워터에서의 훈련, IEC는 학과강의, 실기교육, 다이빙 리더십, 필기시험 등이 포함된다.
8월 9일 ∼ 12일까지는 ‘삼척해양레포츠센터’에서 일정이 진행되었다. 기본적인 일정은, 8시 기상 및 아침식사 → 학과강의(혹은 수영장 교육) → 점심식사 → 학과강의(혹은 수영장 교육) → 저녁식사 → 학과강의(혹은 수영장 교육) → 학과발표였다. 마지막 일정인 학과발표를 마치면 시간은 밤 11시, 12시였는데 그때 강사후보생들은 다음날 있을 학과발표에 대한 주제를 듣게 된다.(학과발표는 매일 있었다.....) 그렇다면 11시, 12시에서부터야 이튿날의 학과발표 준비를 시작하게 되는데 이게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빽빽한 일정과 교육으로 심신이 피로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준비를 위해 새벽 3시, 4시까지도 잠 못 이루는 경우가 허다했다. 더구나, BSAC ITC과정에서는 후보생들이 자신이 맡은 학과발표를 할 때 파워포인트와 같은 컴퓨터를 이용한 프로그램 사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발표준비에 더욱 많은 시간이 걸렸다. 시각자료가 뒷받침되어야 강의의 질이 높아지고 교육생들의 이해도가 높아지기에 다들 4절지 스케치북에 이해를 도울 그림을 그리고 설명을 써댔다. 처음에는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 누가 컴퓨터를 안 쓰나.... 하며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방침에 대해 의문과 약간의 반감을 가졌다. 하지만, ITC과정 중간쯤이었던가, 내가 직접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설명을 적다보니 나 자신의 이해도도 높아질 뿐 아니라 교육생들에게 더욱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이후로는 그림을 그려도 즐겁게 그리고 설명을 적어도 유쾌한 기분으로 적을 수 있었다.

집합 첫날 수영장 교육에서는 본부장님께서 강사후보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물속에서 교육을 진행하셨다. 마스크 클리어링, 레귤레이터 리커버리, 핀 피봇, 웨이트 탈착, 장비 탈착 등에 대한 시범을 보여주셨는데 동작 하나하나에 절도와 완벽함이 느껴지는 모습이 굉장히 멋있게 느껴졌다. 모든 부문에 대한 시범을 본 후에는 후보생들끼리 돌아가며 강사와 교육생 역할을 돌아가면서 진행했다. 실제로는 강사후보생이지만 역할은 오션 다이버 교육생(오픈워터 다이버 교육생)이었기에 교육을 진행하며 교육생에게 신경의 끈을 놓지 않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한참 교육을 하는데 갑자기 상승하는 교육생을 잡아줘야 하고 문제가 생기면 해결해줘야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조금씩 미숙한 부분을 보였지만 매일 매일의 교육 끝에 다들 어느 정도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학과강의에서는 나이트록스, 감압병, 다이빙 강사의 자질, 호흡기의 작동원리, 심폐소생술 등에 대해 배웠다. 여러 명강의가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심폐소생술 강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동아리에서도 매년 여름마다 같은 교육을 하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고 강의에 임했지만 강사님께서는 우리 후보생들에게 흉부압박 10,000번을 주문하셨다


 처음에는 설마 10,000번을 하겠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100, 200 … 500, 1,000, 2,000… 도저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에어컨을 틀어놓은 학과장이었지만 후보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뚝뚝 땀방울을 흘리기 시작했고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여 주룩주룩 흐르는 소나기가 되었다. 흉부압박 횟수가 5,000번을 넘어가면서 ‘그만!’ 이 아닌 횟수만을 외치시는 강사님이 얄미워졌고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팔이 녹아내릴 만큼 힘이 들어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럴 때마다 이 애니(Annie)가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 7,000, 8,000, 9,000을 넘고 강사님의 입에서 만!!! 이라는 숫자가 나왔을 때에는 다들 정신이 반쯤 나간 듯했다. 그러나 누구하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했음에 감사하며 서로에게 수고했다는 덕담을 건네는 모습이 아직도 가슴에 짠하게 남아있다. 만 번이나 되는 흉부압박을 주문하신 건 그만큼 심폐소생술이 중요하기 때문이리라... 한 사람을 살리느냐와 직결되는 교육이기에 나중에 나도 교육생들에게 강조하면서 교육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12일까지의 ‘삼척해양레포츠센터’에서의 일정을 마친 후, 양양 ‘하슬라 리조트’로 이동해 다이빙 리더십과 오픈워터 해양실습을 진행했다. 다이빙 리더십은 후보생들이 돌아가며 강사와 스포츠 다이버 교육생(레스큐 다이버 교육생)역할을 맡아 했다. 강사 역할을 맡았을 때에는 이번 다이빙에서 어떤 즐거움을 줄지 주제를 정하고 바다 속에서 교육생들을 케어하며 그 주제를 실현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반면, 교육생의 역할을 맡았을 때에는 강사를 따라다니며 강사가 제공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조금은 편안하게 다이빙 할 수 있었다. 오픈워터 해양실습에서는 오션 다이버(오픈워터 다이버)역할을 하는 교육생들에게 네비게이션, DSMB 사용법, 조절된 부력인양법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IFC, OWIC 과정을 모두 마치고 이제 유일하게 남은 대망의 필기시험! 어찌 보면 강사과정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험이라 다들 긴장하고 시험에 임했다. 한 시간여의 시험에 다들 초집중 모드로 임한 후, 일정과 함께 시험이 끝나니 다들 과정 수료에 대한 기쁨 반, 그간의 교육들로 인한 피로 반으로 가득 찼다. 피곤한 몸을 눕히고, 이튿날 저녁에 삼겹살 파티를 하며 ITC과정 이수를 함께 축하했다.
ITC과정에 처음 참가했을 땐 8박 9일의 시간이 언제 지나갈지, 힘들다고 소문난 BSAC의 ITC과정을 내가 잘 마칠 수 있을지, 또 각종 평가와 시험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많은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매 과정에 차분히 임하다보니 9일의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 있었고 스스로도 다양한 것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밤 잠 이루지 못하며 동기들과 학과발표를 준비했던 것, 수영장에서의 교육 실습, 떨리던 마음으로 임하던 학과발표, ‘하슬라 리조트’에서의 해양실습 다이빙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다들 훌륭하게 강사과정을 마무리했지만 강사가 되더라도 이대로 끝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다이빙을 하며 익힌 것들과 이번 강사교육과정을 통해 배운 경험들을 잘 섞어 훌륭한 다이버를 키울 수 있도록 스스로 각고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강사로서 앞으로 어떤 다이빙 삶이 펼쳐질지, 어떤 2막이 기다리고 있을지 무궁무진한 기대를 꿈꾸며 글을 마친다.

글을 마치며 젊은 강사의 활동장려를 목적으로 무료로 강사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준 BSAC KOREA에 감사한다. 강사교육과정의 총 책임자로 일정을 진행해주신 박종섭 본부장님, 강사후보생들에게 양질의 강의를 해주시고 아낌없는 조언과 충고를 해주신 정상근 트레이너님, 권천중 트레이너님, 서동균 트레이너님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옆에서 묵묵히 도움을 주시던 이상호 강사님, 서울에서 내려와 호흡기에 대한 교육을 해주신 ‘다이브 자이언트’ 정인호 대표님께도 감사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먹고 자며 과정을 이수한 우리 동기들! 모두들 그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강사가 되어 다이버로서, 강사로서 탄탄대로의 길을 걷길 진심으로 바란다.

글 사진 /이근행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사회학과
BSAC Club Instru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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