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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줄돔의 사랑-임주백 박사의 물고기의 사랑

임주백 박사의 물고기의 사랑
청줄돔의 사랑

열여섯 번째 사랑구경의 대상은 청줄돔(Chaetodontoplus septentrionalis)입니다.

사진/ 이운철

청줄돔
청줄돔류는 영어 이름이 'Angel fish' 전 세계의 따뜻한 바다에 8속 83종이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존에 서식하는 담수 관상어에도 Angel fish가 있어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청줄돔은 바다에 사는 물고기입니다. 청줄돔류는 체형이 나비고기류와 비슷하지만 아가미 뚜껑에 단단한 가시가 있어 뚜렷하게 구분됩니다(나비고기류의 아가미 뚜껑에는 이런 가시가 없지요). 청줄돔의 경우 제주 바다에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산란행동이 보고된 바는 없으나, 체장 5㎝ 정도의 유어에서 20㎝ 정도의 성어까지 쉽게 볼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산란도 이루어 질 것으로 추측됩니다. 청줄돔류는 황갈색 몸통에 여러 줄의 푸른 색 줄이 있습니다.

청줄돔류는 체색이 암컷과 수컷이 달라 수중에서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암컷은 아가미 부분이 오렌지 색이 주이고, 작은 파란 점들이 있습니다. 반면에 수컷은 아가미 부분에 굵은 푸른 색 줄이 뚜렷하지요. 이렇게 암수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종류는 성전환을 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청줄돔은 자성선숙형의 성전환을 합니다. 청줄돔의 하렘에서 수컷을 제거하고 1주일이 지나면 가장 큰 암컷이 작은 암컷을 향해 구애행동의 하나인 rushing, circling을 하고 아가미 뚜껑의 파란 반점이 줄무늬로 바뀝니다. 현미경으로 생식소의 조직을 관찰한 바에 의하면, 2주일 만에 암컷의 난소가 수컷의 정소로 완전히 변하였습니다.

청줄돔 암컷 사진/ 이운철

청줄돔류에는 암컷에서 수컷으로 성전환을 하고, 세력권을 형성하는 것이 많습니다. 이들을 세력권 내에서의 위치, 체색, 행동을 잘 관찰하면 개체별로 차이가 있어서, 수중에서 각 개체의 구별이 가능합니다. 성전환하는 청줄돔류는 하렘을 형성하는데, 하렘은 수컷 1마리와 암컷 1 ~ 4마리로 구성됩니다. 하렘의 크기와 방어행동의 강도는 서식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청줄돔류의 서식지는 아주 다양하나, 용암절벽이나 보울더(boulder)를 선호합니다. 산호초에 대한 선호도는 아주 낮아서 coral reef fish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산호의 종류 중 Acropora coral이 밀생한 곳에는 드물거나 거의 없습니다. 터널이나 아치(arches)의 천정이나 벽에 있는 틈 또는 작은 구멍이 좋은 피난처(shelter)가 될 수 있어 서식지로 가장 좋아하여 서식밀도가 높습니다. 큰 보울더에는 서식밀도가 낮은데, 여기에 서식하는 청줄돔은 일부일처의 짝(pair)을 형성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상황에 따라 짝이 바뀌거나 갈라지는 불안정한 짝(unstable pair)입니다.
청줄돔 수컷  사진/ 최성순

성전환한 수컷은 서식지에서 하렘을 형성하고, 다른 수컷에 대해 자신의 세력권을 방어합니다. 세력권의 경계는 보통 보울더, 크레바스(crevice) 또는 용암탑 등인데 수중에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구애행동을 하는 도중에 다른 하렘의 수컷이 접근하면 세력권의 경계에서 ‘broadside posturing'을 합니다. 이는 자신의 머리를 접근하는 수컷의 꼬리로 향하게 하고, 자신의 체색이 분명하게 보이도록 지느러미를 활짝 펴는 행동입니다. 한 하렘에서 수컷과 가장 큰 암컷의 크기가 비슷하면 서로 우열을 가리는 'dominance competition'이라는 다툼을 연중 계속합니다. 이 때 암컷이 지속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면 그 암컷이 수컷으로 성전환합니다.

청줄돔의 유어

청줄돔류의 산란과정에서 6가지의 뚜렷한 행동패턴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는 rushing, circling, soaring, mutual soaring, nuzzling, spawning입니다. rushing은 수컷이 암컷을 향해 빠르게 유영하여 다가가는 행동이고, circling은 수컷이 암컷의 주위를 맴도는 것이지요. rushing과 circling은 보통 공격성향을 나타내는 행동인데, 하렘에서 수컷의 우위를 과시하고 암컷들을 지배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rushing과 circling의 횟수는 오후에 늘어나기 시작하여 해지기 2시간에서 30분 전에 최대가 됩니다. soaring은 수컷이 암컷의 위쪽 45˚ ~ 90˚에서 수컷의 체색이 잘 보이게 정지해있는 행동인데,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만으로 자신의 위치를 유지합니다. 이것이 실질적인 구애행동의 시작입니다. 대부분의 하렘에서 대략 해지기 30분 전에 soaring이 시작되어 해지기 10분 전까지 계속됩니다. mutual soaring은 수컷의 구애행동에 반응하여 암컷이 수컷의 앞이나 옆에서 soaring을 하는 것입니다. nuzzling은 mutual soaring 상태에서 수컷이 주둥이로 암컷의 항문 쪽을 자극하여 산란을 유도하는 행동입니다. nuzzling 후 암컷은 알을 낳고 수컷은 정액을 뿌려 수정시키는데 이것이 spawning입니다. spawning이후 암컷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고 수컷은 다른 암컷을 찾아가는 것으로 산란행동이 마무리됩니다. 
    
임주백
해양 생물학 박사
어류 행동 생태학 전공
(주)제주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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